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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장악의 수혜자"는 말에 대한 배현진의 생각

정치 입문 이유도 밝혔다.

ⓒ뉴스1

″죽은 물고기만이 강물을 따라 흘러간다. 어느 때는 욕을 먹더라도 버티고, 거슬러 가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적어도 그런 용기는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에 영입돼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을 맡은 배현진 전 MBC 앵커는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의 시인 베를로트 브레히트의 문장을 인용해 언론계를 떠나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마음가짐을 언급했다.

배 전 앵커는 2012년 5월 MBC 총파업 도중 노조를 탈퇴하고 ‘뉴스데스크’에 복귀한 이유에 대해 ”왜 동료에게 욕을 먹고 세상의 비판을 받는 길을 선택했냐고 하면, 초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초심이란 ”작은 도시 소시민의 딸로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아나운서가 돼 꿈을 이룬 것이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며 ”이 책무를 잘 지켜야 한다는 각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 언론장악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상징적 인물”이라며 그를 영입하고 언론장악 피해자 지원 특별위원을 맡겼다. 문재인 정부의 언론정책을 향한 공세의 선봉에 배 전 앵커를 세운다는 계산이다.

배 전 앵커는 이날 ‘그동안 걸어온 길이 국민의 뜻에 부합했냐’는 질문에 ”국민의 뜻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근거도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9일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이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경험에 비춰 볼 때 다수를 차지하는 (MBC) 노조가 특정이념에 편향돼 있다”며 ”선거 직전마다 파업하며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고 있다고 생각해 노조를 탈퇴했다”고 밝혔다.

이후 자신을 향해 ‘언론적폐‘, ‘언론장악의 수혜자‘라는 공격이 ‘본보기식’으로 시작됐다고 했다.

그 방식으로 ”배현진을 나쁜 사람으로 프레임 씌우고 배현진이 보도하는 뉴스는 ‘나쁜 뉴스‘, 배현진을 고용한 경영진은 ‘나쁜 경영진’ 이런 흐름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배 전 앵커는 ”억울한 점도 많았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사람으로서 개인적 이야기를 공론화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고,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 말을 하지 않아 오해가 생겼다”며 ”이제 앵커 신분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자세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뉴스1

배 전 앵커는 현재 한국 사회가 극단적으로 분열돼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언론사 내부부터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 정권에서 화합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피아를 확실히 구분하고 내 뜻과 맞지 않으면 다른 게 아니라 틀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MBC와 관련해선 ”제가 앵커로 활동하는 7년 동안 외압은 없었다”며 ”굉장히 자유롭고 독립적인 환경에서 뉴스를 해왔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거대 노조와 노조가 아닌 사람들 간에 소통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어 ”뉴스데스크 하차 후 구성된 MBC정상화위원회는 공교롭게 최대다수인 언론노조로만 구성돼 있다”며 ”이들이 ‘너희 보도는 무조건 틀렸다’는 전제 하에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MBC 내부 분위기가 문재인 정권의 언론정책과 한 흐름에 있다는 것이 배 전 앵커의 평가다.

배 전 앵커는 언론사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2년 파업 때 현재 여당 인사들이 파업현장에 와서 독려를 하는 것을 보고 반기를 들었다”며 ”언론독립은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이 언론사 사장 선임에 관여하는 등 개입은 없어야 한다”며 ”정치권 역할은 언론이 독립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주는 데 그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공부가 더 필요하다. 지금까지 제가 방송을 하면서, 또 투쟁 안에서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방안을 모색해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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