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Korea kr
블로그

허핑턴포스트 블로거의 분석과 의견이 담긴 생생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최병천 Headshot

새누리당 의원들은 탄핵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1
연합뉴스
인쇄

11월 20일(일) 검찰 발표가 있었다. 핵심 내용은 '박근혜가 주범'이며, 나머지 최순실-안종범-차은택-정호성 등은 '박근혜와 공모하여'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검찰의 공소장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법리적 요건은 갖춰졌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을 실제로 탄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추가되어야 한다.

1) 첫째, 국회의원 과반이 발의하고, 국회의원 200명 이상이 탄핵 가결에 찬성해야 한다.
2) 둘째,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헌법재판관 인원은 총 9명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탄핵 입장 표명' 유권자 운동을 전개해야

87년 6월 항쟁은 이슈 자체가 '개헌'이었다. 그 이전 헌법은 전두환이 만들었던 것인데, 전두환이 만든 '통일주체 국민회의'라는 곳에서 대통령을 임명하는 방식이었다. (간선제도 아니고, 사실상 전두환에 의한 '지명방식'이었다.)

그래서 국민들은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며 시민항쟁을 벌였다. 그것이 6월 항쟁이었다. 80년 광주학살로 집권한 전두환을 대상으로 학생운동을 중심으로 7년에 걸쳐 끈질긴 싸움을 했고, 시민들이 가세하여 승리할 수 있었다. 87년 6월 항쟁은 헌법을 바꾸는 싸움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기존 헌법을 부정하는 반체제 운동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6년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은 헌법을 지키는 싸움이라는 점에서 6월 항쟁과 근본적으로 구분되는 지점이다.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농락한' 세력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을 비롯한 그 일당들이다. 오히려 이들이야말로 '반체제 세력'이다.

검찰은 박근혜가 모든 사건을 공모한 '주범'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래서 탄핵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국회의원 300명을 대상으로, 특히 새누리당 129명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박근혜의 헌정질서 유린과 탄핵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유권자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국회에서 탄핵 안건은 '무기명 투표'를 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 이 사건은 '헌법을 지키는' 싸움이기에, 모든 국회의원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힐 의무가 있고, 모든 유권자는 국회의원에게 입장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가 있을 때, 북한의 남침과 북한의 3대세습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자 통합진보당의 모 국회의원은 '양심의 자유, 침묵의 자유'를 핑계 대면서 답변을 회피한 적이 있다. 당시 진보-보수 언론을 막론하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 비판의 핵심은 '자연인, 개인'은 양심의 자유와 침묵의 자유가 있지만, 선출된 공직자인 국회의원은 공적 현안에 대한 유권자에게 입장을 밝힐 책무가 있는데 회피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개개인들이 박근혜를 옹호하고, 검찰 결정을 비난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것은 자신의 '견해'일 수 있다. 존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 129명을 포함한 국회의원 300명은 한 명도 빠짐없이 '공개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

헌재 결정은 2달 이내 가능 - 이정미 재판관 임기 끝나는 '3월 13일 이전'에 끝내야

국회에서 탄핵 안건이 가결되면 그 다음에는 헌법재판소로 넘어간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로 넘어갈 때, 국회에서 201명으로 통과된 안건과 220명, 240명, 260명, 280명, 300명의 합의로 통과되는 안건의 '정치적-헌법적 무게감'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최소한 '230명~260명에 가까운' 탄핵 찬성 국회의원을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결국 탄핵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유권자 운동을 통해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빨리' 탄핵안을 가결하는 것이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노컷뉴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터뷰한 것에 의하면, 이번 사안은 헌법 위반이 너무 명백하기 때문에 2달 이내에 '헌재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문제의 핵심은 현행 헌법 제113조 ①항은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헌법재판관은 총 9명이다. 그런데, 이중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했던 박한철 재판관(소장)은 1월 31일, 이용훈 대법원장이 임명했던 이정미 재판관은 3월 13일에 임기가 종료된다.

만일 박한철 재판관이 1월에 끝나고, 이정미 재판관이 3월 13일에 끝나면 헌재 재판관은 7명만 남게 된다. 그럼, 이중에서 2명만 반대해도 탄핵 결정이 기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국회가 해야 할 최선의 결정은 최대한 빨리, 탄핵안을 가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최대한 많은 국회의원의 찬성 입장을 얻어내야 한다. 최대한 많은 국회의원의 탄핵 입장 표명에 한해서는 '유권자 운동'의 역할이 존재한다.

과도내각 혹은 청산내각 총리(?) - 모두 '김칫국 논쟁'에 불과하다.

정세가 바뀌면 판단도 빨리 바꿔야 한다. 과거 주장을 고집하다 오히려 실기(失期)할 수 있다. 정치권 다수가 거국내각을 논의하던 시점에는 '질서 있는 하야론'이 진일보한 대안일 수 있었다.

그러나, 거국내각이든, 책임총리이든, 질서 있는 하야론이든, 과도내각이든, 청사내각이든, 공통점이 있으니 박근혜가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경우에만 유효한 대안이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먼저 마시고 있는' 김칫국 논쟁에 불과하다.

헌법 제86조 ①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회가 주도하는' 총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87년 6월항쟁처럼 '초헌법적' 아이디어 경쟁은 결과적으로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임기 종료되기 이전에 '헌법재판관 8명일 때, 6명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되는 안건을, 2017년 3월 13일이 지나면 '헌법재판관 7명일 때, 6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안건으로 바뀌게 된다.

'박근혜가 수용할 의사가 있어야' 유의미한 대안인 질서 있는 하야론이 '허망한' 이야기였던 것처럼, 과도내각, 청산내각, 혁명내각의 국무총리 역시 박근혜가 수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하나마나한 대안들이다. '국회 주도의 국무총리'는 헌법상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개개인들의 '아이디어'로만 존재하는 허망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국회는 '허망한 이야기'로 '쓸데없는 시간' 보내기를 중단하고, 3월 13일에 탄핵 결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탄핵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은 새누리당 국회의원 129명에게 '탄핵에 대한 입장표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유권자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①국회가 할 일 ②유권자가 할 일 ③헌법재판소가 할 일을, 하루라도 더 빨리 할수록, 비정상적인 국가의 정상화는 더 빨라질 것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