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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호사 투신 배경에 '태움'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볶다 못해 영혼까지 태울 정도로 괴롭힌다는 의미다.

  • 김원철
  • 입력 2018.02.19 10:36
  • 수정 2018.02.19 10:38
ⓒPablo_K via Getty Images

서울 한 대형병원 간호사 박모(27)씨가 설 연휴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40분께 송파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서울신문’과 한 통화에서 “여자친구는 ‘태움’이라 불리는 괴롭힘을 당했다고 얘기했다. 계속 출근하기 무섭고 힘들다고 호소했다”면서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성적도 우수했기 때문에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태움문화란 들들 볶다 못해 영혼까지 태울 정도로 괴롭힌다는 의미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A씨는 간호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글을 올려 “제 여자친구의 죽음이 그저 개인적인 이유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라며 “간호부 윗선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태움’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적었다. 이어 "저와의 대화에서도 ‘출근하기가 무섭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지?’라고 했다”라며 “(여자친구는) 선배에게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과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하루에 잠을 세시간씩 자며 공부했고, 몸무게도 5㎏이 넘게 빠졌다”고도 했다. A씨는 또 박씨가 숨지기 전날 자신에게 메시지로 “나 큰 일 났어, 무서워 어떡해”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송파경찰서는 박씨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메모와 메시지 등을 확보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유가족과 남자친구를 상대로 1차 조사를 완료했고, 병원 관계자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박씨는 지난해 9월에 입사해 해당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신입 간호사였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박씨 주변 관련자들을 조사한 결과 괴롭힘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라며 ”박 간호사가 지난 13일 저녁근무 중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배액관이 망가진 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다음날 저녁 수간호사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상황이라 당연히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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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움 #간호사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