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허핑턴포스트 블로거의 분석과 의견이 담긴 생생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최병천 Headshot

상대방 선거운동 해주는 '자해적 네거티브'

게시됨: 업데이트됨:
MEGAPHONE
selimaksan via Getty Images
인쇄

선거는 게임의 속성이 있기에 단기전(短期戰)에서 누가 이길지는 '알 수 없다'가 정답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선거 캠페인을 잘하는 쪽'이 이긴다는 점이다.

1997년 김대중의 당선은 '역사의 필연'이었는가? 아니다. 김대중 빨갱이론에 시달리면서도, 호남에 갇혀 있는 불리한 구도를 인정하고, '외연 확장'을 위한 선거전략과 선거캠페인을 했기에 승리했다. 당시 김대중은 박정희 통치의 동반자였고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종필과 손잡고, 경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포항제철 신화 박태준과 손잡았다. 그리고 당시 개혁적 보수로 간주되던, 독립운동가 이회영의 손자였던 이종찬씨 등과 손잡았다.

2002년 노무현의 당선은 '역사의 필연'이었는가? 아니다. 200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2000년 총선의 부산 도전, 부산 낙마 직후 꾸린 노사모 조직, 노사모와 개혁당으로 상징되는 대중운동 캠페인, 서프라이즈-노사모-오마이뉴스-개혁당을 잇는 캠페인 네트워크의 구축, 국민참여경선 제도의 도입, 정몽준과의 단일화 등 일련의 전략-전술이 있었기에 노무현의 당선이 있었다.

마찬가지이다. 2012년 박근혜의 당선도 '역사의 필연'이 아니라, 캠페인의 승리였다. 박근혜의 선거 캠페인이 경쟁후보의 선거 캠페인보다 우월했기 때문에 박근혜가 승리했다. 독재자의 딸이었던 박근혜는 '아버지의 꿈은 복지국가'라고 이야기하며, 복지국가 공약과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걸었다. (*위반한 것도 많지만, 실제로 이행한 것도 많다.) '독재자의 딸이 복지국가를 내걸 정도'로 파격적인 변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거 캠페인이 있었기에 박근혜가 승리했다.

그럼,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 '역사의 필연'은 없다. 선거 캠페인을 잘하는 쪽이 이긴다. 그럼, 어디가 선거 캠페인을 더 잘하게 될까?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미리 미리 '내실있게' 준비한 곳이 선거 캠페인을 더 잘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각각 선출된 4월 3월, 4일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양자 구도가 열렸다. 앞서던 후보 캠프 입장에서 당황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래서 네거티브를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다만, 네거티브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효과적인 네거티브를 해야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그렇지만, 네거티브는 반드시(!) 반대급부(反對給付)가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네거티브는 '공짜'가 아니다.

'팩트'가 충분히 확인되고 상대 후보의 '자질'과 연동되는 네거티브는 효과적인 네거티브이며,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가 되는' 네거티브이다. 그러나, 팩트도 분명하지 않고, 팩트가 분명하다고 할지언정 후보의 자질과 연결되지 않는 네거티브는 'so what?' 혹은 '그래서 어쩌라고?' 같은 의문만 낳을 뿐이다. 이런 네거티브는 거꾸로 '표가 빠지는' 네거티브임을 잊으면 안된다.

최근 일부 네거티브는 '표가 빠지는' 네거티브로 보인다. 착각은 금물이다. 막무가내로 상대방을 깐다고 상대 후보 지지율이 무조건 빠지는 게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를 까면 깔수록 상대후보 지지율은 올라가고, 지지후보 지지율은 빠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 네거티브의 공통점은 '찌질한' 네거티브이고, 결과적으로 '표가 빠지는' 네거티브이다.

네거티브. 하려면 제대로 하라. '어설픈' 네거티브는 안 하는게 낫다. 어설픈 네거티브는 상대방 선거운동 해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정말 최악의, '자해적' 네거티브에 다름 아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