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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원이 필요 없는 아마존 슈퍼마켓과 노동자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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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

2017년에 런칭하는 아마존 슈퍼마켓의 모습이다. 스마트폰에서 아마존 쇼핑 앱을 켜고 마트에 들어간 후 사고 싶은 물건이나 음식을 그냥 집어서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이다.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으니 앞으로의 쇼핑은 더 편하고 빨라질 전망이다.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이러한 기술이 도입되면 마트에서 노동자 인원 감축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계산원이 필요 없으니 말이다. 이러한 일은 이미 많은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해야 했던(하고 있는) 일들을 로봇들이 대체하는 일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뿐만이 아니라 생각까지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해보게 된다. 내 일자리를 로봇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을 무척 좋아했던 때가 있었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내 삶을 개척하며 도전하고 싶었고 그 책이 그런 정신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그런 정신으로 살고자 하지만 지금은 누가 내 치즈를 마구 옮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치즈(의식주)는 걱정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더 큰 힘을 가진 누군가가 사람들의 치즈를 마음대로 옮길(빼앗을) 수 있는 상황은 어쩔 수 없으니(당연하니) 그러한 상황에 불평하지 말고 얼른 적응해서 다른 치즈를 찾아 떠나라는 메시지는 매우 위험하다. 사람들의 치즈(삶)는 보장되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치즈를 착취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 힘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 져야 한다.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가'만 생각하는데 머무른다면, 예전에는 나보다 뛰어난(혹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으라고 했던 것을 이제는 로봇과 경쟁해서 살아남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 개인을 온전한 존엄성을 가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버려질 수 있는 '도구'나 '부품'과 같은 존재로 취급하고 위협, 협박하는 태도가 만연해 질까 두렵다. 이제는 노동이 아닌 존재 자체만으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

노동을 하면서도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너무나 이상적인 소리로 들리지만, "분배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세상을 만들지 못한다면 이 사회는 점점 더 지옥과 같은 사회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사람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기본소득과 최저임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은 모든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데 쓰일 때 이롭다고 할 수 있다. 자본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 #보편복지 #분배 #기본소득 #최저임금인상 등의 평등의 정신이 알파고 시대, 4차 산업 혁명 시대 등으로 불리는 새로운 시대의 시대정신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