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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통령이 마지막 애국심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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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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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의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오늘 담화에서 대통령이 말하고자 했던 핵심은 저 말이다. 저 말을 쉽게 하면 이렇다.

"대통령으로선 오로지 국가발전을 위해 선의로 재단을 설립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아래 사람들이 위법행위를 한 모양입니다."

한 마디로 모든 범법행위는 최순실과 자신의 비서진 혹은 관련 공무원들의 비위(범법행위)로 밀고 자신은 그것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다만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는 말이다.


범법행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래 것들이 했다고 하면, 국민들이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이겠는가.


매우 안타까운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 이제까지 드러난 이 사건은, 대통령이 직접 권력을 이용해, 기업들의 목을 졸라서 돈을 내게 해 미르와 K 스포츠 재단을 만들었고, 최순실 등이 그 재단을 사적으로 운영해 불법 이익을 취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권력을 이용한 공갈 범죄에 대통령이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말하는 게, 자신은 선의로 일을 추진했을 뿐, 범법행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래 것들이 했다고 하면, 국민들이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이겠는가.

이 사건에서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기 위해선 저 공갈범죄행위를 정면에서 부정하고 그에 맞는 반대증거를 내놓는 수밖에 없다. 그걸 못하면 자리에서 내려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런 중대 범죄행위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잖은가.

백보를 양보해서, 범죄행위에 대해선 무슨 변명을 한다고 해도, 본인 입으로 '모든 사태는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났다'고 하면서,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런 정도라도 사과한다면 응당 책임을 진다는 말이 따라와야 한다. 수사를 받겠다고 하는 것은 책임지는 게 아니다. 어느 국민이든지 범죄의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받는 것 아닌가.


박대통령이 정녕 조금이라도 국민들로부터 동정을 받고, 퇴임 이후 선처를 받길 원한다면, 사임 절차에서 정치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밤 사이 대통령에 지지에 대한 여론조사가 나왔다. 5%! 현 시대 세계 어느 지도자에게서도 볼 수 없는 경이적 지지도다. 오차를 감안하면 0%일 수도 있다. 이제 국민이 확실히 대통령을 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대통령은 사임(하야란 말을 쓰지 않겠다. 용어 자체가 봉건적이기 때문이다)해야 한다. 그 길밖엔 없다.

박대통령이 정녕 조금이라도 국민들로부터 동정을 받고, 퇴임 이후 선처를 받길 원한다면, 사임 절차에서 정치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이 보여줄 처음이자 마지막 애국심이다.

여야 정치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치해 여야가 합의하는 거국중립내각을 만들겠다는 것을 약속하시라. 그리고 내각이 구성되면 자신은 물러나겠다고 말하시라. 그렇게 해서 내년 봄 조기 대선을 치르자.

그리고 하나 더. 이젠 외국에 나가지 마시라. 5% 지지 받는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서 외국 정상들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가. 제 정신 있는 사람이라면 창피해서 말도 안 나올 것이다. 그동안 외국 다닌다면서 쓴 천문학적 돈 생각하면 우리 국민들 억장이 무너진다는 사실, 똑 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