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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보복 문제가 잘 풀리기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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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 Gallup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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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가 잘 풀리기 어려운 이유는 이 문제가 중국의 국익 문제가 아니라 최고지도자의 위신 문제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드 보복이 중국에도 큰 손해라는 건 이미 중국 내부에서도 많은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사드가 중국에 대한 미국 본토 방어용도 아니고 사드 레이더가 아니더라도 이미 미국은 인공위성 등을 통해 중국을 얼마든지 정탐할 수 있으며 일본, 러시아도 한국 상주 배치 사드 레이더보다 더 많이 중국을 정탐할 수 있는 레이더를 배치하거나 배치 예정이라 중국이 주장하는 사드 반대 논리가 근거도 설득력도 없음을 심지어 중국 내부에서도 이미 상당히 많은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중국 내부에서 사드 반대가 별 설득력도 없고 중국 국익에도 해가 크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며 중국이 사드 이슈 출구전략 수순을 밝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중국이 정말 이 문제를 순수하게 국익 문제로 생각하고 보복을 벌인 것이었다면 나는 중국이 사드 보복을 진작에 철회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이 정말 이 문제를 순수하게 국익 문제로 생각하고 보복을 벌인 것이었다면 나는 중국이 사드 보복을 진작에 철회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거의 모든 주변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실제 별다른 안보 위협도 안되고 북한 핵 위협 대처 목적이 명백한 사드 배치 때문에 중국 경제에도 해가 되고 지정학적으로 핵심 국가인 한국과의 관계를 망가뜨리고 사드 보복을 지속할 동기가 아무리 생각해도 타당성이 크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퍼지고 있는 반중감정과 높아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계의식은 향후 한국을 미국으로부터 점진적으로 중국 영향권으로 끌어오려는 중국 외교의 중대한 목표에 큰 장애가 될 것이다. 또한 자유무역과 공정하고 개방적인 시장경제를 주창하고 있는 중국에 사드 보복은 국제적 이미지와 국가 위신에도 당연히 도움이 될 리가 없을 것이다.


시진핑 본인의 입에서 사드를 반대한다는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 이 문제는 한중 양국 모두에게 헤어나기 힘든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이렇게 본인들 국익에도 해가 되고 사드 탈출 전략을 자연스럽게 펼 수 있는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온 상황임에도 중국이 상식 밖으로 사드 보복을 지속하고 심지어 강화하고 있는 건 결국 이게 최고지도자 위신 문제였겠구나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들게 한다. 애초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시진핑 본인의 입에서 사드를 반대한다는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 이 문제는 한중 양국 모두에게 헤어나기 힘든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아마도 리커창 총리 정도에서 나왔어도 이 정도로 꼬이진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 군부 숙청에 위협을 느낀 인민해방군이 시진핑에게 사드의 안보적 위험을 매우 과장되게 보고하여 최고지도자를 오판하게 유도했다는 풍설이 맞든 아니든 시진핑 입에서 공식적으로 사드 반대가 나오는 순간 중국은 중도에 방향전환이 불가능한 비가역적 직진 코스에 올라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중국 내부에서 사드 보복 정책에 대한 자성과 비판이 아무리 나와도 사드 보복이 지속되는 이유는 이렇게 최고지도자의 위신 문제가 아니면 잘 설명이 안 된다.


중국이 그 무엇보다 신경 쓰고 있는 게 바로 최고지도자의 위신 문제가 되어버렸다.


시진핑은 현재 단순히 장쩌민과 후진타오 정도의 최고 지도자 자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등소평이 정해 놓은 총서기 임기 10년을 넘어서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으며 심지어 전임 지도자가 차차기 지도자를 낙점하는 당내 관례를 깨고 자기가 직접 차기 지도자까지 지정하려 한다는 소식까지 들리고 있다. 다양한 계파로 구성된 중앙정치국 상임위원 9명의 타협과 협상을 통해 국가 대사를 결정하고 권력 기구 또한 이 9명에 적절히 배분되어 계파 간의 견제와 협상으로 운영되던 중국 공산당의 권력 기제를 최고 지도자 일인 권력 집중으로 바뀌게 된 게 다름 아닌 시진핑 집권 이후부터이다. 모택동 이후 없어졌던 최고지도자 얼굴이 그려진 배지가 다시 등장한 것도 시진핑 이후부터이다. 모택동과 같은 황제 수준의 절대권력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그 무엇보다 신경 쓰고 있는 게 바로 최고지도자의 위신 문제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국익조차도 최고지도자의 위신 앞에서는 부차적이게 된 것 같다. 미약한 경제력으로 국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절에는 그 무엇보다 경제성장이 중요하였으며 위신과 체면보다는 실리와 실용적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미 경제적으로 G2가 되어버리고 엄청나게 커져버린 국력을 인정받거나 과시하지 못하면 몸이 간지러워 못 견디는 상황이 되어버리자 과거 중국 외교의 지배적 관점이던 실리와 실용은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 듯싶다. 게다가 모택동 이후 가장 강한 권력을 갖게 되고 당내 관례까지 깨가며 그 강한 권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려는 최고지도자의 등장은 실리보다 위신과 체면 더 따지는 변화된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몰아가는 듯싶다.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 입장에서는 올해 전국대표대회가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확정과 별개로 시진핑의 체면을 세워 줄 묘안을 세우지 않는 한 중국의 비합리적 사드 보복 국면은 아마도 내 생각에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지속될 듯싶다. 왜냐하면 올 늦은 가을에 중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전국대표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5년마다 열리는 전국대표대회는 중국의 실질적인 대선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치의 관례에 따르면 5년 간 임기를 마친 시진핑은 올해 관례대로 5년의 당서기에 재임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관례에 따르면 올해 전국대표대회에서 실질적으로 5년 후 시진핑 이후의 차기 최고지도자와 지도부가 사실상 결정되게 되어있다. 전임자들의 10년 임기를 넘어 15년 20년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 입장에서는 올해 전국대표대회가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장기 집권이 여의치 않는다면 최소한 차기는 자기 계파 사람으로 안배). 전임자인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계파 수장으로 삼고 있는 상하이방과 공청단이라는 라이벌 계파를 완전히 몰락시키고 태자당, 더 나아가 시진핑 세력 권력 장악 완료의 마지막 절차이자 공식 무대가 아마도 올 전국대표대회가 될 것이다. 그때까지 황제 시진핑의 절대적 위신에 해가 되는 모든 정책 변경은 아마도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설사 중국 국익에 해가 되더라도 말이다. 집권당의 집권도 아니고 일계 계파 수장의 정권 유지가 이제 그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이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시진핑의 면을 세워줄 신묘한 방책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사드 보복 정국은 최소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동안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엄청난 속도의 발전을 이끈 현 중국 정치 체제가 중국의 발전과 성장에 장애가 되는 임계점이 이제 점점 다가온다는 느낌이 든다. 자체적 정치 개혁을 더 늦출 경우 중국 정치는 이제 중국 발전의 원동력에서 장애가 될 수 있는 단계에 가까이 와 있는 것 같다. 후진타오 정권 같이 과거 정권이면 분명히 허가했을 류샤오보의 해외 출국조차도 불허하는 시진핑 정권의 옹졸함과 퇴보를 보며 불안한 느낌이 더욱 든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