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image

이강국

일본 리쓰메이칸대 경제학부 교수

일본 리쓰메이칸대 경제학부 교수

외환위기는 위장된 축복이었나

위기의 해법은 사물이 움직이는 방식을 오랫동안 규정하는 법이다. 외환위기 20년, 위기와 이후의 해법이 누군가에게는 분명 축복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도 축복이었는지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져보아야 할 것이다.
2017년 12월 05일 11시 22분 KST

인플레이션은 어디로 갔을까

2010년 약 10%이던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9월 4.2%로 하락하여 완전고용 상태지만 개인 소비지출 물가상승률은 연초보다 하락하여 전년 대비 1.6%였다. 일본은 양적완화를 계속하고 있지만 물가상승률이 1%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실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시경제의 수수께끼라 부를 만하다.
2017년 11월 07일 11시 37분 KST

로보칼립스 혹은 4차 산업혁명

노동자의 힘과 몫이 줄어들고 기술독점기업의 이윤만 커지면 수요가 부족해져 투자와 생산성 그리고 성장 모두가 정체되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로봇세나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017년 10월 10일 15시 44분 KST

소득주도성장, 제대로 된 논쟁을

국제적으로 사례가 없다는 비판은 어떨까. 주류 경제학도 이제 심각한 불평등이 성장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국제기구들은 포용적 성장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은 총리가 임금 인상을 독려하고 임금과 소비 증가를 통한 경제의 선순환을 강조한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의 공약이 보여주듯 여러 선진국들은 불평등의 개선과 총수요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니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은 멈추시라. 대신 진지한 연구와 제대로 된 논쟁을 보고 싶다.
2017년 09월 05일 11시 16분 KST

핀셋이냐 폭탄이냐

흥미롭게도 이제 보수적인 논자들이나 언론도 보편적인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원래 세금을 많이 내던 부자들만 세금을 더 내는 것은 불공평하고 세수도 얼마 안 되니 더 많은 사람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장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람들이 47%에 이른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진심이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이 오랫동안 감세를 지지하고 증세에 반대해온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2017년 08월 08일 10시 13분 KST

뜨거운 감자, 최저임금 인상

2020년에 1만원이 되려면 현재 6470원인 최저임금을 매년 약 16%씩 인상해야 하니,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 영세한 자영업자들이나 중소기업들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인상되어 임금과 비교할 때 선진국들 중 거의 중간 수준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최저임금 미만율도 높아져 2016년 현재 노동자의 13.6%, 264만명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정부는 카드수수료 인하 등의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으며, 가맹점업계의 불공정 관행과 임대료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도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처들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은 약자들끼리의 갈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
2017년 07월 11일 13시 51분 KST

왜 임금이 오르지 않는 것일까

월급쟁이라면 누구나 스스로에게 한 번씩은 던져보았을 법한 질문이다. 최근 이 질문이 미국 등 선진국의 정책결정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어 실업률이 떨어졌지만 임금상승이 무척 느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4.3%로 거의 완전고용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시간당 명목임금 상승률은 1년 전에 비해 2.5%였고,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임금 상승률은 4월 0.1%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 명목임금 상승률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매우 느리다. 이러한 '임금 없는 성장'은 이제 경제의 새로운 수수께끼가 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2017년 06월 13일 12시 18분 KST

장미대선과 노동소득분배율

빵을 나누는 문제는 역시 전세계의 고민거리다. 개인소득의 불평등도 심각한 문제지만 최근에는 자본과 노동 사이의 분배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이후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기 시작하여 2000년대 들어 급속히 낮아졌고, 다른 국가들도 이와 비슷하다. 노동생산성 상승에 비해 실질임금 상승이 낮아서 국민소득에서 노동자들의 몫이 줄어들었고 기업에 비해 가계가 상대적으로 가난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제학계에 수수께끼와도 같은 일이라 이제 학자들은 머리를 짜내어 여러 설명을 내놓고 있다.
2017년 05월 16일 14시 40분 KST

일본은 한국의 미래인가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2단계 아베노믹스와 일본 정부의 임금인상 노력이다. 아베 정부는 임금 상승을 아베노믹스 선순환의 핵심고리로 생각하여 관제 춘투(정부 주도의 봄철 임금인상)를 통해 기업들에 임금을 올리라고 압박해왔다. 또한 아베 정부는 작년 발표한 '1억 총활약 플랜' 아래서 저출산 해결을 위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장시간 노동 규제, 최저임금 인상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위해서도 안정적인 소득과 노동시장의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7년 04월 18일 11시 17분 KST

줄푸세의 그림자

"줄푸세는 경제민주화와 상충되지 않는다." 줄푸세 공약을 만들었다는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이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한 이야기다. 줄푸세는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의 공약으로, 법인세 인하와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엄격한 법질서의 적용을 말한다. 당시의 줄푸세 공약과 사상은 누가 보아도 1980년대의 레이건을 연상시키는, 낙수효과와 시장근본주의에 기초한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그런 줄푸세가 재벌개혁과 나아가 시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의미하는 경제민주화와 상충되지 않는다니. 문재인 후보도 5년 전 "줄푸세야말로 경제민주화의 적"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2017년 03월 21일 11시 31분 KST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해 논쟁을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이들을 포함한 모든 야권 후보들이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등 비슷한 재벌개혁 방안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재벌개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벌을 개혁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삼성공화국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그렇다면 당시 재벌개혁이 왜 실패했는지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재벌개혁은 정책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며, 개혁을 완수할 수 있는 대통령의 철학과 의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그의 곁에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7년 02월 21일 17시 01분 KST

다보스, 엘리트의 깊은 우려

이 포럼의 '세계위험보고서'는 앞으로 세계경제 5대 위험으로 소득과 부의 격차 확대, 기후변화, 사회의 분열, 사이버공간 의존, 인구고령화 등을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불평등이다. 세계의 상위 1% 부자가 전세계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45%에서 2016년 약 51%로 절반을 넘었다. 이 보고서의 서문은 성장의 이득이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것은 자본주의가 사람들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쓰고 있다. 진보나 좌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의 엘리트라는 이들의 고민이다.
2017년 01월 24일 11시 12분 KST

트럼프와 세계화의 종말

2016년은 세계화의 종말이 시작되는 해로 기록될 것인가. 그 답은 훗날에야 알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세계화는 이제 정치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극우파의 반세계화 또한 그들을 지지한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역시 필요한 것은 그 이득이 공평히 나누어지며 적절히 관리되는, 세계화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일 것이다.
2016년 12월 27일 17시 05분 KST

세계화와 그 새로운 불만

신고립주의는 그것을 선택하는 선진국의 노동자들과 소득분배의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불안은 모든 불황이 그렇듯이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더욱 큰 타격을 줄 것이며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미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선진국에게 필요한 것은 역시 정치적으로 지속불가능한 부자들만을 위한 세계화가 아니라 그 이득이 모두에게 돌아가는 포용적인 세계화의 길을 모색하는 일이다.
2016년 07월 12일 11시 15분 KST

국제통화기금과 신자유주의

최근 국제통화기금의 간행물에 실린, 이 기관 연구자들의 '신자유주의: 과대선전되었나'라는 짧은 논문이 화제가 되었다. 이 글은 소위 신자유주의 의제들 중에서 두 가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첫째 자본자유화와 금융자본 유입이 약속했던 성장효과를 가져다주지 않았고 불안정을 심화시킨 경우가 많았으며, 둘째 국가부채를 낮추기 위한 재정긴축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두 정책 모두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데, 심각한 불평등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해치기 때문에 더욱 문제라고 주장한다. 개방과 긴축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의 첨병이었던 이 기관의 과거를 생각하면 놀랍게 들릴지도 모른다.
2016년 06월 14일 14시 42분 KST

'헬리콥터 머니' 논쟁이 주는 교훈

물론 경제침체가 지속된다면 금리인하와 선진국과 같은 양적완화를 생각해볼 수 있으며, 돈이 잘 돌지 않는 현실에서는 특정 부문에 집중하는 선별적 양적완화가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헬리콥터 머니 논쟁이 시사하듯, 이 경우 발권력을 어디에 얼마나 쓸 것인가에 관한 공개적 논의와 민주적 합의, 그리고 정부에 대한 규율과 정부와 중앙은행의 협조가 필수적일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누구를 위한 양적완화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2016년 05월 17일 10시 10분 KST

세금도둑을 잡아라

한국은 어떨까. 부끄러운 일이지만 한국이 조세회피처에 숨긴 자금이 세계 3위라고 이미 보도된 바 있다. 또한 한국 대기업이 케이맨 군도 등 조세회피처에 송금한 금액이 2007년 이후 8년 동안 4324억달러에 이르는데, 국내로 들여온 금액은 2740억달러에 불과하여 탈세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에도 195명의 한국인이 포함되었다고 보도된다. 그럼에도 탈세를 막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모자라는 현실이다. 국세청은 최근 역외탈세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지만, 국회에서는 해외계좌의 신고의무 금액을 낮추는 등 여러 법안이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2016년 04월 19일 10시 09분 KST

알파고, 로봇과 노동의 미래

경제학자들도 대량실업은 아니지만 로봇이 가져오는 또 다른 충격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40여년 동안 실질임금이 정체되고 불평등이 심화되었으며 최근 국민소득에서 자본의 몫이 크게 증가한 현실이 기술과 관련이 크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기술진보가 고등교육을 받은 노동자들에게만 도움이 되고 그렇지 않은 노동자들의 처지는 악화시킨다고 보고해왔다. 또한 90년대 이후 주로 중간층의 일자리가 자동화로 대체되어 일자리와 임금의 양극화가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2016년 03월 22일 14시 57분 KST

와타나베 씨의 불안

"맨날 소비가 부진해서 문제라지만 쓸 돈이 있나요." "네, 임금이 늘어야 소비가 늘 테니, 노동자들도 임금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좀 더 크게 냈으면 좋겠네요." 가장 큰 문제는 아베노믹스가 기대하는 선순환의 핵심고리인 임금인상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윤은 늘었지만 일본의 실질임금은 4년 연속 하락하여 작년에도 0.9% 줄어들었다.
2016년 02월 23일 17시 21분 KST

장기정체론이 던지는 질문

2016년 예산증가율은 경상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도 낮은 3%인데, 연금 등을 제외하면 복지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국제기구들이 발표하는, 경기변동효과를 제거한 재정수지를 보아도 작년을 빼면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재정은 긴축적이었다. 이는 역시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증가를 크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비생산적인 정부지출은 줄여야 할 것이고 국가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재정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대에 재정건전성을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정말로 나라살림이 걱정된다면 복지지출을 억제할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증세를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2016년 01월 12일 10시 21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