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image

김재수

인디애나 퍼듀대 경제학과 교수. '99%를 위한 경제학'의 저자. 두 아이의 아빠이고, 사랑 주는 아내의 남편이며, 일용직건설노동자인 아버지와 그의 아내로 평생 가난한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장애학생 부모는 누구의 편견 앞에 무릎 꿇었을까

<em>빛을 "보아라"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라" 자유를 위해 "일어서라"</em> 앞을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며, 걷지 못하는 이들이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긍정적인 메시지와 함께 사용되는 신체 관련 언어들은 모두 비장애인들에 해당합니다. 반면 부정적인 메시지들은 장애로 연결지어 표현됩니다. 이런 식의 언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는 과연 장애에 대한 편견에서 자유로울까요.
2017년 09월 11일 10시 52분 KST

강서구 주민만의 일이 아니다

차별과 착취가 야기하는 고통은 직접적인 피해자들에게만 남지 않는다. 피해자들의 동료 그룹이 가질 수밖에 없는 불신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스스로를 저격한다. "강서구를 장애인 밀집지역으로 만들 수 없다", "강서구 주민 아니면 나가"라고 외친 이들은 오롯이 자신들만이 이해 당사자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외침이 무릎 꿇은 부모들에게만 상처를 준 것이 아니다. 주민토론회에서 벌어진 소란은 모든 장애인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다.
2017년 09월 08일 10시 17분 KST

링컨, 트럼프, 스테이크 | 트럼프 무역의 경제학

"만약 영국으로부터 철도 레일을 사오면, 우리는 철도 레일을 얻지만 우리는 돈을 잃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철도 레일을 만들면, 철도 레일도 얻고 우리의 돈도 지킬 수 있습니다." 대륙횡단철도 건설 당시,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참모에게 한 말입니다. 링컨의 말을 들려준 후, 학생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도 링컨의 생각에 동의합니까?" 절반의 학생들은 손을 들어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놀랍게도 링컨 대통령의 말에 반박을 하는 학생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2017년 01월 24일 14시 04분 KST

좋은 세상은 어떻게 올까

이명박근혜 정권 8년을 보내며, 송곳들은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해군의 비리를 고발한 송곳은 공직에서 쫓겨났고,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수사했던 송곳과 민청학련 사건에 무죄를 선고한 송곳은 변방으로 떠밀렸고,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지키는 송곳은 삼성본관 앞에서 노숙을 하고 있고, 세월호 아이들의 굳은 몸을 두 팔로 끌어안고 나왔던 송곳은 세상을 등져야 했으며, 평생 낮은 자리에서 이웃과 더불어 살던 송곳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습니다. 이를 보며 소시민들은 잔뜩 움추려 살아야 했습니다.
2016년 11월 23일 11시 21분 KST

기업은 왜 책임을 떠넘기는가 | 부정적 외부효과의 경제학

거대한 조직은 복잡한 주인-대리인 관계의 거미줄로 이루어져 있어서, 책임은 분산되어 있습니다. 비록 기업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결코 사람일 수 없는 이유입니다. 기업의 의사결정과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당사자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법을 어기고 범죄를 저질러도 책임을 지우는 일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2016년 05월 03일 18시 05분 KST

원조와 짝퉁 시장주의 | 정실자본주의의 경제학

법조계와 언론계에서 빨갱이보다 더 무서운 낙인은 반기업적이라는 평판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반기업적이라고 알려진 판사는 퇴임 후 대형 로펌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반기업적이 되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사회 지도층에 만연하다고 합니다. 저는 학계도 이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지 의심합니다.
2016년 04월 28일 14시 10분 KST

힘내요, 주빌리 은행 | 도덕적 해이의 경제학

대출시장에서 돈을 갚지 않는 이가 있다면 누구의 책임입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채무자의 책임을 묻습니다. 저축은행, 카드사, 대부업체들이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이는 이들은 돈을 빌려 쓰는 서민이 아니라, 돈을 마구 빌려주고 있는 금융권입니다. 상환 능력에 대한 검토 없이 대출을 남발합니다. 미남 미녀가 등장하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해 주겠다는 광고가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부까지 나서서 빚 내서 집을 사라고 설득했습니다.
2016년 03월 17일 13시 23분 KST

조금만 더 참으면 행복해질까 | 노오력의 경제학

함정게임에 갇힌 이들은 노오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힘을 내어 노오력을 해보지만, 점점 노오오력, 노오오오력을 펼쳐야 하는 현실에 직면합니다. 일반적인 경쟁과 달리, 함정게임이 지닌 두 가지 특징 때문입니다.
2016년 03월 04일 10시 14분 KST

악마의 속삭임 | N포세대의 경제학

승자들은 하늘이 감동할 만큼 노력하라고 요구합니다. 보수적인 언론과 정치인들은 구조적 문제점에 눈을 감고, 개인의 노오력으로 해결할 것을 주문합니다. 진보 인사들은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과 낮은 투표율을 꾸짖고, 적극적 참여를 요청합니다. 구조적 문제를 설명하고, 분노할 것을 설득합니다. 그러나 진보조차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N포세대로 상징되는 결핍 상황은 우리의 인지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합리적으로 분노할 수 있는 능력까지 빼앗고 있습니다. 노력 부족을 탓하는 것만큼,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타박이 허망할 수 있습니다.
2016년 01월 11일 10시 49분 KST

호갱이된 흙수저 | 가격차별의 경제학

얼마전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일부 가구를 해외보다 국내에서 비싼 값에 팔았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많은 소비자들이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것이다", "우리만 호갱이냐"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스타벅스 커피, 노스페이스 점퍼, 고급 유모차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불만이 항상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인 차별일까요. 가격차별일까요.
2016년 01월 04일 15시 20분 KST

하늘이 감동할 만큼 노력하라 | 금수저와 흙수저의 경제학

주어진 $10 중 얼마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지 살펴보는 실험입니다. 상대방을 알지 못하고, 다시 만날 일도 없습니다. 연 평균소득 $20,000 이하인 사람들이 $150,000 이상인 사람들 보다 약 44% 이상 많은 돈을 주었습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소득별로 얼마나 거짓말을 더 많이 하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결과에 따라 $50의 상금을 받을 수 있는 실험이었는데, 부자일수록 더 거짓말을 많이 했습니다. 가진 자들이 더 무섭다, 더 인색하다는 속설이 통계적 경험치일까 궁금했습니다. 적어도 실험적 증거는 이제 존재합니다.
2015년 12월 28일 10시 30분 KST

경제학자는 어떻게 실패하는가 | 크리스마스 선물의 경제학

지인에게 받은 선물을 직접 구매한다면,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 이것과 선물의 실제 가격의 차이를 살펴 보았습니다. 이 차이는 경제적 손실을 의미합니다. 왈드포겔은 손실의 크기가 실제 가치의 1/10에서 1/3에 달한다고 추정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1992년 한 해 동안, 선물의 사회적 비용이 40억에서 13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선물 대신 현금을 주고 받으면 되지 않습니까.
2015년 12월 24일 11시 10분 KST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 매몰비용의 경제학

매몰비용 개념을 들먹이며, 그만 하라고 합니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만들어 온 이들은 매몰비용 속에서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길어 올리는 사람들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매몰비용 처리를 거부하는 사람들입니다. 기회비용이냐 매몰비용이냐는 사실 언제 포기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넬슨 만델라는 말했습니다. "끝나기 직전까지는 항상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2015년 12월 21일 14시 39분 KST

주류와 비주류 경제학자가 사는 법, 그리고 우리가 속는 법

"한국경제는 가계부채 폭탄, 부동산 거품, 인구절벽, 수출둔화 등으로 인해 절대절명의 순간에 놓여 있다. 이제 위기는 피할 수 없다." 언론들은 이런 보도를 쏟아낸다. 이들이 의지하는 전문가들은 대부분 비주류 경제학자이다. 학계에서 일하고 있는 주류 경제학자는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주류 경제학자들의 칼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가능성"이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몇 가지 가능성을 소개한다.
2015년 12월 17일 16시 32분 KST

우리는 이렇게 살 필요가 없다 | 헬조선의 경제학

우리는 헬조선을 맞닥뜨렸습니다. 헬조선 게임을 보십시오. 여전히 죄수의 딜레마적 상황이고, 게임의 결과는 모두가 경쟁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금수저와 흙수저로 표현되는 사회구조는 비대칭적이고 양극화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경쟁을 선택했을 때도 금수저의 보수는 아주 큽니다. 금수저는 협력을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헬조선의 절망은 협력적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게임의 룰을 만드는 이들이 금수저이고, 이들은 더 나은 사회를 희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에 깊은 절망의 이유가 있습니다.
2015년 12월 14일 10시 56분 KST

우리 모두 사람이다 | 갑을관계의 경제학

직장에서 상사에게 푸대접을 받는 노동자가 소비자의 위치에 설 때는 더 취약한 계층에 속한 마트의 노동자와 텔레마케터 노동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원풀이를 합니다.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면 정규직은 비규정규직에게, 같은 비정규직이라 해도 대기업의 직원이 하청기업의 직원에게 갑질을 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나와 타자의 관계가 갑을의 틀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 12월 10일 11시 57분 KST

긍정적 역사관의 경제학

공공재 게임의 결과가 암시하듯, 우리의 처지는 우울합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 매국을 하면 3대가 떵떵거린다' 말의 증거가 넘쳐납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고, 일제의 협력자들은 여전히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습니다. 탈세, 병역면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넘쳐나고, 탐욕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온 이들이 총리와 장관이 되고, 세상을 호령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우리의 편이 아니어서, 우직하게 역사를 만들어 가는 영웅들은 점점 사라져갑니다.
2015년 11월 06일 12시 15분 KST

우리는 인센티브를 믿사오니

뉴욕 주는 심장수술을 하는 의사와 병원의 수술 사망률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이라는 인센티브를 통해 병원의 의료서비스 품질 향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가장 심각한 상태의 환자들 수술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망률을 낮추는 방법은 수술을 잘 하는 것도 있지만, 고위험 환자 수술 거부를 통해서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센티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항상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2015년 11월 03일 14시 53분 KST

얼굴을 가까이 보았을 뿐입니다 | 양면의 얼굴을 보는 경제학

미국 중남부 한글학교 연합 캠프에서 중고등학생 아이들을 위하여 한국경제 발전의 역사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자랑스런 경제발전을 가져온 박정희, 이병철, 정주영 등의 이름을 아이들에게 꼭 기억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제게 신신당부하였습니다. 보내준 제 강의 노트를 보고서는 다음 날 숨을 헐떡이듯 이메일이 날라 왔습니다. 청소년들이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의 긍정적인 측면만 소개해야 한다고 합니다. 다른 이야기는 정치적이므로 빼달라고 합니다.
2015년 10월 30일 16시 38분 KST

왜 보수와 진보의 틀에 갇히지 않는가 | 경제학적 사고방식이란

"복지과잉으로 가면 국민이 나태해진다"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인해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다"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선형의 세계에 갇혀 세상사를 단조롭고 시시하게 봅니다. 그들은 비용편익분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만 보거나 편익만 보는 직선의 외눈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경제학자는 비선형의 세계에서 최적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비용편익분석이 비인간적이라는 비판을 멍에처럼 짊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비용편익분석은 극단적인 정책 대안을 거부하고, 거의 항상 중간 어디에서 최적 대안을 찾아냅니다.
2015년 10월 28일 14시 20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