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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남북대화 지지 감사" 이방카 "최대의 압박 재확인"

ⓒPOOL New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큰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미국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23일 입국해 3박4일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정부는 정상급에 준하는 파격예우로 이방카 보좌관을 맞았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오후 4시께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했다. 우리 쪽에서는 차관보급인 이욱헌 외교부 의전장과 조구래 북미국장 등이 공항에서 영접했다. 통상 의전장은 외국 국가원수나, 행정수반을 맡는 총리 등 외국 정상이 공식 방한할 때 공항 영접에 나선다. 정부는 이방카 일행에 대해 별도의 수행 의전관을 붙였다. 경호는 평창 올림픽에 참석한 정상급 인사에 준해 청와대 경호처가 총괄한다. 다만 근접경호는 미국 쪽 경호원과 함께 하기로 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입국장에서 “한국 국민과 함께 우리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공약(commitment)을 재확인하기 위해 2018년 평창올림픽에 참여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며 “이곳에 와서 기쁘고 멋진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약’이란 한-미 동맹에 기반한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방카 보좌관은 서울 정동의 주한 미대사관 대사관저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식 환영만찬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이방카 일행의 만찬장소를 상춘재로 정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상춘재로 초청받은 외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유일하다. 이방카 보좌관을 사실상의 정상급으로 예우하는 파격적인 배려인 셈이다.

이방카 보좌관은 7시30분 청와대에 도착해 35분 동안 본관 백악실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했다. 애초 접견시간은 2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15분 길어졌다. 접견 뒤 문 대통령과 이방카 고문은 함께 청와대 정원 녹지원에서 상춘재 입구까지 150여m를 함께 환담하며 걸었다. 애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상춘재 입구까지 이방카 보좌관을 영접할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으로 변경됐다고 한다. 김정숙 여사는 상춘재 입구에 미리 나와 있다가 이방카 보좌관을 맞았다. 김 여사는 이방카 보좌관에게 “오신다고 해서 마음이 너무 기다려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초청 공식만찬은 저녁 8시20분께부터 1시간30여분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만찬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간의 활발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것이 우리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나가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남북대화를 강력히 지지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최대의 압박 전략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하러 오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참모들이 배석했다. 미국 쪽에서는 이방카 보좌관을 포함해 상원 외교위 소속인 제임스 리시 공화당 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담당 보좌관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에게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거듭 설득하면서 양국 간 통상분야의 갈등도 슬기롭게 헤쳐나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차림은 채식 위주의 한식이었다. 이방카 보좌관은 전통적인 유대인의 ‘코셔’ 식단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셔 식사법에선 돼지고기나 갑각류, 비늘이 없는 생선류는 재료로 쓰지 않는다. 주요리로는 국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를 양념장에 재워 참숯불에 구운 두부구이와 비빔밥, 콩나물국 등이 올랐다. 만찬주로는 한·미 화합을 상징해 충북 영동산 백포도주 ‘여포의 꿈’과 미국의 대표적인 와인산지 내파밸리산 적포도주가 함께 나왔다. 만찬 뒤에는 짧은 하우스 콘서트도 열렸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소속 해금 연주자 안수련씨와 가야금 연주자 문양숙씨가 가야금과 해금의 협연으로 ‘클레멘타인’, ‘매기의 추억’, ‘금발의 제니’ 등 3곡을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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