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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나라 잘 지킬 수 있다 | 프랑스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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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스권에 갇힌 대세 후보 문재인의 여론조사 상의 지지율

대통령 박근혜의 탄핵심판사건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드디어 최종 변론 날짜를 다음 주 월요일(2월 27일)로 잡아서 최순실/박근혜 일당의 국정농단 사건의 처리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느낌적 느낌이다. 헌재가 박근혜에 대한 탄핵인용 결정을 내려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면 60일 내에 그녀의 후임을 뽑기 위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어서 다들 아시다시피 벌써부터 차기 대선주자들은 정신없이 대권행보 중이다. 그런데 여권 후보들의 부진 속에서도(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을 제외하고는 여론조사에서 3% 이상의 지지를 받는 이도 잘 없는 것 같고, 황교안 대행이 10% 내외의 지지를 받는다고 하나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인지라 출마 여부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대세라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박스권인 30% 내외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2. 우리나라 야당 내지는 이른바 진보세력은 국가안보에 약하다?

왜 때문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문 후보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내지는 우리나라의 현재 야권 및 진보세력의 안보관에 대하여 중도 내지는 보수적 유권자들이 의구심을 표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집권하던 시절의 이른바 민주정부 10년간에 시행되었던 대북 유화책인 햇볕 정책의 실패, 그리고 북한의 거듭되는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등의 미사일 발사시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면 북한에 먼저 가겠다느니,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 WMD) 개발에 필요한 자금원으로 의심 받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입장, 이른바 참여 정부 시절 유엔에서의 북한 인권 결의에 대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해야 할 때 북한의 입장을 먼저 확인해 보자는 의견을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 후보가 냈다던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회고록 논란 등등이 그런 의구심을 더욱 강화시켜서 결국 중도 내지 보수적 유권자들이 선뜻 문 후보를 지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느낌적 느낌이다.

3. 안보 행보를 시도해 보지만 스텝이 꼬이는 문재인 후보

문재인 후보도 그러한 중도 내지 보수적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무척 노력 중인 것 같다. 군 장성 출신들을 대거 영입하는가 하면, 자신이 특전사에 근무하였다는 경력을 강조하고, 군부대도 방문하면서 이러한 안보 불안감을 달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영입(또는 문 후보측 설명에 의하면 지지 선언을 하였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관련 해프닝이나, 전직 군장성들을 다수 모아 놓고 군번줄까지 다시 차고 진행한 행사에서 태극기가 거꾸로 달리는 실수까지 보고 나니 뭔가 스텝이 꼬이는듯싶다.

4. 국가안보에 강한 프랑스 급진공화파/좌파의 연면한 전통

이렇게 국방과 안보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적대적인 인상을 중도 내지 보수 유권자들에게 심어주는 우리나라 야권 내지는 이른바 진보적 세력의 처지를 볼 때마다 프랑스 급진공화파/좌파의 연면한 국방과 안보 중시 전통이 떠올라서 우리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프랑스가 부럽기도 하고 해서 프랑스의 급진공화파/좌파의 안보 중시 전통을 한 번 소개해 보고 싶다.

1789년부터 일어난 프랑스대혁명 때 외국의 반동세력들이 프랑스대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가 자신들의 나라에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프랑스에 침공하였을 때 이에 저항한 것에서 프랑스 급진공화파/좌파의 조국 방위 전통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겠다. 괴테가 찬탄하였다는, 발미 전투에서 거지꼴이었을 프랑스혁명군은 유럽 왕가의 정규군을 격파했고, 공포정치를 자행한 로베스피에르와 같은 자코뱅당원들은 프랑스 국내에선 단두대에서 정적들을 처단할지언정(쿨럭;) 조국을 지키기 위해선 누구보다도 앞장섰다.

프랑스가 프로이센(독일)과 맞섰던 1870년에 일어난 보불전쟁 때도 어설픈 황제 나폴레옹 3세는 전쟁 초입에 세당에서 적군인 프로이센(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버렸고, 부르주아들은 독일과 강화를 체결하려고 하였으나, 파리 시민들은 파리 꼼뮨을 통해서 외세와 그에 결탁한 이들에게 마지막까지 저항했다.

프랑스가 독일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는 했으나 엄청난 피해를 입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도 프랑스 야권세력(응?)의 국방/안보 중시 전통은 연면하게 이어진다. 특히 돋보인 것은 드레퓌스 사건에서 군부와 보수파를 공격하는데 앞장섰던 급진공화파 정치인 끌레망소의 처신. 유태인 하급장교 드레퓌스가 독일간첩이란 누명을 뒤집어 쓰고 절해고도에 유배된 이 사건 중에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란 글을 자기가 발행하는 신문에 실었던 용감한 언론인이기도 했던 끌레망소는 드레퓌스 사건 내내 보수적인 군부와 카톨릭 세력에 맞서 종독파(응?)란 누명을 뒤집어쓴 드레퓌스의 구명을 위해 애쓴다. 그리고, 마침내 독일이 1차 세계 대전 때 프랑스에 침공해 오자 끌레망소는 누구보다도 앞장 서서 독일군과 맞서 싸웠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clemenceau world war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선을 시찰하는 끌레망소.

제2차 세계대전 때도 독일에 점령된 조국 프랑스를 해방시키기 위해 애썼던 레지스탕스 운동도 대외적으로는 이를 이끌었던 드골 장군/대통령의 이름만 잘 알려져 있는 편이지만, 프랑스 공산당을 비롯한 프랑스 좌파의 기여를 빼놓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니, 프랑스 우익이 국방/안보 이슈를 가지고 좌파를 까는 장난을 칠 수 있을까? 당장 파리와 니스에서 벌어졌던 과격파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테러에 맞서고 있는 것도 프랑스 사회당 출신의 올랑드 대통령이었고.

5. 우리도 안보에 강한 야당을 갖고 싶다.

물론 프랑스 급진공화파/좌파의 이런 연면한 국방 중시, 애국 전통이라는 것은 200년 넘은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앞에서 언급한 하나하나의 사건들이 적군이 쳐들어 오거나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는 엄청난 사건들 속에서 프랑스 급진공화파/좌파들이 보여준 용기 있는 실천을 통하여 차곡차곡 쌓인 것이니 당장 이번 대선에서 야권의 차기 주자들이 써먹을 용도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수십년 전의 군복무 경력을 강조하거나 방산비리로 가뜩이나 이미지도 좋지 않은 퇴역 장성들을 모아 놓고 하는 이벤트성 행사, 가뜩이나 힘든 청춘을 보내는 현역 군인들을 더 힘들게 만들 것만 같은 군부대 방문 같은 행사만 거듭하기보다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나, 김정남 암살 같은 천인공노한 만행이 있을 때라도 야권의 대선주자들도 국가안보에 있어서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앞으로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중도나 보수층 유권자들의 마음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박근혜 일당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태극기나 국가안보가 여전히 극우세력의 전유물로만 인식되는 상황이 안타까워서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써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