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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시 적정 양육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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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민호(변호사 / 법무법인 바로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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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년 9월 30일 새벽 제주시의 한적한 주택가. 30대 중반의 K씨가 목과 어깨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K씨는 이웃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후송됐고,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습니다. 경찰 수사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를 찌른 범인은 K씨의 아내 A씨였던 것. 부부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K씨와 A씨는 2000년 결혼했습니다. 아들도 둘이나 낳았습니다. 부부관계는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K씨는 의처증이 있었습니다. 둘은 2003년 이혼했습니다. 부부는 이혼 후에도 동거와 별거를 반복했고, 사건 발생 일주일 전에는 다시 별거한 상태였습니다. 비극의 씨앗은 양육비 문제에서 싹텄습니다. 별거기간 중, A씨는 남편이 아들의 양육비를 충분히 주지 않으면서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왔고, 이로 인해 남편에게 깊은 증오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A씨는 K씨와 술을 마시면서 양육비 지급을 요구했으나, 남편은 당장 줄 돈이 없다며 매몰차게 거절했습니다. 분노를 삭이지 못한 A씨. 부엌에서 과도를 들고 나와 잠든 K씨에게 휘둘렀습니다.

2. 통상 이혼을 하게 되면, 양육비 문제는 당사자들 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됩니다. 아이를 직접 키우는 양육자는 조금이라도 양육비를 더 받으려고 합니다. 비양육자는 처음엔 얼마든지 줄 수 있는 태도를 보이다가도, 몇 개월 지나면 돈이 없다는 핑계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양육자가 재혼을 하거나 직장 등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양육비를 끊는 사례도 비일비재합니다. 혼자서 아이 키우는 것도 힘든데, 양육비까지 못 받게 되면, 양육자가 느끼는 상실감과 배신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적정 양육비는 얼마일까요?

3. 먼저 이 표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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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는 서울가정법원이 2014년 새롭게 개정한 양육비 기준표입니다. 협의 이혼이 아닌 재판상 이혼의 경우, 법원은 위 표를 기준으로 양육비를 산정합니다. 예를 들어 부부합산 월소득이 450만원이고 초등학교 1학년(8세)아이가 있다면 양육비는 98만원에서 113만원 사이로 책정되는 것이지요. 아이가 둘이 있다면 양육비는 늘어나겠지만, 두 배로 뛰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은 세전소득이 기준이고, 연금이나 부동산 임대수익 급여소득 등 모든 순소득을 말합니다. 이외에도 거주지 교육비 치료비 등을 고려해 양육비를 가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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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후일담. A씨는 결국 살인미수죄로 공소제기 돼 형사재판을 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A씨를 풀어줬습니다. K씨가 처벌을 원치 않았고, A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데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감안했습니다. 무엇보다 A씨가 아이 둘을 키우고 있던 점을 고려했습니다. 양육비로 인한 범죄였지만 양육문제로 선처를 받은 것입니다. 어느 판사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나쁘고 추한 사람은 없습니다. 나쁘고 추한 상황만 있을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