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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바라본 짝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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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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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살랑대는 계절을 맞아, 오늘은 좀 가볍고 말랑거리는 소재를 얘기해볼까 합니다. 다음은 인터넷에 떠도는 남녀 질문의 차이라는 그림입니다. 뭐 비단 어느 성에만 국한된 질문일까마는, 그림에 나타난 바로는 다양한 질문을 하는 여성과 달리 남성의 질문은 참 한결같아 웃음을 자아냅니다. 상대를 처음 판단하는 데에, 더욱이 사랑할 상대를 찾는 것이라면, 외모란 어쩔 수 없이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판단기준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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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을 보면서 지내는 현대인들의 만남은 과거와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몇 년 간 온라인 소개팅 앱의 등장과 성장은 흥미롭습니다. online dating이나 matching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해외 논문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특정 사용자와 통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알고리즘 기술(이런 프로그램은 서로 비슷한 성향일수록 잘 어울린다는 심리학의 유사성 이론을 토대로 하여 각자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이용자들을 연결해줍니다.)이 점차 진화하고 있어서지만, 미리 상대의 사진과 정보를 봄으로써 편의와 신속, 안전 등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속성을 파고든 것 또한 성공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문명의 이기를 빌리든 주변의 소개를 받든, 실제 만남 이후의 결정은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 동물에게는 이미 본능적인 짝짓기 알고리즘'라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유전적 결함이 있는 새끼를 낳을 위험이 높은지, 자신과 비슷한 유전형질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본능적으로 걸러내고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상대를 고르는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또 우리가 이미 경험적으로 아는 바와 같이, 주변의 여러 사례들을 봐도 상대의 외모가 마음에 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잘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사는 곳, 직업과 같은 사회적 요소, 신체적 조건 등의 기준이 중요할 수 있지만 그것만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시쳇말로 '예선만 통과'하고 나면 외모는 더 이상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 뭐가 중요해지는 걸까요?

2015년 Molecular Psychiatry에 실린 연구에서 학자들은 선별적 짝짓기(assortative mating)는 사람의 인성, 정신병리와 같은 행동적 특징(~0.10)이나 키와 몸무게 같은 신체적 특징(~0.20)보다 지능(intelligence)에서 더 크게(배우자 상관성 ~0.40) 나타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위 '예선'이 지나고 '본선'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지능'이라는 요소가 새로 개입되기 시작하는데, 그 비중이 외적인 요소보다 컸다는 겁니다.

이런 선별적 짝짓기를 통해 2세를 출산할 경우, 다른 요소와 함께 지능도 유전이 됩니다(물론 모든 형질이 다 유전되지는 않습니다). 연속적으로 형질이 다른 개체가 태어나는 양적 형질에서 어느 정도가 다음 대에 유전되는지를 나타내는 양을 유전율(heritability)이라 하는데 연구자들에 따르면 지능의 유전율은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로 갈수록 증가하며 학습 능력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지능은 심리학과 행동유전학, 뇌과학 전반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다루어지며 학력, 직업, 정신적 및 물리적 건강과 질병, 사망률 등과 같은 삶의 결과의 중요한 예측인자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또한 교육 및 사회적 지위와 관련되어 있으며 사회적 유동성, 건강, 질환과 사망률 차이에도 인과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능은 유전적으로 대략 0.60 혹은 그 이상의 상관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선행연구에 따르면 특히 지능과 학습 능력의 유전적 상관관계는 일관되게 높고, 세부적으로는 읽기(reading) 능력의 경우 0.88 (0.84-0.92), 수학(mathematics)은 0.86 (0.81-0.90), 언어(language)는 0.91 (0.87-0.94)에 달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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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학력은 내측(medial)과 외측(lateral) 전전두엽(prefrontal) 피질을 포함하는 전두엽에서의 발달적인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부모의 학력이 낮은 경우 자녀의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과 이 부위에서 주로 관장하는 인지 능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교육수준이나 직업이 자녀들의 인지와 사회적, 생리적 기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아버지의 학력이 낮으면 자녀의 인지 기능, 건강, 자존감, 삶 만족도 등이 낮고, 우울감과 코티졸(cortisol) 수치는 높아지며, 전전두엽 피질과 해마의 변화처럼 신경생물학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 Human Brain Mapping에서 연구자들은 어머니의 학력이 아버지 학력보다 6-11세 아동의 지적 발달에 더 중대한 경향을 띤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구자들은 부모 각각의 교육 수준이 독립적으로 행동 및 신경 수준 모두에서 성인기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 경험이나 학습과 상관없이 타고 나는 것으로 개인차가 분명하며 학습을 많이 한다고 해서 더 발달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작업기억, 주의력 등이 포함된다.)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검사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 학력과 지능 검사, 화소기반형태계측(voxel-based morphometry, VBM) 방법을 통해 구조적인 신경학적 상관관계와 차이를 알아보았는데, 전전두엽피질의 회색질 부피가 어머니의 교육 수준과 일반적인 유동성 지능 모두에 관련되지만 아버지의 학력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특히 어머니의 교육수준은 일반적 유동성 지능과 관련된 전전두엽피질의 구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들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학력이 자녀의 성인기에 드러나는 일반적인 인지 능력의 보다 중요한 결정요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결과만 두고 얘기하자만 '아이는 엄마 머리 닮는다더라'는 속설이 아예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닌가 보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싱숭생숭해지는 봄날에 학습 의욕을 북돋우는(?!) 흥미로운 연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유전적인 원인 외에도 경험적으로는 어머니가 일차적 보육제공자로서 아버지보다 자녀 양육에 더 관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대체로 아버지보다 어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으며 행동적, 학문적, 언어 및 사회적 기술을 어머니로부터 배웁니다. 물론 이러한 요소는 가정마다 다를 수 있고, 실제 주변에 어머니가 자녀 양육을 전담하지 않고 어린이집 등을 이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미래에는 좀더 다른 양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심지어 전쟁터에서도, 결국 할 사람은 해내기 마련입니다. 연애도 그렇지 말입니다. 앞서 연애의 절대적인 조건으로 말했던 외모나 다른 외적인 요소들 보다 오히려 지능이 실제 선별적 짝짓기에서 가장 중요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다만, 상업적으로 이용되거나 공연한 논란거리가 되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사랑 못난이'와 같은 노래나 '미녀와 야수' 이야기가 현실 속에서도 등장하는 걸 보면, 은연 중에 사람들은 이미 이러한 판단 기준과 알고리즘을 본능적으로 사용해온 것 같습니다. 가령 특출한 미남미녀가 아닌데도 시간이 지날수록 '볼매(볼수록 매력있다)'라는 얘기를 듣는 경우나 내 눈에만 콩깍지가 씌는 것처럼, 반면에 외모는 너무나 훌륭한데 입을 열면 깨더라는 경우를 떠올려보면 경험적으로도 드문 일은 아닙니다. 대화와 지적 수준이 맞는다는 것은 이성뿐만 아니라 동성 친구 사이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니까요.

"우린 정말 잘 통해"라는 말은 보다 과학적으로는 '뇌가 통했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모두들 소울메이트(soulmate)를 찾는 봄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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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정 (gemini6@snu.ac.kr)
서울대학교 뇌과학 박사과정
서울대병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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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uffingtonpost.kr/2014/07/17/story_n_55941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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