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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주스보다 과일을 먹어야 하는 세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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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 JUICE
fcafotodigital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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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다. 과일주스를 먹여도 되는 나이를 생후 6개월에서 생후 1년으로 상향조정한 내용이 골자다. 2001년 제정 이후 16년 만의 개정으로, 학회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비만률과 충치 발생률을 고려해 이 같은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권고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1살 이전에는 과일주스를 줘선 안 된다.
-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1~3세는 매일 반 컵(4oz) 정도 먹여도 된다.
- 4~6세의 아이들은 4분의 3컵 정도(6oz) 마시게 하라.
- 7~18세는 한 컵(8oz) 정도 마셔도 된다.
- 빨아 마시는 컵이나 병에 주스를 담아 주지 마라. (끊임없이 마시게 되기 때문)
- 아이에게 통과일을 줄 때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함유된 것을 골라라.

그런데 권고안에 나타난 태도를 보면 학회는 전반적으로 과일주스에 대해 부정적이다. 과일주스 섭취를 극히 제한하고, 가능하면 통째로 과일을 섭취하라고 권한다. 아이들이 과일을 '마시기'보다는 '먹도록' 하라며, 고형식을 먹을 수 있는 나이부터는 과일 그대로를 으깨거나 퓌레로 만들어 먹이는 것이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왜일까? 과일주스는 안 되고 통과일은 되는 이유는 뭘까?

먼저, 과일주스와 과일스무디의 차이부터 알아보자. 학회에서 지적한 과일주스는 과일을 갈아 착즙을 한 형태다. 과일을 통째로 넣고 물과 함께 갈아 만든 것은 스무디라고 부른다. 스무디는 비교적 통과일에 가깝지만, 즙을 내어 만든 주스는 그렇지 않다. 과일 그대로 먹는 것을 대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란 가공방식이다.

첫째, 과일주스에는 통과일보다 많은 양의 당분이 함유되어 있다. 같은 120kcal의 사과와 사과주스라고 할지라도 통사과에는 24g의 당분이 들어있는 반면, 사과주스에는 30g 정도의 당분이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과일주스의 당분은 체내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통과일이 아닌 주스의 형태로 과일을 섭취할 경우, 당분의 체내 흡수율과 흡수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둘째, 통과일에 비해 식이섬유 함유량도 적다. 과일의 과육 부분은 식이섬유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보고다. 그런데 이 과육 부분은 주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진다. 사과를 예로 들어보자. 종이컵 한 개 분량의 사과주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통 3~4개의 사과가 필요하다. 3~4개의 사과에는 약 12~15g의 식이섬유가 함유되어 있다. 그러나 사과주스를 만들 때 우리는 사과의 껍질, 과육 등을 버린다. 그 과정에서 12~15g의 식이섬유도 함께 버려지기 마련이다.

일부 주스에는 '과육 함유'라고 적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통과일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과육이 나중에 첨가되었을지는 모르지만, 통과일에 해당하는 양만큼 충분히 들어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셋째,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를 기대할 수 없다. 과일 껍질에는 각종 영양분이 저장되어 있다. 포도 껍질 같은 것들은 암 발생 위험을 낮춰주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Diet intervention for modifying cancer risk. 223-34pg 인용) 그러나 과일을 갈아 주스로 즙을 내면, 우리는 과일의 껍질까지 섭취할 수 없게 된다. 보통 주스로 즙을 낼 때 과일 껍질을 벗겨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과일 자체가 가진 완전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게 된다. (Expression of anthocyanin biosynthesis pathway genes in red and white grapes. 565-9pg 인용)

과육도 마찬가지다. 오렌지 등 감귤류에는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고 혈류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뇌경색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진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Protection from UV-B-induced DNA damage by flavonoids. 771-4pg 인용) 주로 과육 부분에 많다. 그런데 즙을 짜고 오렌지 과육을 버리면, 오렌지에 들어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도 함께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과일주스는 손쉬운 선택이다. 요즘 시중에는 100%라고 써붙인 과일주스가 많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먹기에 목넘김도 쉽고, 소화도 잘 될 것 같은 기분에 종종 찾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잘게 썬 과일은 아이가 삼키거나 소화시키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과일주스는 차선책이 될 필요가 있다. 과일은 가능하면 천연 그대로의 모습대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참고문헌=『the world's healthiest foods』 by george mateljan, 'Juice and Smoothies: What's the Difference? What's the Big Deal?' by Annallcia Ly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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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aftertherain.kr)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