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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wn Kelly Headshot

내 성 '트럼프'를 바꿔야 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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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Mike Segar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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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널드 트럼프를 싫어한다는 건 상당히 완곡한 표현일 것이다. 새 헤드라인이 나오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다. 그가 대수롭지 않게 언급하는 편견, 끝없이 던지는 모욕, 이미 분열된 미국 사회에 공포를 조장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거의 매일 같은 즉흥적 논란은 정말 나를 역겹게 한다. 나는 그의 독설을 듣는 게, 신문 1면과 TV 화면에 나온 우쭐해 하는 그의 점토 같은 얼굴을 보는 게 지겨운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다. 그러나 내 경우 그럴 만한 남들보다 더 깊은 이유가 있다. 나는 그의 인종차별 정치, 뻔뻔한 여성혐오, 거짓말, 애매한 말, 외국인혐오에 동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심한 이유가 있다. 32년 동안 나는 그와 같은 이름을 썼다.

얼마 전까지 나는 던 트럼프(Dawn Trump)였다.

D. 트럼프.

뭐가 문제였는지 당신도 이제 알 것이다.

먼저 말해두자면, 트럼프는 별로 멋진 성이 아니다. 기껏해야 카드 게임에서 이기는 패에 불과하다. 나쁜 의미로는... 트럼프의 나쁜 의미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주: '속이다'는 뜻도 있으나 여기서는 도널드 트럼프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를 암시하는 것 같다]. 코코 샤넬 정도 되는 이름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의미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기 때 쓰는 법을 배운 이름이 이것이고, 커리어를 쌓으며 사용한 이름이고, 무엇보다도 내 가족의 이름이다. "이름이 뭐가 중요해?"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음, 이름은 사실 상당히 중요하다.

2015년 전까지는 이 사람과 이름이 같다는 건 솔직히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다.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억만장자 중 하나와 성이 같다는 건 제법 재미있을 수도 있다. 친구들이 트럼프 타워 앞에서 내 사진을 찍으면 나는 그 사진에 농담을 적어 아버지에게 보내곤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직업에 도전하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친척인가요?" 호텔에 체크인하거나 비행기를 탈 때 수천 번은 들어 봤던 악의 없는 질문이 점점 더 큰 의미를 갖게 되었다. 최근 뉴욕에 갔을 때는 내 여권을 본 기내 남성 승무원이 내 성 때문에 내게 욕을 했다. 프로 직업인 다운 행동은 아니지만, 나는 이해한다. 트럼프는 사람들을 분열시킨다.

작년 12월에 그가 모든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을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이름이라는 개인적인 것이 내가 경멸하는 남성과 지워질 수 없는 연결 고리를 낳았다는 걸 난 받아들였다. 시리아에서 탈출한 어머니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이 지금 살고 있는 절박한 생활 조건을 보고, 트라우마에 시들리는 아이들을 달래려 하는 걸 목격한 나로선 트럼프의 수사는 거의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어떤 사람들에겐 편견적 정책 입안이 선거의 판도를 바꾸는 걸로 느껴졌다. 나에겐 이름을 바꾸는 것이 되었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나는 그 사람에 대한 어떤 연관도 없애고 싶어서, 서류를 작성하고 내 이름을 영영 바꾸었다.

새 이름을 고르는 것은 어려웠다. 내가 이런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여성이 파트너의 성을 따르기로 선택하는 것을 나는 전적으로 존중하지만, 남성을 따라 내 이름을 바꾸는 건 나는 개인적으로 편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남성을 위해 정체성을 바꾸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오, 도널드, 당신은 나를 엄청나게 바꿔놨어.

내 새 이름은 두 할머니에게서 따기로 했다. 로사는 내 가운데 이름, 켈리는 내 성이 되었다. 내 가계의 여성들과 나의 연결이 강해졌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엿 먹어, DT. 여성들이 최고야.

부모님께 말씀 드리기는 게 가장 힘들었다. 진보적인 분들이지만, 내가 그 분들의 이름을 쓰지 않기로 말하는 건 쉽지 않았다. 사위도 없는데! 나는 중요한 소식을 전해야 하는 자신을 존중하는 32세가 하는 방법을 썼다. 문자를 보낸 것이다. 부모님이 화가 난 것도 이해가 됐다. 하지만 나중에 부모님이 화를 낸 가장 큰 이유는 정원 울타리가 쓰러짐과 동시에 내 문자가 도착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을 위한 새 울타리를 세우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지금 말이다.

내가 그 사람의 말에 동의하지 않고, 그가 사람들의 공포를 이용하고 편견을 이용해 정치적 자본을 만든다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나는 그가 진정으로 위험한 정치 세력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얼간이 같은 헛소리는 분명 불쾌하지만, 실제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가 승리한다면 전세계 역사상 최고의 군사력은 부패한 정치인 같아 보이지 않을 뿐, 진정 부도덕하고 타락한 인간으로 보이는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그가 이긴다면 '트럼프'라는 이름은 사람들을 모욕하고 웨인 루니를 삼손 같아 보이게 하는 가발을 쓴 부패한 얼간이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증오, 분열, 편협함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이름, 전세계적 불안정과 불화의 시대를 연 사람의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다.

나는 증오를 정당화하는 괴물과 연관되고 싶지 않다.

내 이름을 걸고 말한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My Surname Used To Be Trump - Here's Why I Had To Change It'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