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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가 수백년 생을 마감하는 곳, 다이아몬드 비치에 가다

  • 우쓰라
  • 입력 2018.02.02 22:41
  • 수정 2018.02.02 22:56
ⓒhuffpost
ⓒ우쓰라

 빙하는 겨울철에 내린 눈이 여름철에 녹는 양보다 많으면 눈이 미처 녹기 전에 그 위에 눈이 쌓이고 쌓여서 생성됩니다. 요즘은 지구 온난화가 심해져 빙하가 새로 생성되는 속도보다 녹는 속도가 더 빨라 지구적 문제가 되고 있지요. 빙하는 이렇게 추워야 하기 때문에 추운 극지방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신비한 자연현상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북극이나 남극까지 가지 않아도 아주 높은 산이나 위도가 높은 지역에 가면 빙하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많은데 이번에 제가 간 아이슬란드가 대표적입니다. 그린란드처럼 큰 대륙빙하는 아니지만 빙모(氷帽)라고 부르는 제법 큰 빙하지역이 아이슬란드에는 형성되어 있고 그 가장 큰 빙하지역을 ‘바트나요쿨(Vatnajökull)’이라고 부릅니다.

빙하는 위에 쌓이는 눈의 무게 때문에 중력 방향으로 이동을 하지요. 아이슬란드는 섬이기 때문에 그렇게 1년에 몇 미터씩 이동한 빙하들은 결국 바다로 향하게 되고, 바다에서 빙하로서의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아이슬란드 남동부 바트나요쿨 지역의 빙하호수인 요쿨살론(Jökulsárlón)까지 떠밀려온 빙하들은 큰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 홍수가 나면 다시 바다로 밀려나가게 됩니다. 영겁의 세월을 그렇게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 현장인 이곳을 아이슬란드에 가면 꼭 가봐야 할 텐데요.

빙하가 호수에서 바다로 나갈 때 운 좋은 녀석들은 파도에 밀려 해안가에 잠시 머물러 있기도 합니다. 빙하의 생명연장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요. 온갖 모양의, 또 다양한 크기의 빙하 조각들이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검은 해안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은 지구 같지 않은, 참 신비한 광경입니다. 그렇게 해변에 있는 빙하들이 보석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워 이 해변을 ‘다이아몬드 비치’라고 부르는데 세상 어느 해변보다 아름다운 곳이지요.

수백년을 살아왔을 빙하가 죽기 전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 그 처연하지만 그렇기에 더 매혹적인 빙하 조각들의 모습은 생성과 소멸에 대한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에 충분하고, 또 사람을 홀리게도 만듭니다. 저 같은 사진쟁이들은 또 다이아몬드 같은 빙하 조각의 모습을 파도와 함께 장노출로 촬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번 1월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이 다이아몬드 비치와 요쿨살론에 오롯이 3일을 투자하였는데요. 제가 도착하기 5일 전 홍수가 나서 요쿨살론(호수)의 빙하들이 많이 바다로 밀려나오는 바람에 해변에는 수북하게 빙하가 쌓여 있었습니다. 덕분에 지난 10월보다 훨씬 더 다양한 모습의 빙하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에 이곳을 찾게 되면 그때 만난, 그리고 이렇게 사진으로 담은 빙하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또 다른 빙하들이 해변에 밀려와 있겠지요. 그렇게 영원하지 않기에 더 가치있는 아이슬란드의 보석 같은 빙하들. 이번 여행에서 담은 빙하들의 마지막 찬란한 모습을 소개해 봅니다 :)  

 이 글과 사진은 필자의 블로그에서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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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아이슬란드 #빙하 #다이아몬드 비치 #바트나요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