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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독감,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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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올해 독감은 백신을 맞은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물론 NEJM같은 저명한 학술잡지도 최근 전세계적인 독감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독감 바이러스는 시시각각 돌연변이를 일으키는데 올해 제조된 백신은 정확한 예측에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백신을 맞아도 예방효과가 10%에 불과할 수 있다는 주장마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약회사들이 4가 백신 선전을 요란하게 합니다. 유명 탤런트를 내세워 TV 광고까지 하더군요.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하는 기존 3가 백신보다 예방범위가 좀더 넓습니다. 4만원 정도 자비부담하는게 흠이지만 고위험군이라면 4가 백신을 맞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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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백신 못지 않게 중요한게 있습니다. 기침예절을 비롯해 감염 의심자들이 가져야할 공동체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방금 전에도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한 사람이 기침을 콜록거립니다. 그런데 손으로 입을 가리는 등 최소한의 조치도 없이 당당하게 기침을 합니다. 기침을 하면 최소 3미터까지 바이러스 입자들이 공중에 둥둥 떠다닙니다. 엘리베이터 안의 모든 사람들의 호흡기 안으로 수십억개의 바이러스가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러 놓고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유유히 사라져 버립니다.

기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래를 향해 그리고 소매나 손등으로 입을 철저히 가리고 해야 합니다. 손바닥으로 가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손으로 독감이 옮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기침한 손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다른 사람이 다시 누르면 바이러스가 손에서 손으로 옮겨 갑니다. 만일 이 사람이 손가락으로 코나 입을 만지면 그대로 독감에 걸리는 것입니다.

기침예절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자가격리입니다. 독감 환자가 직장이나 학교에 나가거나 비행기나 기차, 버스에 타는 것, 콘서트 등 대형 행사장에 가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큰 민폐입니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개근상에 집착합니다. 아이들이 열나고 기침나도 참고 학교에 보내는게 미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아주 몰상식한 행동입니다.

가벼운 감기에도 직장이나 학교에 나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독감은 정말 주의가 필요합니다. 감기와 달리 독감은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고령자의 경우 폐렴 등으로 죽을 수 있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독감은 현존하는 가장 전염력이 강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입니다.

1918년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이른바 스페인 독감으로 무려 4000만명이 숨졌습니다. 31운동 당시 우리나라에도 상륙해 10만명 가까운 사람이 죽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학자들은 만일 인류가 멸망한다면 핵전쟁보다 독감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강력한 돌연변이 독감 바이러스가 어느날 아침 중국 상하이에서 출현했는데 비행기를 타고 당일 오후 뉴욕으로 퍼질 수 있는 세상입니다. 공기전파이므로 그야말로 삽시간에 퍼집니다. 우리나라는 대도시 등 인구밀집 지역이 많고 삼면이 바다이며 위로는 휴전선이 있으므로 고립된 섬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바이러스 확산에 훨씬 더 취약합니다.

감기와 구별되는 독감의 특징은 고열과 근육통입니다. 열이 심하게 나고 전신에서 몸살 기운이 심하다면 빨리 병원에 가세요. 독감은 감기와 달리 치료제가 있습니다. 이틀 이내 가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나 직장에 나가면 안됩니다. 대중교통 이용이나 행사장 참석도 자제하세요. 집에서도 다른 가족에게 옮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며칠만 고생하면 대개 저절로 나을 수 있습니다. 꼭 외출해야한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사용하고 기침예절을 지키세요.

아울러 아무렇게나 기침하는 사람들을 그 자리에서 비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합니다. 올해 겨울은 아무쪼록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 독감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길 빕니다.

*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