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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네스 메모'로 특검을 흔들어보려는 트럼프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다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계속될 것이다

  • 허완
  • 입력 2018.02.05 11:10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미국 수사당국이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를 부적절하게 감청했다는 내용이 담긴 ‘누네스 메모’가 논란 끝에 공개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곧바로 반응을 내놨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 공모 의혹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론, 공화당 일부 의원들도 이번에 공개된 메모 때문에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 메모의 ‘파괴력’이 예상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오전 ”이 메모로 수사에서 ‘트럼프’의 무죄는 완전히 입증됐다”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나 러시아 마녀사냥은 계속되고 있다. 공모도 없었고, 사법방해도 없었다. 이건 미국의 수치다!” 

하원 정보위원장 데빈 누네스(공화당)의 측근이 작성한 ‘누네스 메모‘에는 FBI와 국무부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당국이 트럼프 캠프에 몸 담았던 카퍼 페이지에 대한 감청영장을 발부받는 과정에서 악명높은 ‘트럼프 X파일’ 작성자인 크리스토퍼 스틸 전 MI-6 요원의 자료를 일부 활용했다는 것.

스틸은 대선 기간 당시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 의해 고용되기도 했다. 트럼프 측에 해를 입힐 목적으로 수집된 자료(‘스틸 보고서‘)가 영창 발부 과정에 일부 사용됐고, 이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증거라는 게 이 메모의 주장이다.  

ⓒERIC BARADAT via Getty Images

 그러나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누네스 메모’와는 상관 없이 수사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레이 고디(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 메모가 러시아 수사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편향성 논란이 제기된 ‘스틸 보고서’는 현재 진행중인 수사와 별다른 상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보고서는 트럼프 타워 회동과 어떤 관련도 없다. 이 보고서는 캠브리지애널리티카가 보낸 이메일과 어떤 관련도 없다. 이 보고서는 조지 파파도풀로스의 영국 회동과 어떤 관련도 없다. (...) 따라서 그 보고서가 없더라도 러시아 수사는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고디 의원은 트럼프의 장남이 힐러리 클린턴에게 ‘해를 입힐 정보‘를 약속 받고 트럼프 타워에서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사건, 트럼프 캠프가 클린턴의 약점을 잡기 위해 캠브리지애널리티카를 통해 위키리크스에 접근한 일, 트럼프 캠프 외교 고문으로 일했던 파파도풀로스가 러시아 스파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런던 교수’를 만난 사건을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윌 허드(공화당, 텍사스) 하원의원은 ABC ‘디스위크‘에 나와 ”법무부와 FBI는 그들의 임무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래드 웬스트럽(공화당, 오하이오) 하원의원은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 인터뷰에서 ‘누네스 메모’와 러시아 수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크리스 스튜어트(공화당, 유타) 하원의원은 ‘폭스뉴스 선데이’에 ”(누네스 메모가) 뮬러 특검의 러시아 수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누구든 특검이 수사를 끝내지 말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잘못된 일이 될 것이다.”

앞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공화당)도 이 메모가 ”사법체계와 FBI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짧은 메모를 ‘러시아 수사 흔들기’에 활용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의견을 밝힌 것이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누네스 메모’의 파괴력이 예상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공개된 메모에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을 해임하는 데 활용할 마땅한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젠스타인은 특검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러시아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그의 해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 (그 자체의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된) 4페이지짜리 메모로 덮을래야 덮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특검은 지금가지 트럼프의 측근 네 명을 기소했다. 수사에 협조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특검은 곧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조사할 계획이다. 

특검이 이미 밝혀냈고, 앞으로 더 밝혀내야 할 내용들은 꽤 많다. 수사의 신뢰도에 흠집을 내려는 트럼프의 시도가 수사 결과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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