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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장애인, 여전히 승차거부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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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저상버스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뇌병변장애 1급의 ㄱ 씨(26세)는 지난 3월 12일 밤 10시 30분, 경기도 평택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학교로 복귀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ㄱ 씨는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6대의 버스로부터 승차거부를 당했다. 승차거부는 다음 날인 13일 저녁에도 계속됐다. 이에 화가 난 ㄱ 씨는 평택시에 승차거부에 관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ㄱ 씨는 3월 12일부터 6월 18일까지 총 10여 차례에 걸쳐 승차거부를 당했다. 승차거부를 당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버스 기사들은 ㄱ 씨를 무시한 채 지나가거나, 휠체어 리프트 사용법을 모른다, 혹은 리프트가 고장 났다며 ㄱ 씨를 태우지 않았다. ㄱ 씨가 "리프트 고치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해도 버스는 ㄱ 씨를 무시한 채 번번이 정류장을 떠났다. 어떤 날은 ㄱ 씨에게 "동반인이 없으면 무조건 못 탄다"고 하며 대놓고 무시한 적도 있었다.

ㄱ 씨는 3월 12일 승차거부를 당한 이후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아래 인권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인권센터 측은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와 지난 25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에 대한 승차거부를 한 버스회사들과 평택시를 상대로 차별구제 소송을 제기했다.

인권센터 측은 승차거부를 한 A여객 주식회사, B고속 주식회사, C운수 주식회사에 100만 원의 손해배상과 소속 운전사들에게 버스 승차거부, 정류소 무정차 행위를 한 것에 대한 시정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소를 제기했다. 평택시장에겐 버스회사들에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13조에 따른 이동편의시설의 설치 및 관리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라는 취지의 청구를 제기했다.

인권센터 측은 "장애인에 대한 승차거부 문제가 한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닐 것"이라면서 "공익소송을 통해 휠체어 승강설비를 정비하지 않은 버스 운행이나 장애인에 대한 승차거부는 위법하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6조는 승차거부나 무정차 행위를 위법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9조는 이동 및 교통수단 접근·이용에 있어 장애인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 이 글은 <비마이너>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