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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퀘벡 의사들, “이미 많이 벌고 있다” 자진 연봉 삭감 청원

퀘벡 주 레지던트·의대생·의사 740여명이 급여 인상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

ⓒmatt_benoit via Getty Images

캐나다 퀘벡주에서 의사 수백명이 “이미 돈을 많이 벌고 있다”며 월급 인상에 항의하는 낯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함께 환자를 돌보면서도 정당한 대우를 못하는 간호사와 사무직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다.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7일 이 지역 레지던트와 의대생, 의사 740여명이 급여 인상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퀘벡 지역 의사들과 공중보건 단체 ‘제도를 위한 퀘벡 의료인’은 지난달 25일 이런 내용의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는 “우리 퀘벡 의사들은 강력한 공공 시스템을 믿고 있다”면서 “이에 반하는 의료연합의 임금 인상 협상안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의사들은 간호사와 병원 사무직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여 있는데도 의사의 임금만 오르는 현실을 양심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몇년간 간호사와 사무직의 급격한 임금 삭감 때문에 환자들이 필수적 서비스마저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퀘벡 간호사노동조합은 간호사 한 명이 돌볼 수 있는 환자 수를 제한하는 법률 마련 등을 요구하면서 간호사 부족 대책을 내놓으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간호사노조는 업무 과다 상태에 빠지는 간호사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더 나은 고용 조건을 위해 이미 수차례 연좌농성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간호사 에밀리 리처드는 “지난 밤 나는 내가 맡은 층에 있는 환자 70명을 돌봐야 하는 유일한 간호사였다. 스트레스가 너무 커 경련이 일었고 불면증도 생겼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5만5천번 이상 공유됐다.

퀘벡 전문의료인연합회는 지난달 전문의 1만명의 임금을 2023년까지 매년 1.4%씩 올리기로 주정부와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재 47억 캐나다달러(약 3조8974억원)인 관련 예산이 2023년에는 54억 캐나다달러(4조4779억원)로 올라간다.

‘시비시(CBC)’ 방송은 퀘벡 의사들의 평균 연봉은 40만3537 캐나다달러(3억3463만원)로 온타리오주(36만7154 캐나다달러)보다 약 10% 많다고 전했다.

‘제도를 위한 퀘벡 의료인(Médecins Québécois Pour le Régime·MQRP)’은 “보건 예산 삭감으로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우리 연봉뿐”이라며 “우리는 의료 시스템 자원의 재분배를 통해 시민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노동자를 밀어내지 않으며, 환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어권인 캐나다 퀘벡은 협동조합과 시민단체 활동이 왕성하고 사회적경제 구현의 모범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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