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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북한 김정은을 직접 만날 수도 있다'는 농담을 했다

실패한 농담...

  • 허완
  • 입력 2018.03.05 10:47
  • 수정 2018.03.05 11:25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는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진지하게 이런 말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발언이 나온 장소는 워싱턴DC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그리다이언 클럽(Gridiron Club)’ 연례 만찬장이었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 시절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로 농담을 하곤 했던 그 자리다.  

이 만찬에는 일종의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정당을 불문하고 연설에 나서는 정치인들은 자기비하 섞인 농담을 해야 한다는 것. 자기비하 농담이 아니면 정말 진지하게 청중들을 웃겨야 한다.

이 자리에 초대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모두 그 전통을 따랐다. 3일 밤 이 자리에 참석한 트럼프도 마찬가지였다. (로이터는 ”보통 대통령들이 이 행사에서 유머러스한 연설을 할 뿐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트럼프가 이날 북한과 김정은에 대해 했던 말을 조금 더 들어보자.

″이제 우리는 대화를 하고 있는데, 그나저나 그들은 며칠 전에 전화를 걸어왔다. ‘우리는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도 하고 싶지만 당신들이 비핵화(denuke) 해야 한다, 비핵화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 

″우리는 만날 것이고 뭐든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다.”

″미친 사람을 다루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서라면, 그건 그가 처리할 문제이지 내 문제가 아니다.” (미친 사람은 김정은이 아니라 나야 나 나야 나. ㅎ)

ⓒDrew Angerer via Getty Images

 

트럼프가 행사의 전통에 따라 자기비하를 섞은 농담을 시도하긴 했지만, 이 시도가 썩 성공적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농담을 한 것인지 아니면 미국-북한 공식 대화가 임박했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슬레이트는 트럼프의 이 농담이 ”너무 난해해서 사람들은 트럼프가 뭔가 중요한 정책을 발표하는 건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농담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힘든 순간, 그 농담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만약 트럼프의 농담처럼 북미 대화가 성사된다면, 그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최초의 공식 대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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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널드 트럼프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