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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먹으면서 살을 빼고 있는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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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방의 누명>이라는 다큐멘터리가 공중파를 타면서 지금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이 장안의 화제라고 합니다. 많은 전문가와 의사들이 나와서 이 식단의 장점을 강조했으며 실제로 이 식단으로 살을 성공적으로 빼고 건강을 회복한 사례들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각종 인터넷사이트에 실제로 성공한 경험담들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오래 전부터 동물성지방 그 자체가 해롭다는 보는 기존의 지식에 큰 오류가 있다고 주장해 왔던 연구자 중 한 사람으로서 내심 그 방송이 반갑기도 했습니다만 사실은 우려가 더 컸습니다. 저의 관점에서 볼 때 그 방송에서 다룬 내용은 단지 절반의 진실일 뿐이거든요.


놓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현재 동물성식품의 지방 안에는 20세기 들어서 인간들이 만들어서 사용했던 수많은 화학물질들이 축적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방송에서는 식단을 단지 탄수화물과 지방, 그리고 그로 인한 우리 인체 호르몬의 반응이라는 관점에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놓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현재 동물성식품의 지방 안에는 20세기 들어서 인간들이 만들어서 사용했던 수많은 화학물질들 중 특히 인체로 들어가면 배출이 잘 되지 않으면서 세포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많은 지용성 화학물질들이 축적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 개개 화학물질의 농도는 엄청나게 낮습니다. 소위 허용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농도죠. 그러나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매우 낮은 농도에서 환경호르몬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장기간 노출될 때면 우리 인체의 에너지 공급원인 미토콘드리아를 서서히 병들게도 만듭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제대로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우리 몸 여기 저기서 다양한 질병들이 발생하게 되구요.

이러한 저농도 화학물질 복합체의 문제는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에요.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하죠. 따라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이 당장은 오로지 장점밖에 없어 보이나 어느 시점부터 서서히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시작할 겁니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혹 방송에 나온 몇몇 장기간 식단을 유지해온 건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반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방송에 나온 몇몇 사례들만을 가지고 본인도 그 안에 속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주의죠. 화학물질의 배출능력은 사람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개인차도 클수밖에 없습니다.


화학물질들 뇌로 가서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 바로 치매라는 모든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집니다.


<지방의 누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후 거의 대부분 참여자들의 각종 혈중 지질치가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사실 학계에 공식적으로 보고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의 부작용 중 하나가 고지혈증이예요. 그리고 진짜 문제는 고지혈증 같은 사소한 부작용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서 지방 조직 내에 비교적 안정하게 축적되어 있던 화학물질들이 혈중으로 서서히 흘러나오게 되고 이러한 화학물질들을 처리하는 속도가 흘러나오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그 틈을 타고 이 놈들은 다른 주요한 장기로 이동을 하게 되는데요, 이 놈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기 중 하나가 바로 우리의 사고와 감정을 지배하는 뇌입니다. 뇌를 구성하는 신경은 아주 지방함량이 높은 조직이기 때문이죠. 특히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화학물질들 중에는 이러한 신경조직에 영향을 끼치는 종류들이 많은데요, 뇌로 가서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 바로 치매라는 모든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집니다.

뿐만 아니에요.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은 식이섬유가 부족해지기 매우 쉬운 식단입니다. 식이섬유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수많은 화학물질들의 체외 배출을 도와주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통곡물안의 식이섬유가 그런데요 자세한 이유는 제가 그 전에 올린 "현미가 사람을 서서히 죽이는 독약이라고?" 란 글을 참고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즉 화학물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은 화학물질의 노출양은 늘이고 배출은 줄이는 매우 위험한 식단입니다. 다만 그 문제가 나타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그 문제의 원인을 놓치고 있을 뿐이죠.

자 그럼, 장기간은 그렇다 치고 비록 단기간이라 하더라도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은 무슨 이유로 그렇게나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그 프로그램에서는 렙틴,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과 관련지어서 설명을 합니다. 탄수화물이 없으면 우리 몸이 지방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체내 지방이 줄어들고 살이 빠지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을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이것만으로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이 보인 다양한 긍정적인 반응들을 다 설명하기는 힘들 거예요. 이 식단은 20세기 초부터 간질환자들의 치료에 사용하는 식단처방 중 하나이기도 하고 몇몇 질병치료에 실제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을 보면서 아~ 이것도 바로 "호메시스"구나 싶었어요. 호메시스란 대략적으로 의미만 전달하자면 외부에서 "적절한 양"의 스트레스가 주어질 때 생명체가 보여주는 힘 같은 것을 의미하는데요, 호메시스를 야기하는 가장 잘 알려진 외부의 스트레스 중 하나가 바로 칼로리제한, 특히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탄수화물이 없는 상태에서 지방을 원료로 사용하면 케톤체라는 물질들이 생성되는데요, 이 케톤체 역시 호메시스를 야기하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거든요.

전통적인 건강한 식습관인 소식을 비롯하여 다이어트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소문 나면서 유행처럼 지나가거나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식단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미채식, 간헐적 단식, 일일일식, 밥따로 물따로, 그리고 지금의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까지... 그런데 이러한 식단들을 단순히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라는 영양소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자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아요. 완전히 상반된 식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호메시스의 관점에서 보면 다 이해가 가는 식단들입니다. 모두 다 궁극적으로 우리 몸에 "적절한 양"의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거든요.

이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는가?는 개인의 취향, 환경, 건강 상태에 따라서 결정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일상 속에서 유지할 수 있는 식단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점뿐입니다. 그러나 유지 가능하다 하더라도 최소한 제가 보기에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할 식단이라고 판단됩니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뜨면 외출도 하지 않고 집에 있는 모든 물건들에 환경호르몬이나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유해화학물질 성분이 들어 있는가를 일일이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 건강해지기 위하여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을 선택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넌센스에 가깝습니다.


나이가 들면 인체에서 배출되기 힘든 화학물질들로 인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결론적으로 살 빼기가 절체절명의 과제인 사람들,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 선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식단은 가능한 한 젊을 때 해야지 나이가 들어 가면 인체에서 배출되기 힘든 화학물질들로 인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사실 노인이 되면 아예 살빼기에는 신경을 끄시는 편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될 겁니다. 자세한 이유는 그 전에 올린 "살빼기, 늘 누구에게나 좋은 것일까"란 글을 참고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방송에 대하여 제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단순히 동물성지방은 해롭지 않다라는 결론만을 대중들의 뇌리 속에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구석기 시대 원시인들이 먹던 원래 동물성 식품은 건강에 좋은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의 동물성 식품은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음식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단기간이라 하더라도 <고지방>은 철저한 <저탄수화물>과 함께할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고 <대충 탄수화물>을 해버리면 제가 앞서 이야기 드렸던 화학물질로 인한 부작용들이 더 신속히 나타나기 시작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