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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대는 '님비현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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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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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논쟁에서 우리가 따져야 하는 것들

성주 사람들이 사드 배치 반대에 총력전을 벌리고 있다. 총리가 설득한다고 성급하게 갔다가 호되게 봉변을 당하고 왔다. 그러자 정부의 대응논리가 매우 요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사드 문제가 다음 두 가지 우려할 만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첫째, 사드 배치의 관건이 주민 건강을 해칠 위험 여부에 달려있다는 시각이다. 총리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사드 배치, 그것 절대로 주민들의 건강에 위험 없다. 만일 위험하면 설치하지 않겠다." 정말 사드의 전자파에서만 해방될 수 있으면 사드 배치 논쟁은 그냥 끝나는 문제인가? 지금 성주 주민들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게 자신들의 건강 위험 때문인가? 만일 그 위험이 없다는 보장만 있으면 사드 배치에 찬성할 수 있다는 것인가?

둘째, 사드 배치는 성주 주민들의 문제지 다른 지역 사람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고약한 흐름인데, 사드 배치를 마치 동네에 쓰레기장이 들어오는 문제로 보자는 것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그것과 관계없는 성주 외 지역 사람들이 반대하면 무슨 나쁜 의도가 있는 것처럼 비쳐진다. 이것은 사드 배치 반대를 님비현상이자 국가안보를 등한 시 하는 비애국적 행동으로 몰아갈 수 있는 논리다.

나는 이런 흐름에 대해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사드배치 논쟁은 본질은 잊은 채, 완전히 산으로 갈 수 있을지 모르며, 그것은 사드 배치를 원하는 정권의 의도에 그대로 부합하는 것일 게다.

우선 사드 배치를 주민 건강권과 관련된 문제로 보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곧 그 반대의 근거를 잃게 될 것이다. 전자파의 유해성은 속성상 쉽게 밝혀지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열심히 그 무해성을 주장하고 미국과 일본이 그에 동조하면 반대 측에서 어떤 논리로 반대할 수 있겠는가. 주민들이 무슨 수로 유해성을 증명해 사드배치를 추진하는 정부와 싸우겠다는 것인가.

사드문제가 성주 주민 문제로만 보는 언론이나 정부의 태도에 휘말리는 것도 큰 일이다. 사드문제는 성주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문제다. 우리 모두의 문제다. 그러니 찬성이든 반대든 전 국가적, 전 국민적 차원에서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설혹 누군가가 성주 외의 사람들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을 문제 삼는다면 그것을 당당히 비판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 무엇이 사드 문제의 핵심인가. 우리가 무엇에 집중해 이 사드 배치를 반대해야 하는가.

첫째는 사드 배치와 관련된 민주적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드와 같은 전략무기 배치를 어떻게 대통령이 독단으로 결정하는가. 이 나라가 대통령중심제라고 해도 그게 대통령 마음대로 하라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도대체 의회가 왜 존재하는가. 언필칭 의회민주주의를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의 한 축으로 삼았다면, 의회가 이럴 때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할 수 있도록 토론을 해야 하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이 사드문제는 대통령의 권한 문제로 축소되어서는 안 되며, 국회의 비준 동의권 문제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국익적 차원에서 따져야 한다.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동북아의 긴장이 조성되고 있지 않은가. 도대체 사드 배치가 우리 안보에 무슨 이익이 된다는 말인가? 도대체 사드가 어떻게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유효한 억지책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무역 보복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데, 왜 그런 상황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하는가?

사드 배치 반대는 바로 이런 것들을 따져야 하는 것이다. 그게 본질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