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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박정희 후광효과'를 박살내다 | 새누리당 지지율 2위 추락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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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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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정당지지율이 2위로 추락했다. 매일경제-MBN이 레이더P를 통해 리얼미터에 의뢰한 조사에 의하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28.9%였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9.1%로 나왔다. 그리고 박근혜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인 27.2%가 나왔다.

내가 기억하기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새누리당 지지율이 2위로 주저앉은 적은 딱 두 번밖에 없다. 2009년 6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직후와 2012년 4월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1.15 전당대회 직후이다.

(*2005년부터 새누리당[=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언제나 민주당[=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을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지지율이 2위로 주저앉은 경우는 지난 12년 동안 이번을 포함해 총 3회밖에 없는 셈이다.)


최순실-정유라-이대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은 2030세대의 '불공정 가치'와 50대 초중반 세대의 '물질적 정서' 모두를 동시에, 아주 민감하게 건드린 사건이었다.


최근 2달간 있었던 일련의 사태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핵심과 주변부 지지기반을 '동시다발'로 붕괴시켰다고 봐야 한다.

먼저, 최순실-정유라-이대의 특혜입학 및 학사문란에 관한 일련의 사건들은 ▲2030세대의 지지율을 폭삭 주저앉혔고 ▲동시에 대학생을 자녀로 둔 50대 초중반 학부모들의 민심이반을 일으켰다고 봐야 한다.

2030세대는 '불공정-가치'에 가장 민감한 유권자층이다. 50대 초중반 세대는 '경제-물질적' 문제에 민감한 세대이다. 그런데, 최순실-정유라-이대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은 2030세대의 '불공정 가치'와 50대 초중반 세대의 '물질적 정서' 모두를 동시에, 아주 민감하게 건드린 사건이었다. (*요컨대, 나향욱의 개돼지 발언 같은 것들이, 다양한 버전으로, 한 달 내내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전경련에게 800억원의 돈을 뜯어서, 미르-K스포츠 재단을 통해 최순실-정유라에게 (*당구로 치면, 쓰리쿠션 방식으로) 넘겨준 것은 <기업하는 사람들>을 매우 민감하게 자극하는 이슈였다. 더군다나 '기업하는 사람들'은 우병우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던 조선일보에 대해 청와대가 '뒷조사'와 '주먹'으로 재갈을 물리고, 두들겨 패는 행태를 똑똑히 지켜봤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2030세대 지지층, 50대 초중반 유권자층, 기업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영남 일대 지지율을 폭삭 주저앉게 만들었다.


박정희 후광효과의 실체는 독재는 했지만 경제성장 성과는 좋았다는 점이다. 지금 박근혜는 '경제성장 성과는 없는데 독재적 통치'를 하는 정권에 다름 아니다.


애초, 박근혜의 대통령 당선과 지지기반에는 아버지 박정희의 후광효과가 매우 컸다. 박근혜가 누렸던 <박정희 후광효과>의 실체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비록 독재는 했지만 <경제성장의 성과>는 매우 좋았다는 점. 둘째, 비록 후반부에 사생활이 일부 문란하긴 했지만 대체로 <공적 소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두 달간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그간 박근혜가 누렸던, <박정희 후광효과>를 산산이 박살내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박근혜 정부 4년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2.9%에 불과하다. 김대중 정부의 평균성장률은 5.3%였다.(IMF 사태가 곧바로 반영된 98년을 제외하면 8%였다.) 경제성장률 자체가 '반토막' 난 것이다.

10%를 넘던 박정희 시대의 고도성장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집권 10년 동안 성장률은 '고작' 5% 내외에 불과하고, 양극화는 심화되고, 허구한 날 국가보안법 폐지 따위의 이슈들을 갖고 싸움박질이나 해대자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고 되물으며 항의했다. (*게다가 일부 민주화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은 싸가지 없기까지 했다.)

그에 비교하면, 지금 박근혜는 <경제성장 성과는 없는데, 독재적 통치>를 하는 정권에 다름 아니다. 거기다가 <측근과 비선실세로 국정문란을 하되, 오직 '뒷조사'와 '주먹'으로 방어하는> 정권에 다름 아니다.


조선일보와 전경련으로 상징되는 중도보수-전통보수-영남보수도 민심이반에 가세했다고 봐야 한다.


당장은 박근혜의 뒷조사와 주먹, 국정원과 검찰, 그리고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을 통한 보복이 두려워서 대놓고 항의는 못하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중도층은 말할 것도 없고, '조선일보'와 '전경련'으로 상징되는 중도보수-전통보수-영남보수도 민심이반에 가세했다고 봐야 한다.

지배란 <헤게모니에 의한 지배>와 <강권에 의한 지배>로 구분된다. '헤게모니'에 의한 지배는 '동의에 의한' 지배를 의미하며, 강권에 의한 지배는 '폭압적-강제적 권력수단'에 의한 지배를 의미한다.

김대중-노무현의 민주정부 10년간에 걸쳐 박정희의 인기가 상승한 것은, 한국의 보수에게 '동의에 의한 지배'가 가능하도록 사회정치적 지지기반이 그만큼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박정희 후광효과> 덕택에 이명박은 압도적인 지지율로 집권을, 박근혜는 박빙의 신승으로 집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총선을 전후한 시점부터 최근까지 우병우-최순실-정유라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들에서 보여지는 박근혜의 행태는 '동의에 의한 지배'를 사실상 포기한 사람으로 비쳐질 정도로 일관되게 막가파적이다.

현재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에토스'(화자의 권위)가 무너진 상태이다. 그래서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 실수를 꼬투리 잡아 역공을 취해도 잘 먹히지 않는 것이다.

한국의 중도보수-기업보수(시장보수)의 입장에서는 박근혜 정권을 '자신들의' 정권으로 인정하기 어렵게 됐다. 경제성장의 성과는 개털이면서, 허구한 날 삥 뜯기고, 쪼인트 까이고, 엎드려 뻗쳐 하며 야구방망이로 얻어맞고, 눈을 내리깔지 않으면 쪼그려뛰기만 당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보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권력이 아니라, 단지 '자신들의 사리사욕'만 챙기는, 거기다가 '무능'하기까지 한 <조폭 권력>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 '조폭 권력'이 송민순 회고록을 꼬투리 삼아 역공을 취하든 말든, (*보수 입장에서도) '마음의 울림'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직면한 현재의 민심이반은 송민순 회고록 역공 같은 '뻔한 정치적 수작'으로 해결될 수 없다. 정공법으로 대응하는 방법밖에 없다. 우병우를 사퇴시키고, 내각을 일대 쇄신하고, 전경련에게 삥 뜯은 800억원이 넘는 돈을 돌려주고, 정유라의 경우 자퇴 등을 통해 '민심에 반응하는' 최소한의 성의표시를 해야만 한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