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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카이스트 물리학과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박사를 받은 뒤 예일대 정신과 연구원, 컬럼비아의대 정신과 조교수 등을 거쳤다.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크로스>(공저) 등의 책을 냈다. 신경과학적인 관점에서 인간과 사회의 행동을 탐구하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영혼, 실존인가 물리적 현상인가

1901년 4월10일 오후 5시30분,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이름 높던 외과의사 덩컨 맥두걸은 4년간 준비해온 '엄청난 실험'을 시행하게 된다. 인간의 영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이 죽는 순간 무게의 변화를 측정하려 했던 것이다. 맥두걸은 이날 동료 의사들과 함께 3시간40분 동안 첫번째 환자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갑자기 환자의 죽음과 동시에 저울대 끝부분이 떨어지면서 아래쪽 멈춤쇠에 부딪히는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난 후 눈금은 다시 올라가지 않았다. 줄어든 무게는 4분의 3온스였다."
2017년 05월 10일 16시 13분 KST

페이스북마저 뛰어든 '브레인 타이핑' 기술

전세계 뇌공학계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의 깜짝 발표로 연일 들썩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회의 'F8'에서 페이스북은 연구그룹 '빌딩8'을 구성해 뇌의 언어중추를 해독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뇌파를 이용해 생각만으로 글자를 쓰는 '브레인 타이핑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향후 그들의 야심찬 목표는 생각만으로 1분에 100단어를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또 사람의 피부를 통해 언어를 전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는 선언도 나왔다.
2017년 04월 28일 17시 11분 KST

7살과 70살, 사랑은 똑같이 찾아온다

지난 30년 동안 사랑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가 얻은 교훈은 간결하다. 우리는 영혼만이 아니라 '육체와 뇌'라는 생물학적 기관을 통해 온몸으로 사랑한다는 것이다. 사랑을 담당하는 뇌영역이 있다면 그 영역의 활동은 7살이나 70살이나 늘 왕성하고 활기차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랑은 늘 똑같은 설렘으로 찾아온다. 모든 사람들이 '내 사랑은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사랑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2017년 04월 18일 17시 42분 KST

백화점에서 남자와 여자는 왜 다른 게 궁금할까

독일의 한 마케팅 업체가 백화점에서 일하는 점원들을 인터뷰한 결과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남자 손님과 여자 손님이 점원들에게 물어보는 질문 내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여자 손님들은 대개 제품의 특징이나 구매 후 관리, 색상과 디자인, 가격과 세일 기간 등 제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꼼꼼히 질문하는 반면 남자 손님들은 내가 찾는 제품이 도대체 '어디 있는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위의 사례는 남자와 여자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부에 불과하다.
2017년 04월 07일 17시 24분 KST

지구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돈다

우리는 왜 언어를 만들어 소통하는 걸까? 다들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건 독버섯이다!' '저기 호랑이가 와요!'라는 사실을 서로 소통하면, 생존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건 맞다. 만약 이 주장이 맞는다면, 언어는 듣는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행위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상대방에게 말해주는 걸까? 말하는 사람에겐 어떤 유익함이 있을까? 설명하기 더욱 힘든 현상은 지난 수십만년 동안 인간의 듣는 능력, 청각기관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으며, 말하는 능력, 즉 구강 구조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현저히 발달해 왔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청각 기관은 개만도 못하다.
2017년 03월 24일 16시 23분 KST

이상형 찾기, 뇌 찍고 호르몬 측정하면 된다?

'여기 사진이 하나 있습니다. 이 사진에 제목을 붙인다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하겠습니까?' 같은, 얼핏 평범한 심리 테스트처럼 보이는 질문들이 있다. 하지만 이건 그 사람의 테스토스테론, 옥시토신 분비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행동 설문조사를 담은 것으로, 되도록 첫 소개팅 자리에서 그들의 화학물질이 서로 반응하도록 도와주는 테스트라고 보면 된다. 이하모니의 중매 과학을 주도하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카이핑 펭 교수는 '중매의 성공은 가장 비슷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 보완이 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하는 것'이라는 이론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2017년 03월 13일 15시 33분 KST

맨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일자리가 궁금하다면...

"오래 살아남을 일자리에 맞춰 우리 애들을 교육시켜야 할 것 같은데, 어떤 일자리가 앞으로 유망해요?" 학부모들한테서 종종 받는 질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그들 세대에서 유효했던 '책상에 앉아서 하는 지식 습득' 전략은 앞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 직업의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수행하는 어른으로 성장시킬 것인가가 인공지능 시대에 더 필요한 질문이다.
2017년 02월 14일 17시 32분 KST

바람둥이의 뇌는 정말 다를까

성실한 수컷 불스들에게 '바소프레신'이란 호르몬을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했더니, 평소에 자상하던 수컷이 교미가 끝나기가 무섭게 자취를 감춰버렸다. 게다가 산에 서식하는 불스를 유전적으로 변형해 바소프레신 수용체 양을 늘렸더니, 바람둥이 수컷 불스들이 갑자기 한 파트너에게 전념하고 새끼를 키우는 데 몰두하더라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카사노바의 바람기가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포하고 있다.
2017년 01월 31일 17시 15분 KST

'마음 조종' 기술이 가능하다면

투우사 같지 않아 보이는 한 신사가 투우장에 조용히 들어선다. 그의 손에는 작은 상자 하나가 들려 있다. 그는 사나운 소 앞에 서서 소를 조금씩 흥분시킨다. 그런데, 앞발로 땅을 거칠게 비비면서 날카로운 뿔을 앞세워 신사를 향해 돌진하려던 소가 이내 돌진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된다. 다시 돌진을 하려다가 멈추는 동작을 소는 몇 번이나 반복한다. 소가 신사를 향해 돌진하려 할 때마다 신사는 상자 안의 작은 단추를 눌렀고, 그럴 때마다 소는 신사에게 전혀 흥미가 없다는 듯 돌진을 멈춰서는 것이었다.
2017년 01월 18일 17시 18분 KST

전신마비 환자 뇌에 신경칩 넣었더니...

팔이나 다리를 대신해주는 인공 대체물이 아니라, 뇌의 일부를 대체하는 기술은 과연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에 머물게 할 것인가? 아니며 거의 새로운 종으로 진화하게 할 것인가? 이 기술은 치료용으로만 머물 것인가, 아니면 우월한 능력을 만들어내는 데 활용될 것인가?
2016년 12월 30일 14시 39분 KST

척수마비 환자가 걸어다니는 날

제시 설리번은 사이보그다. 그는 원래 고압선을 다루는 전기기술자였다. 2001년 5월,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날, 그는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되는 사고를 겪게 된다. 정전이 된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수리를 하던 중 감전이 되어 두 팔을 잃게 된 것이다. 통상 이런 비극적인 사고를 겪은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치료는 고작해야 뻣뻣한 의수를 양쪽 팔에 장착하는 것 정도다. 하지만 미국 시카고 재활의학연구소는 제시 설리번에게 최첨단 기계장치가 장착된 인공 기계팔을 장착해주기로 계획한다.
2016년 12월 12일 15시 40분 KST

비아그라는 쾌락을 약속하지 않는다

도대체 과학자들은 이런 낯뜨거운 과학실험을 왜 하는 것일까? 아마도 섹스의 메커니즘 연구는 인간이 섹스를 통한 오르가슴을 느끼는 과정을 이해하게 해주고, 불감증과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구에서 과학자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여성이 오르가슴을 얻기 위해서는 클리토리스가 자극받아야 하지만, 남성의 기계적인 피스톤 운동만으로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 비아그라는 발기부전을 치료해준다는 점에서 섹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흥분하지 않은 성기를 세울 수는 없으며, 황홀한 교감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2016년 11월 30일 16시 54분 KST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뇌는 무엇이 다른가

사랑하는 연인들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기(fMRI)라는 뇌 영상장치 안에 들어가게 한 뒤 그들의 뇌를 찍을 생각을 했던 최초의 연구자는 헬렌 피셔다. 미국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 인류학과 연구교수였던 그는 사랑에 빠진 수십 명의 커플에게 연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디로 피가 몰리고 에너지가 활발히 소모되는지 관찰했다. 놀랍게도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히로뽕 중독 환자들이 히로뽕을 복용했을 때 활성화되는 보상중추라는 영역에서 활발한 반응을 보였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마구 분비되는 것도 관찰됐다. 사랑이란 고귀한 마음 상태도 생물학적인 뇌 활동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관찰한 것이다.
2016년 11월 16일 17시 11분 KST

나의 아바타가 댓글 달고 모바일쇼핑하는 날

대중적 욕망을 정확히 포착한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인데도 사람들이 세컨드 라이프에 아직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사람들은 수많은 게시판과 채팅방을 통해 이미 '세컨드 라이프적인' 삶을 살고 있다. 3차원 사이버 공간과 아바타만 없을 뿐, 세컨드 라이프가 채워줄 욕망을 이미 수많은 게시판 사이에서 해소하고 있다. 익명의 아이디로 악플을 달며 평소 나와는 다른 캐릭터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예일 게다. 세컨드 라이프가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게시판과 채팅방, 블로그 등이 채워줄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시해야만 한다.
2016년 11월 01일 12시 24분 KST

두뇌 신경회로 닮은 컴퓨터 시대 열린다

제로스는 회로 구조만이 아니라 기능도 인간의 학습기제를 모방했다. 인간을 포함해 동물들은 흔히 칭찬하면 그 행동을 더 자주 하고, 야단을 맞으면 그 행동의 빈도가 줄어든다. 이런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기제를 활용해 로봇을 제어하는 데모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얀색 타일을 찾은 로봇에게 'Good Robot!'(잘했어!)이라고 칭찬 버튼을 눌러주면, 어떤 행동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아도 하얀 타일을 찾아 나선다. 이른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현상을 로봇에게도 주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6년 10월 17일 17시 18분 KST

당신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딩'할 수 있을까

컴퓨터과학자들은 뇌의 활성화 및 휴면 모드를 모방해, 1과 0으로만 이뤄진 이진법적 전기 스위치로 기계의 기본 논리시스템을 설계해 인간의 뇌와 유사한 기계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도널드 헵 교수는 인간의 기억이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에서의 연결강도로 저장 가능하다는 과감한 주장을 펼쳤다. 컴퓨터과학자들은 헵의 주장을 바탕으로 신경망의 시냅스에서의 연결강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기억을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것이 실제로 인간의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방식이라는 사실이 나중에 실험적으로 밝혀졌다는 점이다.
2016년 10월 11일 15시 15분 KST

인간 지성이 인공지능보다 뛰어난 까닭은

기자들이 강연 요약 기사를 썼다. 그런데 제목이 "정재승 교수, 인공지능 시대에 언어·수학 집중 교육이 웬 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AI시대의 공교육, 언어·수학 집착 버려야". 으악, 이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정말 물리학자가 수학과 언어가 쓸모없다고 했단 말인가? 이런 무식한!'이란 목소리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한 변호사는 강연장에서 '정말로 수학과 언어 교육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내게 따져 묻기도 했다.
2016년 09월 16일 11시 24분 KST

참을성 많은 아이가 30년 뒤 연봉도 더 높다?

자신이 '자기 절제'를 잘하는 편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기 절제가 필요한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때마다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를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내일 중요한 보고서 마감이 있는데 오늘 친구들과의 술자리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중요한 가족 모임 때문에 일요일 오전 '골프 모임'을 취소할 수 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게 매번 힘들다면, 당신은 평범한 사람이다.
2016년 08월 29일 11시 27분 KST

면접관들에게 자연 다큐멘터리를 틀어주자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묘사한 광고를 본 남성은 다른 집단의 남성들에 비해 여성 구직자들에게 더 바싹 다가앉았고, 더 많이 치근덕거렸으며, 성적으로 부적절한 질문을 훨씬 더 많이 던졌다. 성이 점화된 남성들은 여성의 신체적 외모는 많이 기억했지만, 업무 적합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별로 기억하지 못했다. 게다가 더 충격적인 건, 나중에 여성 구직자들의 능력을 판단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이들 남성 면접관들은 '여성 구직자의 자격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업무 적합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2016년 08월 19일 11시 19분 KST

신은 인간의 뇌 속에 살고 있다

최첨단 뇌영상 기술을 사용해 명상에 빠진 스님이나 깊은 기도에 몰두한 수녀의 뇌를 조사했다. 그들이 명상에 깊이 몰입하면 뇌활동엔 비정상적 변화가 일어났고, 초월적인 종교적 경험을 아주 생생한 현실처럼 인식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제로 현실에선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는데도, 즉 외부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마치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처럼 생생한 각성을 경험했다. 그들은 영적 체험을 하는 사람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는 전두엽과 사고 기능을 조절하는 하두정엽이 나란히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떤 종교를 믿느냐에 관계없이, 영적 체험을 하는 사람의 뇌활동 상태는 거의 비슷한 변화를 보인다.
2016년 08월 01일 17시 58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