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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이제 미망을 버릴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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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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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라는 건 이제 약간의 현실감각만 가지고 있어도 누구에게나 명백한 기본 명제라 생각한다.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주한미국 철수 정도 카드면 모를까 그것도 서로 간의 신뢰도 없는 상황에서 가능한 딜도 아니며 더더군다나 한미가 선택가능한 옵션이 될 리도 만무하다. 이걸 기본 디폴트로 놓고 보면 결국 3가지 대책으로 수렴된다. 1) 선제타격 2) 북핵 사실상 인정 및 핵확산 억제 3) 더 강한 북한 봉쇄. 우리 입장에서 1번이 불가능하다면 결국 2번과 3번만 남는데, 나는 결국 2번과 3번의 조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북핵을 상수로 두고 모든 방법을 동원한 북한의 숨통 조이기다. 어차피 북한 핵문제는 북한정권이 항복하거나 무너지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는다. 북한 정권의 항복이나 평화적 붕괴가 그나마 한국 입장에서는 가장 적은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북한 정권의 항복이 현실적 불가능하니 북한 정권 붕괴도 감내하겠다는 자세로 가야 한다. 우리가 북한 정권 붕괴 후 발생할 여파가 걱정돼서 적극적으로 못나오면 북한은 그런 걸 믿고 더욱 도발 강도를 높여 되려 우발적 전쟁 발발 가능성만 높일 것이다.

북한 숨통 조이기 성공의 키를 결국 중국이 가지고 있으니 한국의 다른 선택지가 존재 할 수가 없다. 한미일 공조를 더욱 완벽하게 가동해서 중국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실질적인 조치가 없다면 한미일 차원에서 북한 정권 교체나 한일 핵 재무장에 나서겠다고 강력한 압박 카드라도 들이밀어야 한다. 그러니 이제 10년 전에나 가능했던 남한 주도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포괄적 핵 타결에 대한 미망부터 제발 좀 버렸으면 좋겠다. 과거에 대한 미망은 북한과 중국에게 한미일간 공조의 틈만 노출시켜 북한에게는 더 대담한 도발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공간과 중국에게는 현상유지가 가능하겠다는 등의 오판의 여지만 만들어 준다. 미국이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나올 때 한국이 전쟁만은 막겠다고 나오면 북한은 오히려 한국을 믿고 맘 편하게 더 대담하게 도발을 하게 되고 중국은 모르쇠를 더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받는다. 평화를 지키고 한반도 전쟁을 막으려는 선의가 긴장유발의 도구로 악용되는 역설을 낳는다.

안보와 외교는 철저하고 냉정한 현실인식에서 출발해야지 약간의 희망적 기대나 낭만적 인식이 섞여서는 큰 낭패를 자초하게 되는 게 수 많은 역사 예시와 과거 경험을 통해 드러났었다. 한국 주도의 포괄적 핵 타결이 가능했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북한은 이 한국에 대해 어떠한 경제적 의존도 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과의 경제 교류 없이도 수년간 경제 발전과 핵 무기 개발을 완성했다. 그리고 리비아,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등의 사례를 통해 자발적 핵 포기는 정권 붕괴, 핵 보유는 정권 유지의 유일한 길임을 북한은 똑똑히 인식했다. 그런데도 포괄적 핵협상을 통해 북핵이 해결될 것이라 믿는 것은 북한을 바보천치로 전제하고 정책을 짜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병법에서 가장 경고하는 것이 적을 이렇게 우습게 여기는 것이다. 10년간 북한은 자기도 세상도 바뀐 걸 아는데 한국만 모르는 것 같다라는 생각까지 든다. 이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 혼자 독자적으로 혹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미국의 선제공격을 불러일으킬 북한의 오판이라도 막고 싶으면 한미일의 빈틈 없는 공조와 이를 통한 중국 압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변국 아무도 인정 안 하는 주연코스프레 할 만큼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본다.

정말 독자적이라도 먼가 기어이 하고 싶다면 어디 김한솔이라도 대려와서 뜻 맞는 탈북인사들이 모여 북한 망명정부 세우게 지원이라도 해주고 태영호 공사 전략대로 북한 주민들 대상 외부정보 전달 및 선전활동이라도 하는 것이라 본다. 북한이 한국을 동등한 협상 대상으로라도 보게 하려면 우리도 북한 압박 가능한 카드 하나라도 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나름 민주주의와 인권의 나라라고 자부한다면 가혹한 독재에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이렇게라도 하는 게 도의적 차원에서 마땅한 일 아닌가.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