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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스파이 독살 의혹'으로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다

'독살 시도 배후가 러시아일 가능성이 높다'

  • 허완
  • 입력 2018.03.15 09:28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4일(현지시간) 간첩활동을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영국 정부가 꺼내든 첫 징벌적 조치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의회에서 메이 총리는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들과의 회담 중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영국 방문 계획 취소 등 다른 조치들도 밝혔다. 

메이 총리는 올해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영국 왕실 인사들과 정부 고위 관리들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영국 내 영국 내 해외 요원들에 의한 향후 공격을 예방하기 위한 새 법률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Handout . / Reuters

 

메이 총리는 최근 남부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에 대한 암살 시도 배후가 러시아일 가능성이 높다는 영국 정부의 결론을 재차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반응은 ”사태의 엄중성에 대한 완전한 무시”였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12일 메이 총리는 의회에서 러시아 정부가 13일 자정까지 신뢰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이를 영국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불법적 무력 사용’으로 결론짓고 ”전 범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메이 총리는 ”그들(러시아 정부)은 신뢰할만한 설명 없이, 유럽에서 군용 신경작용제를 사용한 일을 빈정거림, 경멸, 무시의 태도로 다루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두 사람을 공격하는 데에 ‘노비촉’(Novichok)으로 알려진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ADRIAN DENNIS via Getty Images

 

메이 총리는 러시아 외교관 추방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다만 그들에 대해 ”미신고 정보 요원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교관 추방 규모는 첩보활동 한 소련 외교관 100여명이 추방됐던 1971년 이후 최대라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추가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조치 발표에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부터 지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의 조치에 대해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번 적대적 행위를 완전히 용납할 수 없고, 또 이것이 정당성이 없으며, 단시안적인 것이라고 여긴다. 러시아-영국 관계 악화에 따른 책임은 현재 영국 정치 리더십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영국 외교부는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과 관련한 수사 상황을 유엔안보리 회원국들에 알려주기 위한 유엔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으며 이날 회의가 열린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스크리팔 부녀의 암살 시도 배후가 러시아일 가능성이 크다는 영국의 비난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이것은 국제사회를 오도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영국 남부 솔즈베리에서는 과거 러시아 스파이로 활동했던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아(33)가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두 사람은 신경작용제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위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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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영국 #테레사 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