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프라이드하우스 평창이 아시아 최초로 설치됐다

ⓒ윤인경

프라이드하우스가 아시아 지역에선 최초로 평창에 설치됐다.

12일 프라이드하우스 평창은 강릉 캐나다 올림픽하우스 2층에 설치된 프라이드하우스에서 오프닝리셉션을 열고 성소수자들을 위한 공간이 생겼음을 알렸다. 리셉션장 한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에선 이날 금메달을 딴 에릭 레드포드이 속한 팀의 경기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에릭 레드포드는 커밍아웃한 게이선수 중에서 최초로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다.

ⓒ윤인경

캐나다 올림픽 위원회의 CEO이자 사무총장인 크리스 오버홀트는 ”소치올림픽 때 러시아에서 벌어지던 상황들이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선수들의 희망과 꿈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LGBTQ 인권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참여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캐나다 올림픽 위원회 CEO는 또 ”(LGBTQ 인권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 참여 가능 국가 중 70여개 이상의 나라에서 아직도 성수소자라는 정체성 자체가 불법인 상황”이라며 ”세계인으로서 우리 모두가 더 적극적으로 LGBTQ 선수들과 그들의 공동체에 대해서 더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리셉션을 찾은 최여미 한국체대 강사는 ”프라이드 하우스가 열린다는 기사를
보고 어떤 분위기일까 하고 보러 왔다”며 ”프라이드 하우스의 공간이 폐쇄적으로 닫혀 있는데 메인 이벤트로 기능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고 아쉬움을 드 러내기도 했다. 프라이드하우스 개최와 관련해 바라는 점을 묻자 최 강사는 ”스포츠 인문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볼 때 학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며 ”특히 한국에서는 스포츠나 섹슈얼리티 이슈에서 연구성과가 전무하다시피 하니까 이런 행사들을 통해서 학문적으로도 발전이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인경

2년 동안 한국에 프라이드하우스 개최를 위해 준비해온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의 캔디 활동가는 ”하우스라는 단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집이라는 커다란 공간을 상상하시지만, 프라이드하우스 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으리으리한 집을 짓고 성소수자들을 집 안에서 환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나라의 상황에 맞춰서 그 나라에서 스포츠·성소수자 인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캔디 활동가는 ”문제제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소수자 선수가 출전하는) 피겨 스케이팅 경기를 차별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관람하고 즐기는 파티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평창 프라이드하우스 운동과 관련해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프라이드하우스를 향한 반대 의견보다도) 프라이드하우스의 운동 자체가 가시화가 안됐다”고 답했다. 캔디 활동가는 한국에서의 프라이드하우스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도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북미권에서는 성소수자 선수들을 환대하고 그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게 큰 목표였다면, 한국에서는 성소수자 선수들이 있다는 걸 알리는 걸 큰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방향을 고민하고 만들어내는 데 시간이 걸렸다.”

ⓒ윤인경

프라이드하우스 평창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인 2월 9일부터 3월 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프라이드하우스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소수자 스포츠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한편, 올림픽 헌장과 평창 조직위 윤리헌장에 따라 성소수자에게 차피별이 없는 올림픽을 위한 감시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 캐나다올림픽위원회와 프라이드하우스 인터네셔널의 지원을 받아 프라이드하우스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회, 스포츠 관계자 및 성적소수자 활동가 등과 함께 하는 오프닝 리셉션, 스포츠 안에서의 호모포비아와 관련된 라이브스트리밍등의 행사를 강릉 캐나다 올림픽하우스에서 진행한다. 서울에서는 커밍아웃한 선수들의 경기를 함께 관람하고 응원하는 뷰잉파티(viewing party)를 진행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