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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보도된 '집값 상승론' 주장이 엉터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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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yor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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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서 우연히 조선일보 보도를 마주쳤다. 집값 상승과 하락 찬반 양론을 다룬 기사다. 그런데 집값 하락 주장의 근거는 적절하지만, 집값 상승 주장의 논거는 엉터리에 가깝다. 나 역시 하락론 입장이어서 상승한다는 주장을 폄훼하려는 게 아니다. 집값이 상승한다는 주장에 내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논거가 적절하다면 그런 주장을 존중할 수는 있다. 그런데 집값 상승 주장의 논거는 엉터리에 가까워서 설득력이 없는 논거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주장은 적절한 근거가 아니거나 오히려 스스로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거에 가깝다. 한 번 따져보자.

우선, 인구 대비 주택 수가 다른 나라보다 많지 않다는 그의 주장. 이건 적절한 근거가 아니다. 주택의 유효수요 단위는 가구이므로, 가구 수 대비 주택 수로 주택보급 정도를 파악하는 게 맞다. 웬만한 나라에선 인구 대비 주택 수를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주택보급률이 100%를 돌파하자 "부동산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이건 각 국가별로 "가구"에 대한 규정이 달라 유엔 등에서 주택재고가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1000명당 주택 수라는 기준으로 비교해본 것에 불과하다. 국제적인 비교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이 지표를 가지고 어느 나라의 주택 공급 과부족을 따지지는 않는다.

굳이 이 기준으로 따진다면 이때 주택 수는 각국의 사정을 반영해 상당히 달라지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사람들이 거처로 삼는 다양한 주거를 포함하기도 하는데, 한국의 주택 범주에 비해 상당히 넓다. 미국은 거주자가 있으면 텐트, 영업용 창고, 건물, 숙박업소까지도 주택 수에 포함한다. 일본은 취사시설 및 화장실을 공동 사용하는 곳도 주택 범주에 포함한다. 만약 미국(410가구)이나 일본(451가구)과 같은 범주로 주택 수를 정한다면 한국의 주택수도 이미 400가구를 넘어 미국이나 일본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주택 공급의 역사나 소득수준과 비교해볼 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또한 세컨드하우스 수요도 생각해 봐야 한다. 대체로 휴가가 길고 휴가 문화가 정착돼 있는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많다. 당연히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로 따지면 우리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세계에서 최장 노동시간을 자랑하고 여름 휴가도 달랑 1주일 가는 나라에서 "세컨드 하우스"가 적은 것을 근거로 "주거용 주택" 보급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면 얼마나 웃기는 이야기인가. 그 나라의 현실과 문화가 달라 비교대상으로 삼기 어려운 국제 통계를 들고와 여전히 주택수가 부족하다는 건설족들의 전형적인 논리다. 그런데 이 웃기는 논리가 한국에서는 계속 통용된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 쪽수가 많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양상은 법인세율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전경련이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라는 지표를 갖고 와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높다고 우기는 것과 닮았다. 개인의 소득세 부담은 소득세율에 따라 달라지듯이 기업의 법인세 부담은 법인세율에 따라 달라지는 게 명백한데도 엉뚱한 지표를 끌어다 쓰는 것이다. 이 지표 역시 국가별로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각 세원의 비중을 국가 간에 비교하기 위한 지표이지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 수준을 따지는 것과는 거리가 먼 지표다.)

이른바 가구 수 대비 주거용 주택의 비율을 나타내는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구주택보급률 기준으로는 이미 118%를 넘었고, 수도권의 경우도 107%를 넘었다. 구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자 건설족 입장을 대변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주로 반영한 신주택보급률이 나왔는데, 이 기준으로는 전국과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103.5, 98.2% 수준으로 내려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근린상가 내 주거나 오피스텔 등을 포함하면 신규 기준으로도 수도권에서 이미 100%를 넘은 것으로 나온다. 몇 년 전 감사원 감사에서도 국토부가 주택 수 산정에서 영업겸용 단독주택 및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 등을 제외한 것을 문제 삼았는데, 이들 주택만 포함해도 주택보급률은 4% 가량 더 올라가게 된다. 사실 신규 기준에서 구매력이 부족한 1인가구를 통째로 가구 수로 잡아 주택보급률을 산정하는 것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 여기서 더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지만, 국토부가 건설족들의 로비를 받아 새로 만든 신주택보급률이라는 지표는 건설업계의 공급부족론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치를 최대한 낮게 나오게 만든 지표로 볼 수 있다.

두번째로, 앞으로 한국의 1~2인 가구가 계속 늘어날 테니 주택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는 주장도 부동산업계의 오래된 레파토리다. 하지만 명백히 틀린 주장이다. 앞으로 늘어나는 1~2인 가구의 대부분은 자녀를 출가시킨 부부나 독거노인들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1~2인 가구 대부분은 모두 60대와 70대 이상 노후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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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그런데 이들은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집을 팔거나 줄여가는 세대로 전체적으로는 수요자가 아니라 공급자에 가깝다. 과거에는 건설업체가 신규 분양 물량을 공급해야 공급이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노후 세대가 기존 주택의 공급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이 노령세대가 늘어나면서 지속적으로 빈집이 늘어나고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졌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집값 상승을 주장하는 이들은 이를 주택 수요자라고 주장한다. 공급자를 수요자라고 단단히 착각하고 이걸 집값이 오른다는 근거로 사용하고 있는데, 실은 집값 하락의 근거로 사용해야 맞다. 특히 1인가구의 평균 소득은 전체 가구 소득의 43% 정도에 불과해 대부분 수억 원대 주택의 유효수요라고 볼 수 없다. 이들 대부분은 월세 등의 임대수요자라고 보면 된다. 반면 실제로 주택을 사주는 연령대인 20~50대는 이미 줄고 있거나 정체 상태다. 이런 흐름이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장기적으로 뻔하다.

적어도 이 기사에 인용된 주장은 전형적인 부동산업계나 건설업계의 뻔한 레파토리를 답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 그의 주장이 나오니 그럴 듯해 보이는 모양이다. 지금 집값이 오르는 것은 딴 것 없다. 저금리와 주택대출규제 완화, 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등 제도적으로 정부가 투기판을 조장하니 사람들이 사상 최대의 주택담보대출을 동원한 단기 투기판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연구소 회원용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서울 강남 개포주공 3단지 등기부등본을 모두 떼봐서 분석해봤더니 부채를 왕창 동원한 투기 범벅이었다. 이런 "위험한 도박"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선대인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필자의 다른 글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