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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및 쇼핑몰 주말 영업을 금지한다는 공약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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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gphai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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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및 쇼핑몰의 주말 영업을 금지시키겠다는 어느 대선후보가 있다. 시장의 질서를 이렇게 단칼로 재단하려 하시는 분들은 조심해야 한다. 나는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은 자영업자는 선하고 대기업은 악하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말에 대형마트 문을 닫으면 그에 해당하는 매출액이 그대로 전통시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다.

하지만 연구결과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러한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이득보다 손실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형소매점 영업제한의 경제적 효과'(2013 경제학 공동 학술대회 발표 논문, 정진욱, 최윤정)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부분이 등장한다.


"대형마트의 월별·일별 데이터에 '이중 임의효과 패널 회귀분석(two-way randomeffects panel regression analysis)'을 적용한 결과, 대형마트에서의 소비액은 영업제한으로 인해 8.77% 감소(월평균 2,307억 원)하여 연간 총 2조 7,678억 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재래시장·소형 슈퍼마켓으로의 소비 전환액은 월평균 448억 원~515억 원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제한은 소비자의 쇼핑시간·장소 선택에 제약을 가함으로 소비자 후생이 감소하는데, 영업제한으로 인한 소비자의 거래비용/기회비용 증가율을 5%로 가정하면 소비자의 불편함은 연간 2조 2,888억 원 (월평균 1,907억 원)으로 평가된다. 또, 소비자 후생 감소분 중 혼잡비용은 연간 약 1,983억 원 (월평균 165억 원)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의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대형소매점에의 납품을 하는 업체도 매출 감소를 경험하는데 이는 월평균 1,872억 원 정도이며 이중 960억 원 정도가 농어민이나 중소 협력업체의 손해로 추정된다. 또한, 대형소매점의 단위 비용(총매출 대비 총비용)이 증가하여 유통 효율성도 저해된다. 대형마트의 매출이 약 8% 감소하는 경우, 이는 약 1.6%의 단위 비용 인상을 초 래하며, 화폐가치로 연간 약 4,082억 원(월평균 292억 원)의 유통 효율성 저하로 이어진다.

그리고, 대형소매점 영업규제는 소비 감소로 인한 세수의 감소도 초래하며, 재래시장과 소형 슈퍼마켓의 매출 증대로 인한 세수 증가분을 차감한 순세수감소액은 법인세가 연간 294억 원(월평균 24.5억 원), 부가가치세가 연간 498억 원(월평균 41.5억 원)으로 추산되었다."


개인적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나는 전통시장에서 상인분들과 일일이 가격협상을 하고, 환불도 잘 안되고, 가급적 현금을 사용해야 하며, 품질에 대한 보장이 확실하지 않으며, 주차도 어렵고, 사람들과 부딪히며 장시간 돌아다녀야 하는 환경에서 장을 보는 것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물론 개인에 따른 효용가치는 각기 상이해서 그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정가제에, 환불도 잘 되고, 한꺼번에 카드로 결제하고, 품질보장이 확실하며, 주차도 쉽고, 짧은 동선에 효율적으로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을 선호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일하는 시간 외에 굳이 장보는 것으로 나의 주말을 허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장보는 시간을 단축하고 나는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놀든지, 운동을 하든지, 책을 보든지, 하다못해 소파에 누워 주말 TV 프로그램을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왜 사회적 이득이 떨어지면서도 소비자에게 선택 권한을 박탈하는 이러한 정책을 내놓게 되는 것일까. 이는 정치를 지나치게 현실에서 동떨어진 시각으로 보기 때문이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선한 일이라면 다른 누군가에게 악한 일이 될 수도 있는 게 오천만 명이 살아가는 이 한국사회이다.

환경을 보전하려는 선량한 목적으로 빈병 회수 정책을 만들고, 빈병 수거를 받지 않는 편의점이나 슈퍼에 철퇴를 가한다는 정책을 예로 보자. 이 경우 중간 유통업자(도소매)에게 인센티브라곤 그다지 존재하지 않는다. 변경된 빈 용기 취급수수료에 따르면 소주 맥주병 모두 공병당 33원인데, 그 무거운 소주 맥주병 하나에 33원씩, 무려 하루에 1,000개를 처리해도 33,000원 밖에 보상받지 못하는 인센티브 제도에서 철퇴만 가한다고 세상이 아름답게 돌아갈까. 참고로 빈용기 보증금 100원은 취급수수료 외에도 세척비용 및 제조사의 유통비로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이득, 전통시장 활성화와는 별개로 나는 그래도 대형마트 격주휴무제는 조금 찬성하는 편인데, 이는 근로자의 근로여건 측면에서이다. 나도 건설현장에 일할 때는 주말에도 근무한 바 있지만, 주말에 회사가 일을 하기 시작하면, 근로자는 설령 쉬더라도 전화가 오기도 하고, 메일도 와서 실제로 편히 쉬기가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주말에 건설현장도 모두 쉬라고 하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건설공기는 대략 140%가량(7일/5일) 가량 늘어나게 되고, 공공공사는 물론 아파트 시공단가도 노무비용 및 장비의 감가상각, 공기에 따른 간접비용의 증가를 고려하면 공사비용은 대략 10-20%가량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분양가 5억 원짜리 아파트가 이러한 법의 시행으로 5.5억~6억 원이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늘어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우리는 그러한 지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수천만 명이 같이 사는 이 사회는 방정식으로 따지자면 변수가 수도 없이 많은 고차방정식일 것이다. 어떠한 사이다 같은 규제를 마련한다고 속이 뻥 뚫리거나 하지는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그 사이다 같은 규제로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는 체증을 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 이런 문제를 그대로 두면 되는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은 이런 것이다. 여타 선진국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데, 주말에 근무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임금의 150% 혹은 200%가량을 적용하는 방법이다. 소규모 전통시장 자영업자야 어차피 1인 기업 혹은 가족기업이므로 이러한 규제에 조금은 자유롭다. 하지만 대기업 유통마트의 경우엔 이러한 조치를 취하면 어쩔 수 없이 상대적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주말에는 자율적으로 영업시간을 조정하든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을까. 근로자 입장에서도 남들 대부분 쉬는 주말에 나와 일하는데, 평소보다 1.5-2배의 임금을 준다면 무언가 얻어가는 것은 있을 것이다. 현재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에 따르면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되어있지만, 이것이 토요일이나 일요일 및 법정공휴일에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 잠시 호주의 사례를 들여다보자. 호주 정부의 Fair Work Ombudsman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아래와 같이 각각의 케이스에 따라 연장, 야간, 토요일 및 일요일, 법정공휴일에 추가되는 수당이 계산되어 제시된다. 정부는 Pay Calculator를 고용자와 피고용자, 그리고 산업별, 경력별로 구분하여 자세히 계산할 수 있게도 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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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fairwork.gov.au

여기서 Why?를 클릭하면 아래와 같이 어떠한 근거로 추가 수당이 계산되어있는지 친절하게 설명도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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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우리 정부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선진국에 조금 다가갈수록 이러한 제도 및 시스템은 확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여기서 '당장은 아니라'는 단서를 둔 까닭은,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급격히 변하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호주와 같이 우리도 일요일 150%, 공휴일 250% 임금을 바로 적용하게 되면 규제에 따른 근로자 구조조정 실시 혹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제도와 함께 제대로 시행되어야 하는 것은 주 근무시간의 준수이다. 예컨대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근무를 하게 되면 법적으로 제재를 가하며, 만약 사측과 근로자의 합의에 의해 근로하더라도 그 이상에는 높은 시급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들이다. 물론 아무리 높은 시급을 지급하더라도 '주 52시간 이상 근로할 수는 없음' 등의 조항도 만들어 놓으면 좋겠고, 이를 빠져나갈 수 없는 관리 감시제도도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제도를 잘 만들어 놓더라도, 제도를 피해가려 하는 사업주는 많을 것이고, 제도를 악용하는 근로자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 또 그에 맞게 다른 인센티브와 적절한 규제를 통해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그저 자영업은 약자. 대기업은 강자. 이런 논리로 규제 철퇴를 가한다고 사회가 아름다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이야 다를 수 있겠지만은 나는 그게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영업자 권리에 대한 포커스가 과도히 맞추어졌을 때, 오히려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그 자영업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소비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는 그렇게 균형있는 시스템이 필요로 한다.

조금은 더 정교하고,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장단점을 고려한 정치인의 공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