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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훈 Headshot

유명세와 'SNS 총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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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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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공항 입국장에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등 아이돌 스타 A군은 유명세를 탔다'라고 긍정적인 의미로 쓰는 문장들이 있는데, 유명세에서 세는 勢(형세 세)가 아니라 税金(세금)할 때 税자다. 즉 유명하기 때문에 겪는 불편함을 말한다.

며칠 전 SNS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 어떤 분이 '김남훈은 두테르테나 전두환 같은 대통령이 나오길 바란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나는 그렇지 않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그랬더니 '삭제는 하지 않고 반론권을 보장한다'하더니 나중에는 '맞팔을 원합니다'라는 60년대 억지 해피엔딩 반공영화 같은 결말로 끝났다.

프로레슬러, 방송인, 작가 등등으로 나름 활동해온 경력이 있기에, 개인 브랜드 '김남훈'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날이 최소 국민연금 개시 지급일인 만 65세까지는 갈 것으로 보이기에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 또는 음해성 정보에 대해선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저 포스팅을 쓴 분이 어떤 악의적 의도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되지만 이미 50여회 이상 공유가 되었고 내 이름을 검색창에 넣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노출된다. 또한 몇몇 분들이 이런 내용으로 대화를 나눈 것도 포착되었다.

겨우 5g짜리 총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결코 크기 때문이 아니라 빠른 속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에너지 때문이다. SNS상의 글 한 줄은 누군가의 직업, 인생, 생명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아마 이런 소동은 앞으로도 종종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뜻하지 않게 유명세를 계속 납부할 것 같다. 특히 내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가 아닌가. 이쪽이나 저쪽이나 '같은 진영'이라고 하더라도 몇몇 분들은 '아이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바타'를 원한다.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해 주길 바란다. 그래서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는 의심이 들자마자 프락치, 변절 운운하며 총알을 쏜다.

오늘은 오랜만에 스쿠터가 아닌 배기량이 큰 바이크를 타고 나왔다. 엔진 회전수에 맞추어 미션을 조절하고 엑셀로 엔진 연소실에 흡기량을 조절하자 매우 적절한 출력으로 라이더와 머신 도합 약 420 kg를 기분 좋게 전방으로 밀어냈다.

내 눈으로, 내 손으로, 내 피부로, 내 발꿈치로 들어오는 각종 정보들을 파악하고 분석한 뒤 다시 대뇌를 통해 내 몸에 명령을 내렸고 그 몸 동작에 따라 바이크가 움직였다.

세상일이 다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비게이션에도 없고 페인트도 칠해지지 않은 과속방지턱처럼 달뜬 기분을 갑자기 싸하게 만드는 일은 앞으로도 일어나겠지. 어쩌면 그래서 삶은 가치가 있는거겠지,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목적지에 도착해 헬멧을 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