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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에게 : 제2의 한국전쟁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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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ald trump

이번에는 한국에서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할 때마다 긴장이 고조된다. 충돌이 벌어질 경우 쉽게 끝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수십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고도 산업화된 남한이 파괴될 경우 그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전쟁이었던 세계 2차 대전 직후에 일어났던 한국 전쟁은 미국에서 순식간에 잊혀졌다. 세계 2차 대전에서는 어둠의 세력에 대해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지만, 한국 전쟁은 휴전으로 끝났다. 북한은 살아남았고, 중국이라는 새로운, 더 큰 적도 등장했다.

그러나 참전국, 참전자들은 한국 전쟁의 대가를 잊지 않았다. 미국은 14만명 정도를 잃었다. 남한은 병사 1백만명 가까이가 죽거나 다쳤다. 북한에서는 50만명 가량이 죽었다. 중국군 1백만명 정도가 죽었다.

민간인들의 피해는 계산하기 힘들다. 사망자는 3백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도 수백만명 발생했다. 한반도 전체가 쑥대밭이 되었으며,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파괴가 일어났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길 원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해안으로 '함대'를 보낸다는 이야기를 했다. 니키 헤일리 UN 대사는 미국은 '우리의 상당한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군사적] 선택지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공격을 고려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이 만들고 후에 애쉬튼 카터 국방차관도 내놓았던 군사 공격 방안을 사용할 뻔했다. (고 김영삼 대통령은 자신이 반대해서 전쟁을 막았다고 주장했지만 클린턴은 부인한다.)

kim jong un

여러 해 동안 온갖 전문가들, 국회의원들 등이 전쟁을 주장해왔다. 북한이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미국에 핵을 쏘고 전세계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미친 인간(crazy nut )이 공격을 받자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사려깊고 합리적인 정치인이 되어, 통제불능의 상황을 만들 행동을 하지 않을 거라고?

김정은이 아주 합리적이라 해도, 일단 어떤 종류의 공격이든 시작되기만 하면 북한은 그것을 미국의 북한 정권 교체 시도의 시작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이전에는 그레나다, 아이티, 파나마에서 일어났다. 이란에서도 비슷한 기미가 일고 있다. 게다가 이승만과 전두환 등 남한의 전 대통령들은 북한을 공격하고 싶어했다. 박정희는 능력이 있었다면 했을 것이다. 1960년대에 박정희는 핵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나 미국이 취소시켰다.

북한군은 병력은 많지만 장비는 노후되었다. 연합군이 북한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북한은 장갑차와 보병대를 다량 보유하고 있고, 상당한 규모의 특전대도 있다. DMZ 아래의 땅굴로 침투하고, 참호 속의 대포와 스커드 미사일로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 DMZ에서 불과 50km 떨어진 서울에 대규모 피해가 일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은 남한의 정치, 상업, 문화의 중심인 메트로폴리탄 지역이며, 남한 인구 5천만명의 거의 절반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민간인 사망자만도 수십만명 발생할 수 있고, 수백만이 피난 가는 사태도 생길 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그에 맞먹는 막대한 피해가 생길 것이다.

이상하게도 미국에서는 피해가 한국에만 국한될 경우 별로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지독한 인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 캐롤라이나-공화당)은 NBC에 출연해 북한 이슈를 논하며 '필요하다면'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분쟁의 대가를 인지하고 있긴 한듯 했다. "한반도에 좋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 좋지 않을 것이다. 일본에, 남한에 좋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종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분쟁은 "끔찍할 것이지만 전쟁은 여기가 아닌 거기에서 일어날 것이다." 이 충돌이 "미국을 타격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휴!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남북한 사람들이고, 미국인들은 조금만 죽을 거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그러나 미국은 심각한 피해를 입으며, 깊이 관여할 수 밖에 없다. 남한으로 여행가거나 일하러 가는 미국 민간인들이 많으며, 미군도 많다.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은 2만8500명 정도다. 북한의 공격 때문에 미국의 안보 체제가 발동하면, 수십만 명의 미군이 추가로 투입된다. 북한군은 장비는 노후되었다 해도 병력은 많다. 파괴력이 어느 정도일지 확실치 않은 핵무기가 20기 정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north korea

북한의 위협이 커져가고 있다는 건 아직까지는 이론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레이엄 등은 그 위협을 피하기 위해 예방적 조치로 전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예방을 위한 전쟁은 미국이 64년 동안 남한에 주둔하며 막으려 애써왔던 끔찍한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미국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떠들썩하게 나오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미국 본토가 공격 당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 이런 낮은 가능성을 막기 위해 나섰다간 남한에 어마어마한 피해가 갈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이 입을 피해도 예측하기 힘들다. (북한인들 또한 그들이 선택하지 않은 전쟁 때문에 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북한의 핵 보유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김정은은 이미지와는 달리 어느 모로 보나 무자비하긴 하지만 이성적인 사람이다. 핵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혜택이 분명히 있다. 국제적으로 관심과 지위를 얻고, 국내에서는 군사 및 정당의 지지를 강화할 수 있다.

북한 정권은 방위와 전쟁 억지력을 강조한다. 선정적 수사를 사용하지만, 북한은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남한에 비해 크게 낙후되어 있다. 북한 외무부의 미국학 연구소 초대로 이번 6월에 평양에 다녀왔을 때, 북한 측은 북한 정권이 미국의 '적대적 정책', '군사적 위협', '핵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핵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들이 따르는 '현명한 리더십'을 지닌 김정은은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북한의 말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되지만, 미국은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고 북한은 미국에 있지 않다. 김정은이 자살적 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권 유지다. 내가 만나본 북한 공직자들은 미국이 정권 교체를 선호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가 그 예다. 오바마 정권 당시 카다피의 세력에 폭격을 할 때 북한 정부는 주목했다. 미사일과 핵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실수를 결코 범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할지는 몰라도,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지 않는다면 김정은은 아마도 ICBM 시험에 박차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에 대해 예방적 전쟁을 시작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트럼프 정권이 북한에 대한 예방적 전쟁을 시작하는 걸 예방하고 싶어한다.

donald trump

앞서 북한 미사일 시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정말 불길했다. 그는 북한을 '위협'이라고 부르며, '아주 강력히 맞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아주, 아주 위험하게 행동하고 있으며 뭔가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미국이 '돌아올 수 없는 지점으로 가고 있다'고 까지 경고했다.

그리고 전쟁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ICBM 개발을 '중지시키라'고 권했다고 했다. 그가 보기에 트럼프는 '이 문제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건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트럼프는 '대규모 분쟁'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정치인들이 정말 북한의 핵 공격을 그렇게 걱정한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남한은 북한에 비해 인구는 2배, GDP는 40배다. 남한은 오래 전부터 재래 병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었다. 그 다음 단계는 남한과 일본이 대항하기 위한 핵 무기 보유를 막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 것이다. 좋은 해결책은 아니지만, 미국이 서울을 지키기 위해 로스 앤젤레스, 시카고, 뉴욕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다. 게다가 남한과 일본의 핵 보유 가능성만으로도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한의 미사일과 핵 실험을 막게 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일단 북한이 느끼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줄여야 한다. 그 다음 단계는 핵실험 중단 협상이며, 외교적 이니셔티브가 뒤따라야 한다. 북한은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평양에서 나는 미국과 중국 등 핵 보유국이 핵을 포기한다면 김정은 정권이 무장 해제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 발언이 대단한 것은 아니라 해도, 충돌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전쟁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워싱턴에서 커질수록, 북한 위기는 미국 개입에 대한 대가가 얼마나 큰지, 미국이 일단 개입한 이후 미국의 노출을 제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미국에 일깨워준다. 북한을 공격한다는 건 말 그대로 미친 짓이다. 범죄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이제까지 미국이 막으려 애써왔던 대재앙을 막는 일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에 게재된 덕 밴도우(케이토 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글 Donald Trump Shouldn't Start Second Korean Wa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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