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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Headshot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 2년, 정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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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8일은 이스라엘군이 50일간의 가자(Gaza) 지구를 공격을 시작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전례 없이 많은 사람이 죽고, 기반시설과 주요 건물 등이 파괴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7일 발표한 보고서(영문)를 통해 왜 지금까지도 전쟁범죄에 대한 성의 있는 조사를 착수하지 않는지, 양측이 저지른 전쟁범죄에도 아무도 이 잔혹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 처벌받지 않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필립 루터(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50일간 공격을 퍼부으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막대한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대규모 파괴를 일으켜, 민간인 1,500여 명을 학살했으며 그중 550여 명이 어린이였다."고 말했다.

길을 가던 17세 소녀가 폭탄 파편이 박힌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되고, 해변에서 놀던 어린이들이 죽고, 25명의 대가족이 몰살 당하기도 했다. 세 가지 피해 사례를 통해 가자지구에 행해진 전쟁범죄의 참상이 알려지길 바란다.
(이스라엘 정부로 보내는 탄원 서명은 아래의 링크에서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 서명에 참여하기

gaza isreal 2014 july 29 explosion

"검은 금요일": 라파의 민간인과 병원에 대한 무차별 공습

"집에 폭격을 당해서 도망쳤어요. 주변에 군사활동은 전혀 없었고, 휴전 상태였습니다. 이스라엘이 법에 따르도록 압박해주길 바랍니다. 우리가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뿐이에요."
살레 아부 모흐센, 2014년 8월 1일 딸 '아실'을 잃음


대학교 진학이 꿈이었던 17세 소녀 아실 아부 모흐센은 2014년 8월 1일 목숨을 잃었다. 이후 "검은 금요일(Black Friday)"로 알려지게 된 이 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가차 없는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8월 1일부터 4일 사이 이스라엘군이 라파에서 살해한 민간인은 최소 135명으로 그 중 75명이 어린이였다. 인구 밀집 지역에는 무차별적이고 과도한 공습을 가하며 포격을 비롯한 비조준 폭발물을 퍼부었다. 아실의 가족들은 이스라엘 당국으로부터 아실의 사망에 대한 형사 수사 착수 또는 진행 여부에 대해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은 8월 1일 오전 라파에서 하마스 군인들에게 피랍된 하다르 골딘 소위의 억류를 무산시키는 것이 공습을 가한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폭격은 8월 2일 골딘 소위의 사망이 알려진 뒤에도 계속되었다. 이스라엘군 사령관들과 병사들의 발언은 일부 불법 공습이 보복성 동기로 이루어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하다르 골딘 소위 피랍 사건으로 이스라엘 병사가 피랍됐을 경우 피랍 병사와 민간인의 사망을 감수하더라도 강력한 화력 동원을 허가하는 이스라엘군의 비밀 작전인 일명 "한니발 지침(Hannibal Directive)"이 발동되었다.

8월 1일 라파 공습은 아무런 경고 없이 시작되었다. 휴전 합의로 안전하리라 믿으며 민간인들이 집으로 돌아온 뒤였다.

라파 동부, 살레알딘 가 북부에서 살던 아실 아부 모흐센은 주변에 심한 폭격이 가해지자 가족과 함께 대피하다 거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아실의 아버지 살레는 1분마다 50~60개의 폭탄이 떨어졌고, 일부라도 살아남을 확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두 팀으로 나누어 10m 간격으로 걸었다고 말했다. 살레는 딸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다시 돌아가려 했지만 떨어지는 미사일과 탱크의 발포에 가로막혔다. 그로부터 4일 후, 살레는 거리에서 파편이 박힌 채 부어올라 부패해 가는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 아실을 비롯해 라파 주민 수백 명에게 벌어진 일은 잠재적 전쟁범죄로서 독립적인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실과 헤어진 후 살레와 다른 딸들은 아부 유세프 알 나자르 병원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나 이 병원과 근방의 거리에는 종일 이스라엘군의 무자비한 폭격이 계속됐다. 의사와 환자들은 부상을 입었고, 병원 건물은 크게 손상되었다. 환자들은 링거와 같은 의료 장비를 단 채로 건물을 빠져나왔다. 침대에 누운 채 실려 나온 사람도 있었고, 깁스를 한 어린 아이가 도망치려 기어 나오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의사와 주민들은 전했다.

병원을 드나드는 구급차 역시 공격을 받았다. 8월 1일, 라파 동부 무사베에서 부상당한 노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 어린이 3명을 태운 구급차가 드론의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서 부상자 전원과 의료진 3명이 숨졌다. 당시 현장에 도착했던 응급구조원 자베르 다라비는 "손발도 없이... 심하게 불탄" 시신의 잔해가 널려 있었다고 증언했다. 자원 구조원이었던 자베르의 아들 역시 구급차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 중 하나였다.

병원과 인도적 활동을 수행하는 의료진을 고의로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로, 독립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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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6일 가자의 해변에 가해진 공습으로 인해 4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2명의 어린이가 중상을 입었다. ⓒREUTERS/Mohammed Talatene

해변에서 숨바꼭질하다 목숨 잃은 바크르의 소년들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해변에서 놀던 아이들이 무자비하게 학살당한 범죄가 전 세계에 공개되었는데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요.
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정의를 실현할 기회가 있으리라 믿어요. 그러기 위해선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해요."
-소비 바크르, 사망한 소년들의 친척

이스라엘 체제에서의 정의구현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은 바크르 가족의 소년 4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책임이 없다고 한 군사고문단의 판결에 매우 잘 드러나 있다. 숨진 소년들은 2014년 7월 16일 알데이라 호텔 근방의 가자 시 해변에서 놀던 중 공습으로 목숨을 잃었다. 군사고문단은 형사 수사 후 당시 해당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의 군사작전이 이루어질 예정이라는 정보에 따라 공습이 이루어진 것이라며 사건을 종료했다.

9세인 아헤드, 이스마일과 10세 자카리아, 11세 모하메드는 가족들이 고깃배를 정박시키는 가자 만 근처의 해변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놀던 중이었고, 오후 4시경 이스라엘군이 연달아 발사한 미사일 3발이 떨어졌다. 11세 알 몬타세르 빌라흐 아헤드 소비와 13세 하마다 카미스 소비를 비롯해 근처 식당에서 일하던 성인 여러 명도 함께 다쳤다. 첫 번째 미사일로 방파제 근처에 있던 자카리아와 이스마일이 사망하자, 다른 아이들 네 명은 허둥지둥 해변을 가로질러 가장 가까운 건물로 도망쳤다. 30초 후, 공중에서 목표를 조준한 또 다른 미사일이 떨어져 아흐메드와 모하메드가 숨졌고, 세 번째 미사일에 몬타세르와 하마다 역시 목숨을 잃었다. 자카리아의 아버지인 아헤드 호비 파레스 바크르는 아이들이 숨진 다음 날 이렇게 말했다. "우리 가족은 어업에 종사하는 집안이고 아이들도 함께 일했어요. 자주 해변에 나가서 배를 점검하고 같이 뛰어 놀기도 했죠. [그 날도] 배를 점검하러 갔었는데..."

이 날의 공습은 근처 호텔에서 머물고 있던 외신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었다. 이들은 해변 공습 사건을 집중 보도하며 당시 해변을 뛰어다니던 사람들이 분명히 어린이였음을 목격했다고 기록했다. 왜 이스라엘군이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다. 군 대변인 피터 러너 소위는 2015년 6월 11일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하마스 해군 "수용소"를 노린 공격이라고 밝혔지만 기자들은 작고 허름한 오두막일 뿐이었다고 증언했다. 이 오두막은 당시 사건을 목격한 외신기자들이 머물던 해변가 호텔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있었고, 이들 중 누구도 오두막에서 적대적인 군사작전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봤다고 전한 사람은 없었다. 국제앰네스티는 군사고문단 조사 과정에서 목격 기자들로부터 정보를 입수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최소한 이날의 공격은 공격을 감행하기 전, 표적이 군사적 표적이 맞는지 확인하는 등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예방조치를 전혀 따르지 않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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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sociated Press

폭격으로 25명의 대가족이 몰살당하다

"그날 기억이 매일같이 여전히 생생해요. 잊어버리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어요. 이제는 모두 정신적, 감정적으로 기력이 다한 상태인 것 같아요. 왜 우리 가족이 그렇게 학살당해야 했는지만 알고 싶을 뿐이에요.
법이 제 역할을 하고, 이스라엘이 전쟁범죄를 저지른 데 책임을 지도록 하려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흐마드 아부 자메, 희생자들의 친척이자 이웃.

타우픽 아부 자메는 이후 병원에서 깨어난 뒤에야 임신한 아내와 7명의 자녀, 어머니가 모두 숨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이 식사를 하려던 찰나 이스라엘군은 이들 가족이 친척 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던 3층 건물에 폭격을 가했다. "저는 온 몸에 부상을 입은 상태였어요. [병원에 있는 친척들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다들 모두 무사하다고 말했죠. 10분이 지나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했고, 아내도 죽었다고 했어요. 그리고는 사실상 우리 가족이 모두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타우픽의 자녀 중 목숨을 건진 것은 한 명뿐이었다.

이스라엘군은 폭격을 가하기 전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았다. 군은 당시 대형 공중투하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건물을 파괴하고 커다란 구덩이를 남길 정도였다. 생존자들과 구조원들은 밤을 새며 잔해 속에서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했다. "병원에 당시 사진이 있어요. 모두 잔해만 남아 있었죠. 차마 볼 수 없는 광경이었어요. 아이들을 전혀 알아볼 수 없었어요." 이웃이자 친척인 아흐마드 아부 자메는 2014년 8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 공격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노린 것은 이 공습으로 숨진 하마스 정보원 아흐마드 술라이만 사무드임이 명백했다. 가족들은 당시 사무드가 건물 안에는 없었지만 근방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스라엘군이 의도한 표적이 아흐마드 술라이만 사무드였다면, 이 공격은 부적절한 것이었으며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건물에 다수의 민간인이 있는 것이 명백한 상황이었으므로 공습을 취소하거나 연기했어야 한다.

아부 자메 가족의 목숨을 빼앗은 이 폭격은 가자지구 분쟁 중 이스라엘이 일반 민가를 공격한 다수의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조사가 시작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그 진행 과정에 대한 정보는 거의 또는 전혀 없다. 2014년 12월 7일, 군사고문단은 7월 20일 전원 민간인이었던 아부 자메 대가족 중 25명이 숨진 사건에 대해 형사 수사를 지시했다. 적절한 군율과 절차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아부 자메 가족들은 가자지구 남부 도시인 칸 유니스의 동쪽, 바니수헤일라의 알자네흐 근방 아부 사파르에 위치한 자택에서 목숨을 잃었다. 해당 분쟁을 통틀어 한 번의 공격으로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공격이었으며, 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군은 아부 자메 가족들에게 현재 조사 상태나 진행상황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