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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군사적 행동'을 언급할수록 북한 문제는 더욱 악화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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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Bloomberg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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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협상하는 데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이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도리어 미국에게 해가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표현을 즉각 버려야 한다.

이런 위협이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압박하도록 만들고 북한을 당황시킬 거라고 생각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매우 큰 판단 착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의 지도부는 미국의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에 공격을 가할 경우 서울에 엄청난 반격을 가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의 위협이 정말로 큰 임팩트를 미치는 곳은 오히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다.


북한은 심지어 미사일이나 핵무기를 꺼내지 않아도 된다. 비무장지대 근방으로 수천 개의 장사정포를 거느리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서울에서 수십만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대한민국을 마비시키는 데 충분할 것이다.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10만 명 가량의 미국 시민들 중 상당수도 희생된다.

미국의 위협이 정말로 큰 임팩트를 미치는 곳은 오히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에 그랬던 것처럼 북한에 기습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료들은 시리아 공격이 북한에 대한 경고로도 작용했음을 시사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더욱 고조시켰다.


김영삼은 회고록에서 자신이 빌 클린턴이 영변 폭격 계획을 철회하게 만들었다고 썼다.


한국 사람들이 지금의 상황을 더욱 두려워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미국이 1994년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폭격하기 직전까지 갔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의 대통령이던 김영삼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자신이 장시간의 치열한 전화 통화 끝에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빌 클린턴이 영변 폭격 계획을 철회하게 만들었다고 썼다. 김 전 대통령은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턴이 북한을 폭격할 것이라고 '판단'했으며 자신과 협의 없이 폭격을 감행하려 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윌리엄 페리가 누차 말했듯, 그가 국방부 직원들에게 북한의 핵 시설을 폭격하는 비상대책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페리는 결코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페리 전 장관 또한 북한이 서울에 반격을 가할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페리 전 장관은 또한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 폭격이 필요하다고 여겼다면 응당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협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수년간에 걸쳐서 나는 당시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두 명의 미국 관계자와 두 명의 한국 관계자로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왜 김 전 대통령이 그런 주장을 했는지는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 측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직접적이고 권위 있는 방식으로 반박한 적이 없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한국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믿어지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영어로 출간된 바 없다.)

이는 故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잘 알려졌다시피 노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공격하여 제2의 6·25를 일으킬지도 모른단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고 말한 바 있다. 나는 노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이로부터 그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주장을 사실로 믿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았다면 노 전 대통령의 부시에 대한 우려는 밤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었으리라.


한국이 현재 대선 국면이라는 점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한국이 현재 대선 국면이라는 점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곧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보수 세력이 혼란에 빠져 있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건대 박근혜 정부에 매우 비판적인 두 명의 야권 후보들 중 하나가 5월 9일의 대선에서 승리할 듯하다.

한국의 진보 세력은 보수 세력에 비해 동맹으로서의 미국에 대해 훨씬 회의적이다. 특히 워싱턴의 대북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깊다. 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것처럼 핵무기를 포기하려고 할 때까지 북한을 압박하는 것보다는 조건 없는 협상과 포용 정책을 훨씬 선호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은 한국 진보세력의 미국에 대한 의구심만 강화시킬 것이며 한미 두 정부가 공통의 대북 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한미 정부가 공통의 대북 정책을 갖지 못하면 어느 나라 정부도 자국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북한은 물론 이러한 사정에 대해서 매우 잘 알고 있으며 오히려 기세등등해진다. 게다가 쓸데없는 강경 발언은 오히려 북한에 의해 역이용되기 쉽다. 이미 북한이 그리 하고 있듯, 이러한 위협은 북한이 미국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북한의 주장을 입증시키는 결과만 낳는다.

지난 4월 5일 북한이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례적인 표현과 함께 북한을 비난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이미 충분히 말한 바 있으며 더 덧붙일 코멘트가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고려하고 있는 '모든 옵션'에 대해서도 더는 코멘트를 덧붙이지 않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 글의 원문은 영어로 작성되었으며 편집을 거친 후 허핑턴포스트US/월드포스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