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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 탈원전, 어떻게 추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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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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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탈원전에 찬성한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사실상 이성을 잃은 정책이다. 국토면적 대비 핵발전소 수가 제일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제2의 후쿠시마 사태가 이 땅에서 일어난다면 그날로 대한민국은 절단난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이 탈원전과 그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지금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의 공사 중단도 당연 환영한다. 문제는 이 정책이 새 정부가 원하는 대로 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한수원 노조가 이 정책에 반대하면서 투쟁에 나섰고, 일부 주민들도 거기에 동참하고 있다. 야당도 정부의 조치가 법적 근거가 없는 초법적 행위라고 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원전이 없어지면 높은 에너지 가격에 살림살이가 어려워질 거라고 걱정한다.

나는 이 탈원전 문제가 향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좌우하는 최대 현안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탈원전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정권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은 에너지 정책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정권을 넘은 영속적 정책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 정부가 원전 건설을 막을 순 있지만 향후 정권교체 이후의 상황은 낙관할 수 없다. 탈원전에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서면 그날부터 원전 공사가 재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는 곧 공론화의 과정을 거쳐 원전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나는 그런 정도로는 탈원전 정책이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탈원전이 제대도 되기 위해선, 미래 에너지 수급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국민적 합의를 이룬 후, 그에 맞는 관련 법률의 제·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여소야대 상황에선 이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탈원전 정책을 펴나긴 무망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국민투표를 제안한다. 탈원전 문제야말로 국민투표를 할 만한 국가의 중대사다. 몇 달 동안 탈원전과 관련된 충분한 공론을 형성한 다음 주권자가 최종적인 결단을 내리도록 하자. 그렇게 해서 탈원전 정책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 후속 입법조치는 여소야대 상황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나아가 나는 탈원전에 대한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곧 본격화 될 개헌 논의에서 국토 보전의무와 함께 탈원전 정책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자. 이렇게 되면 탈원전 정책은 뒤돌릴 수 없는 국가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헌법개정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므로 야당이 반대하면 쉽진 않다)

국민투표와 개헌을 통한 헌법적 근거마련! 이것이야말로 탈원전을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영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 하루 빨리 이런 논의가 시작되길 앙망하는 바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