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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매번 틀린' TV 경제평론가 래리 커들로를 백악관 경제수장에 앉힌다

꽤 화려한 흑역사... ????

  • 허완
  • 입력 2018.03.15 12:18
  • 수정 2018.03.15 12:19
ⓒCNBC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경제사령탑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보수 경제평론가 래리 커들로를 내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계획을 저지하는 데 실패한 후 사임한 게리 콘의 후임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밤 그에게 공식적으로 NEC 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으며, 다음날 커들로가 이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대변인 새라 샌더스도 커들로 지명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일단 몇 가지 이력을 살펴보자. 커들로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백악관 예산국에 몸 담았다.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에서 7년 동안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한 뒤에는 경제전문 TV채널 CNBC에서 오랫동안 경제평론가로 활동해왔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뉴욕타임스(NYT)는 커들로 지명 사실을 전하며 이렇게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명한 사람, 라이브 텔레비전, 주식시장, 그리고 충성심을 좋아한다. 래리 커들로를 차기 NEC 위원장에 내정하는 데 있어 그는 그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인물이다.” 

ⓒBrendan McDermid / Reuters

 

″핀 스트라이프 수트와 형형색색의 타이를 즐기는” 커들로는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인물로 꼽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폭탄’ 부과 계획을 비판하는 칼럼도 썼다. 

다만 그는 지명 이후 NYT에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자유무역주의자로 여긴다”며 트럼프를 옹호했다. ”그는 관세 같은 장애물을 만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미국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  

동시에, 그는 도발적인 예언을 거침없이 내놓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예언이 늘 정확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음은 2007년 12월, 그가 썼던 칼럼 중 일부다.

″경기침체(recession)는 오고있지 않다. 비관주의자들은 틀렸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최소한으로 말해도 우리는 ‘골디락스 2.0’을 앞두고 있다. (최소한으로 따져도 그렇다.) 골디락스는 건재하다. 부시 붐(Bush boom)은 건재하다.”

미국 국립경제연구원 공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침체는 바로 그 때부터 시작돼 2009년 6월까지 이어졌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이듬해인 2008년 본격적으로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2008년 1월과 2월에도, 그는 경제위기 가능성을 일축하는 글을 썼다. 

″은행들은 대차대조표를 바로잡기 위해 중요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속도가 더디다고 불평할지 모르지만,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2008년 1월)

″나는 틀림없이 경제가 이번 여름쯤 회복될 거라고 본다. 더 빠를 수도 있다. ” (2008년 2월)

금융위기가 폭발적으로 번져나가던 2008년 4월, 그는 ”경기침체의 치유적 힘”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뒤늦게 ”경기침체는 자본주의의 한 부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의 슬럼프가 지난 11월부터 시작됐다면, 늦여름 안에는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해 가을, 세계 4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커들로 지명을 혹평했다.

 오케이, 커들로가 최고위 경제 고문이라는 거지. 최소한 그는 믿을 만 하다 - 그는 모든 것에 틀렸다는 점에서 믿을 만 하다. 우리 모두는 실수를 저지르지만, 커들로가 무언가를 말하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 것이다.

그는 또한 케인지언 경제학의 원수인 데다 수요를 중시하는 모든 경제학의 원수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영향에 대한 케인지언의 예측이 옳았음이 지난 10년 동안 압도적으로 확인됐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좋은 조언을 해줄 인물을 찾는 게 아니라, 자신이 무슨 일을 하든 이를 칭송해 줄 아첨꾼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건 커들로가 확실히 제공할 수 있다.  

ⓒBRYAN R. SMITH via Getty Images

레이건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그의 직속상사로 일했던 데이비드 스톡만 전 백악관 예산국장은 커들로 지명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CNBC에 커들로가 ”완전히 잘못된 목소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이성적” 경제 정책을 제어할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월스트리트 치어리더”인 커들로는 그런 일을 할 역량이 없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외교·경제정책 컨설팅기업 로스코프 그룹의 CEO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오직 TV 렌즈로 모든 사안을 바라보는 대통령 만이 래리 커들로가 NEC 위원장에 적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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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백악관 #관세폭탄 #래리 커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