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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기수문화 검찰개혁으로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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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연재 (1) 검찰의 기수문화 검찰개혁으로 끝내자

촛불시민혁명이 우리에게 준 귀중한 교훈은 우리의 취약한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과거엔 그저 정부나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 것도, 이젠 중요한 문제에 대해선 우리 시민들이 알아야 하고, 직접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나도 용기를 내 이곳에서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주요 정책 하나를 내놓고자 한다. 검찰개혁에 관한 것이다.

일반 시민이 검찰인사에서 이해 못하는 게 기수문화다. 뒷 기수 검사가 앞 기수인 선배 검사를 추월해 승진하면 선배들이 옷을 벗는다는 이 문화는 다른 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문제적 상황이다. 이 문화는 젊은 나이의 유능한 검사들로 하여금, 타의에 의해 검찰을 나와 변호사를 개업해, 치욕스런 전관예우의 폐해를 만들어 낸 원인이기도 하다. 군대도 아닌 검찰에서 왜 이런 문화가 생겼을까. 간단히 그 배경을 알아보고 그런 문화를 끝낼 수 있는 검찰개혁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기수문화의 배경은 무엇인가

첫째, 우리의 조직문화 일반에서 볼 수 있는 특성이다. 대한민국의 어느 조직이든, 그 구성원이 매년 일정 수로 임명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면, 대개 기수문화가 존재한다. 행정부를 보면, 상층부는 대개 고시출신으로 이루어지는 데, 거기서도 기수문화가 존재한다. 이런 문화는 공기업에서도 심지어는 사기업에서도 존재한다. 이들 조직에선 대개 공채로 신입사원을 뽑는데, 기수별로 뽑는 상황에선, 자연스레 기수문화란 게 존재한다. 이런 문화 하에선, 강약의 차이는 있지만 후배가 선배를 추월해 승진하면, 선배들이 용퇴하는 게 미풍양속이다.

둘째, 검찰 조직의 특수한 성격에서 오는 문화적 이유다. 검찰문화의 특징은 소위 검사동일체 원칙이라는 것에서 온다. 이것은 검찰이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전 검사가 상명하복의 관계를 맺고 검찰사무를 집행한다는 것이다. 전국의 2천명 검사가 모두 다른 것 같지만 사실은 한 몸통처럼 움직인다는 말이다. 이 원칙에서 검찰총장을 위시한 상급자는 하급자를 지휘감독하고, 의사결정에서 자신의 의사를 우선시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부여된다. 이런 조직에서 만일 어제의 하급자가 오늘 상급자가 된다고 생각해 보라. 심정적으로 거북할 수밖에 없고, 그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

셋째, 검사를 배출했던 사법연수원 제도의 특수한 환경도 한 이유였다. 연수원이란 제한된 공간에서 2년간 동고동락한 경험(옛날엔 그 수도 적었다!)은 기수별로 묘한 선후배 문화를 형성하고 임관 뒤에 기수문화를 만들어냈다. 이것은 각 군 사관학교를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군대의 기수문화, 참으로 강력하지 않는가.

기수문화를 어떻게 끝낼 수 있을까

검찰의 이 군대식 기수문화를 바꾸기 위해선 원인에 기초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다만, 첫 번째 일반론적 원인에서 오는 기수문화는 우리사회의 전반적 문화적 현상이라 여기에서 다루긴 적절치 않다. 또한 세 번째 문제는 법조인 선발방식이 이제 곧 사법시험 제도에서 로스쿨 제도로 일원화되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다.

다만 로스쿨 제도 하에서도, 매년 일정수의 변호사 중에서 검사가 임용될 것이므로, 임관연도를 중심으로 하는 기수 개념이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거기에다 두 번째 원인이 결합하면 앞으로도 기수문화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한국의 검찰문화의 특징으로 존속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두 번째 원인인 검사동일체 원칙에서 만들어진 기수문화의 폐해를 검찰개혁적 차원에서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근본적 방법으로서, 검사동일체 원칙의 해체다.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단일체제를 깨자는 것이다. 이 방법 중 하나가 우리 검찰을 지방검찰청 중심으로 재편하고 검사장을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이다. 일명 검사장 직선제인데, 검사장을 주민들이 직접 뽑고 그 검사장에게 일반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부여한다면(이것은 미국의 주검사 제도와 유사함), 기수문화는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다.

선후배 기수가 경쟁해 선거로 검사장에 당선된 사람은 기수문화에서 해방될 것이고, 그 지휘 하에서 일하는 일반검사들도 그런 문화에서 해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방법은 우리 검찰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므로 논의할 쟁점이 많다. 그런 이유로 아직 법률가들 사이에서도 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또 하나는 현재의 제도를 크게 바꾸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검사장급 직위를 대내외로 개방하는 것이다. 이것은 특정 검사장 자리가 비는 경우, 아래 직급의 검사 중에서 승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내외 공모를 통해 지원신청을 받아 지원자 중에서 적임자를 선발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선발된 검사장에게 일정기간 임기를 보장하면 적어도 검사장 간에서는 기수문화가 발붙이기 어려울 것이고, 그것은 전 검찰로 파급될 것이다.

나는 검사장 직선제를 긍정적 차원에서 논의해 갈 것을 제안하면서 그 전단계로 우선 이 방법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부디 새 정부에서의 검찰개혁이 성공하길 빈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