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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파시즘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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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NAZI
JUSSI NUKARI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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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통로에는 파시스트 성향이 가득해요. 보통 사람들이 상위층이 자기 편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동시에 보통 사람들의 시민권을 박탈하여 상위층을 구하기 위해서죠." - 재클린 윈스피어의 미스터리 '비밀 속의 교훈 A Lesson in Mystery'의 캐릭터 트레버 프티 박사의 말

정치적 어둠이 미국을 삼키는 지금, 나는 파시즘에 대한 무서운 기사 두 개를 접했다.

"파시즘을 막기 너무 늦었을 때"(뉴요커, 2017년 2월 6일)는 1934년에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병합될 때 도망친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즈바이크가 자신과 교류하던 지식인들이 너무 늦을 때까지 히틀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늘 한탄했던 이야기를 실었다. 즈바이크는 망명 중 너무나 괴로워하다 1942년에 자살했다. 유감스럽게도 "주요 민주주의 신문들은 독자들에게 경고를 하지 않고 매일 같이 [나치] 운동이 ... 결국 붕괴하고 말 거라고 장담했다..."

귀에 익은 이야기인가?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을 완주할 거라 예상한 설문 조사나 신문이 어디였나?

두 번째 기사(뉴욕 리뷰 오브 북스, 1995년 6월 22일)는 이탈리아 소설가 고 움베르토 에코(1932~2016)가 쓴 글이다. 제목은 '원형 파시즘 Ur-Fascism'이다. 에코는 어릴 때 무솔리니가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가 몰락하는 것을 지켜 보며, 파시즘이 자라는 토양에 대해 귀한 교훈을 얻었다.

에코는 원형 파시즘, 또는 영원한 파시즘의 특징 14개를 꼽는다. 대부분의 사회에 잠재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때로는 상충되는)을 일컫는 그의 용어다. 조건이 적당하면 이 요소 중 한 가지만이라도 무르익으면 '파시즘이 응고될 수' 있다. 정말 우려스러운 것은 에코가 22년 전에 꼽은 특징들 중 최소 십여 개 이상이 현재의 미국에 무르익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전체주의 직전에 와 있다. 아직 전체주의가 된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징후가 가득하다.

분량 문제 때문에 에코가 뽑은 특징 중 일부만 다루겠다.

1) 역사적으로 파시즘은 '좌절한, 사회 하층 집단의 압박에 겁을 먹은 중산층에게 어필'하며 부상했다. 아메리칸 드림이 붕괴된 미국 중산층의 경제적, 심리적 고통은 실재한다. 과두제를 추구하는 트럼프가 그 고통을 줄여줄 거란 희망은 잘못되었다.

2) 파시즘은 공포, 특히 '다름에 대한 공포'를 먹고 자란다. '파시스트 운동의 첫 번째 어필은 침입자들에 반대하는 것이다.' 오바마와 샌더스는 우리의 희망에 어필했지만, 트럼프는 우리의 공포를 악용한다. ISIS, 무슬림, 멕시코 인, 흑인, 이민자, 난민들에 대한 공포다. 공포는 강한 동기 부여가 되며 자기 충족 예언이다. 트럼프는 공포 정치의 대가다.

3) 반 지성주의와 '행동을 위한 행동'이 파시즘을 키운다. 심사숙고는 '유약함의 한 형태'로 간주된다. 트럼프는 오바마와는 반대다. 오바마는 사려깊고 모든 행동을 하기 전에 깊이 생각했다. 트럼프는 심사숙고를 하ㄹ 능력이 없다. 트럼프 취임 후 첫 2주가 '데몰리션 더비'[주: 자동차 파괴 경기. 서로 충돌하며 달리고, 끝까지 가는 차가 이긴다.], 혹은 '충격과 공포'로 불렸던 것도 우연이 아니다. 파시즘이 뿌리를 내리려면 곤경에 처해 어쩔 줄 모르는 대중이 있어야 한다. 앞뒤가 안 맞는 행정명령을 쏟아내는 것보다 우리를 뒤흔들기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4)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반지성적이고 반합리적인 파시스트 운동은 분석적 비판을 아주 싫어한다. 사려깊음, 성찰, 분석은 파시즘의 '구조적 혼란'의 어두운 구석에 밝은 빛을 비춘다. 늘 칭찬을 들어야 하지만 빛은 두려워하는 트럼프는 감히 자신에게 도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밤중에 트위터로 분노를 토한다. 매체, 여성 행진의 참가자 50만 명, 헌법을 박살내길 거부하는 판사들에게.

5) 결과가 어찌 되든 앞으로 돌진하려면 계산된 무모함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남성성 과시는 파시스트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이다. 트럼프가 여성 성기를 움켜쥔다고 자랑하는 것, 핵무기를 과시하는 것 모두 억제되지 않은 테스토스테론 때문이다.

6) 파시즘에는 적들이 꼭 필요하다. "인생은 선과 악의 영원한 전쟁"이다. 아마겟돈이 곧 찾아온다. 우리 편이 아니면 다 적이다. 이것이 종말론적 미래 시각에 사로잡힌 트럼프의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의 어두운 사고방식이다. 그는 세계 3차 대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7) 파시스트에게 있어 '평화주의는 적과의 내통'이며, 약해 보이는 사람은 경멸 받아 마땅하다. 트럼프가 '패배자들'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끝이 없다. 완패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들, 장애가 있는 기자, 전쟁 포로, 교황이 다 패배자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폭력배로 보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만이 예외다.

8) 프로파간다는 파시즘의 비료다. 파시스트 정권은 조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진실을 도치하는 언어 뉴스피크가 만드는 지적 안개 속에서 번창해 간다. 위는 아래다. 선은 악이다. 사랑은 증오다. 히틀러는 '나의 투쟁'에서 '큰 거짓말'을 만들어 냈다. 그건 너무 '엄청난' 날조라 의심할 수 없는 거짓말이다. "아무도 진실을 그토록 불명예스럽게 왜곡할 정도로 뻔뻔할 수 없기 때문"에 의심할 수 없는 것이다. 트럼프의 프로파간다를 맡고 있는 숀 스파이서와 켈리앤 콘웨이는 매일 같이 '대안적 사실'과 '거짓 뉴스'를 이미 쏟아내고 있다.

지식인들이 히틀러를 막지 못했던 걸 돌아보며 즈바이크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짧은 기간이 있었는데 그 기간이 갑자기, 되돌릴 수 없게 끝나 버렸다'는 걸 깨달았을 때의 뒤늦은 회한에 사로잡혔다.

독일의 경우 1933년 2월 27일에 베를린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으로 그 기간이 끝났다. 히틀러는 공산주의자들의 책임으로 돌리며 자신이 권력을 잡을 구실로 삼았다.

이미 나오미 클라인, 폴 크루그먼, 폴 월드먼, 크리스 헤지스 등은 트럼프 정권이 비슷한 방식으로 권력을 손에 넣으리라 예견하고 있다. 특히 헤지스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예상한다.

우리는 위기를 기다린다. 경제적인 것일 수도, 미국 내 테러일 수도 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광범위한 큰 피해일 수도 있다 ... 위기는 오고 있다. 위기가 오면 명목상으로는 멍청한 부동산 개발자가 이끌고 있는 거대하고 비인간적인 법인형 국가가 그걸 기회로 삼아 계엄령을 선포하고 미국 민주주의의 종말을 공식화할 것이다.

행동할 수 있는 기간은 끝나지 않았지만, 트럼프를 저지하고 누더기가 된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은 짧다. 우리는 트럼프의 독재에 대한 저항이 잘 조직된 대규모 운동이라는 데서 정당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한편 권력을 얻어 신이 난 공화당은 트럼프의 가장 나쁜 충동과 가공할 내각 임명자들을 막기 보다는 부추기고 있다.

행동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나면 우리는 파시스트 국가에서 살게 된다. 유일한 질문은 어떤 종류의 파시즘일까, 이다. 나치일까?

에코에 의하면 히틀러와는 달리 '무솔리니에겐 아무 철학도 없었다. 그에겐 오직 수사뿐이었다." 트럼프에게도 중요한 철학은 없다. 하지만 실제 대통령인 배넌에겐 있다. 우리가 무솔리니의 파시즘으로 가고 있는지, 히틀러의 파시즘으로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허핑턴포스트US의 Is America Ready for Fascism?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