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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Headshot

휴대용 배터리 속에 숨겨진 아동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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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삼성, 소니, 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 만드는 휴대용 배터리의 원재료인 코발트가 아동노동 착취로 채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수백만 명이 최신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그 제조과정을 궁금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국제앰네스티와 아프리워치는 7세의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위험한 환경에서 노동하고 있는 광산에서부터 기업에 유통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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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esty International and Afrewatch

아동노동의 산물, 코발트

어린이의 광산 노동은 아동노동 중 최악의 형태로 꼽힌다. 국제앰네스티와 아프리워치는 콩고민주공화국 남부 영세 채광지역에서 일하는 어린이 17명을 포함해 약 90명과 인터뷰를 토대로 광산에서의 노동 환경과 아동노동의 실태를 조사했다. 어린이들은 거의 일 년 내내 광산에서 지냈으며,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도 주말과 휴일에는 10~12시간씩 일했다. 어린이들이 하루 12시간 무거운 짐을 옮기며 일하는 대가로 받는 일당은 고작 1~2달러에 불과하다. 어린이들 대부분은 불안정한 부모님의 직업 때문에 학비를 감당할 수 없어 학교 대신 광산을 찾고 있었다.

콩고민주공화국 어린이 보호법에 따르면, 모든 어린이에 대해 무상 의무 초등교육을 제공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정부의 적절한 재정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대부분 학교가 교사의 급료, 교복, 학습자료 등의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매달 학부모들에게 학비를 청구하고 있다. 학비는 매달 10~30달러로 대부분 가정에서 부담하기 힘든 수준이다.

올해 14세인 폴(Paul)은 12세 때부터 광산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지하에서 오랫동안 일을 한 탓에 만성적으로 통증을 느낀다고 했다. 실제로 코발트가 포함된 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중금속 폐 질환'이라는 치명적인 질환을 앓을 수 있으며, 코발트 입자를 흡입할 경우 '호흡기 질환, 천식, 호흡곤란, 폐 기능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고, 피부와 접촉할 경우에는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매일 코발트에 장기간 노출되고 있는 광부 대다수가 장갑, 작업복, 마스크와 같은 기본적인 보호 장비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로 채굴하고 있으며, 많은 광부가 기침이 심하거나 폐에 문제가 있다고 호소했다.

"한번 탄광에 들어가면 24시간을 보낼 때가 많아요. 아침에 들어와서 다음 날 아침에 나가는 거죠... 양어머니께선 학교에 보내주려고 하셨는데, 양아버지가 반대해 탄광에서 일하게 됐어요."
_폴(Paul, 1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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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아동노동반대의 날을 맞이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살릴셰티와 회원 및 지지자가 애플스토어 앞에서 아동노동과 관련된 코발트 공급망을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잰행했다. © Rodolphe Beaulieu

영세 광업의 성장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 중 50%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된다. 정부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수출되고 있는 코발트의 20%를 남부의 영세 광부들이 생산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약 11만 명에서 15만 명 사이로 훨씬 규모가 큰 채광기업과 함께 경쟁하고 있다고 한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수십 년 동안 내전과 불안정한 정치에 시달려 왔다.

그러나 1990년대 최대 규모의 국영 채광기업이 도산하면서 영세 광업은 많은 사람의 생계 수단이 되었고, 제2차 콩고 내전을 겪으며 정부의 힘만으로는 채광 산업 부흥이 어렵게 되자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채광에 나설 것을 독려하면서 광업이 더욱 크게 성장했다.

영세 광부들은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코발트를 채굴한다. 어떤 지역은 광석을 얻기 위해 지하 깊이 파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러한 곳에서 일하는 광부들은 주로 성인 남성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기업 소유 광산에서 채광 및 정제 과정 중 버려진 부산물에서 코발트를 찾아내며, 주로 표면에 광물이 포함된 돌덩이들을 씻어 체로 걸러낸 후 광산 근처의 시내나 호수에서 분류하는데, 이 과정은 보통 여성과 어린이가 담당한다. 아이들은 광석의 무게에 따라 유통업자에게 돈을 받는데, 어린이들은 직접 광석 자루의 무게나 품질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유통업자가 지급하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코발트 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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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관들은 유통업자가 영세 광부에게 구입한 코발트 광석을 싣고, 광물거래 시장으로 향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그곳에서는 대부분 중국 출신인 개인 유통업자들이 광석을 구매했는데, 이들은 구매 과정에서 코발트의 원산지나 생산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이후 가공과 수출을 담당하는 대형 기업에 광석을 판매했다. 이 단계의 중심을 차지하는 가장 큰 규모의 기업은 바로 콩고동방국제광업(Congo Dongfang Mining International, CDM)이다. CDM은 세계 최대 코발트 제품 생산자인 중국계 기업의 자회사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2006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광부들로부터 직접 공수한 코발트를 매입하고 있다. 이렇게 구입한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의 CDM공장에서 제련된 뒤 중국에 수출되고, 중국 공장에서 다시 한 번 제련과정을 거쳐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부품 제조사에 판매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터리가 유명 전자 브랜드에 판매되고 있다.

유엔 기업과 인권이행에 관한 원칙(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은 자사 공급망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 국제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업의 의무에 대해 명시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자사 사업으로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예방하고, 경감하고, 대응 방법에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인권 주의의무를 시행할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한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주의의무 작업 수행을 위한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하는데, 특히 OECD의 분쟁 영향권 및 고위험군 지역에서의 책임 있는 광물 공급망을 위한 상당 주의의무지침은 광물 공급망에 관여하는 모든 기업이 따라야 할 5단계를 제시한다. 따라서 코발트 또는 이를 포함한 부품을 구매하는 모든 기업은 이러한 주의의무 단계를 예외 없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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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ty International and Afrewatch

국제앰네스티는 국제적 공급망이 운영되는 방식을 이해하고 각 기업의 주의의무 정책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화유코발트를 비롯해 중국, 독일, 일본, 한국, 대만, 영국, 미국 등 24개 기업을 대상으로 질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 중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명 전자기업인 애플, 삼성, 소니, 화웨이, 델을 비롯해 다임러, 폭스바겐, 중국의 비야디와 같은 자동차기업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자사의 코발트 공급망 확인 여부나 코발트 수입과 관련해 OECD 지침의 5단계를 모두 따르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답변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국제앰네스티와 아프리워치는 자사 제품에 코발트를 사용하는 다국적기업에 인권 주의의무를 수행할 것과 코발트가 위험한 환경에서 아동노동 착취로 채굴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할 것 그리고 자사 공급망을 더욱 투명하게 관리할 것을 촉구한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모든 영세 광부들을 대상으로 노동 보호를 확대해야 하며, 최악의 아동노동 형태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공조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공급망에서 인권 위험 요소가 확인되었다고 해서 콩고민주공화국산 코발트를 금수 조치하거나 공급자와의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침해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구제와 국제기준에 따라 주의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탄원편지보내기] 아동노동에 대한 삼성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 이 글은 국제앰네스티 홈페이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