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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비행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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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란 장거리 비행 시 나타나는 '혈전색전증'을 말한다. 피가 굳어 혈관 손상이나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일부 만성질환자들만 해당사항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매년 2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요통, 하지부종, 발 저림, 어깨통증, 호흡곤란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200만 명 중 60만 명은 폐색전증, 10만 명은 합병증으로 발전해 사망하기도 한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여행 5시간에서 17시간 사이, 길게는 비행 15일 내에 발병한다.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와 임산부, 여성호르몬제 복용자, 고령자, 흡연자, 비만 등이 위험인자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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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질환명에서 찾을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는 1, 2등석에 비해 공간이 비좁아 오랫동안 고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3등석이 불편하다는 의미보다는 앉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할 때 유발되는 질환임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실제로 90분간 앉아 있으면 무릎 뒤 혈류가 절반으로 줄고 혈전 위험이 2배 가량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비행기 안은 기압과 산소의 농도가 지상의 80%, 습도는 5~15%에 불과하다. 때문에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은 저산소증이 악화되기 쉽다. 이에 흔히 권고되고 있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예방법'들에 대해 순천향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박사의 자문으로 검증해봤다.

압박스타킹을 신어라? O

조직에서 다시 심장으로 혈액을 운반하는 통로가 정맥이다. 장거리 비행 시 혈전이 생기는 것은 장시간 앉아 있어 다리 정맥이 눌리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하지정맥류 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압박스타킹은 발목 부위 압력이 가장 세고, 종아리, 허벅지로 올라갈수록 압력이 약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정맥혈이 심장으로 향하도록 고안된 구조이다. 따라서 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있다면, 의사와 상담 후 몸에 맞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일반 스타킹이나 레깅스는 구조가 달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압박 스타킹은 비행 1시간 전 착용해 비행이 끝난 1시간 보행 후 벗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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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 전 아스피린 1알을 복용한다? △

아스피린은 심부정맥혈전증 치료제인 와파린과 같은 효과를 낸다. 심부정맥혈전증은 하지 정맥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이 혈관을 막아 다리 부종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만일 이 혈전이 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을 일으킬 있다. 갑작스런 호흡곤란이나 빠른 호흡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따라서 장거리 비행 시에는 아스피린 한 알을 복용해 혈전을 예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대 연구팀은 아스피린이 심정맥혈전증 29%, 폐색전증 43%를 예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단, 위장장애나 천식이 있는 경우, 관절염으로 소염제, 스테로이드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는 삼가는 것이 좋다. 특정 병력이 없더라도 여행 전 의사와 상담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와인 한 잔을 즐겨라? X

종종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을 예방하고자 와인을 찾는 이들이 있다. 와인에 풍부한 폴리페놀이 심장병과 뇌질환을 예방해준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루 2~3잔의 와인이 동맥경화를 예방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비행 중 와인 섭취는 혈전 예방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알코올 섭취 시 탈수증을 유발해 더 많은 수분보충이 필요할 뿐이다.

수면제의 도움을 받아라? △

평소 수면장애를 겪고 있거나, 시차 적응을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이들이 있다. 지루함이나 불안한 마음을 잊기 위해 억지로 잠을 자는 청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을 예방하고 싶다면 과도한 수면이나 수면제 복용은 피해야 한다. 수면제에 의존해 긴 시간 잠을 잘 경우 수분섭취와 운동량이 제한돼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주 일어나 움직이고 전신 스트레칭 등으로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단, 불안장애나 공황장애가 있는 경우 탑승과 동시에 복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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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토닌을 섭취해라? O

시차 적응에 대한 압박감이 있다면 수면제보다는 멜라토닌 섭취를 추천한다. 멜라토닌은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낮에 햇볕을 봐야 밤 10시부터 새벽 3시 사이 집중 분비된다. 멜라토닌은 나이가 들수록 분비량이 줄어든다. 때문에 노인성 수면장애나 폐경기 여성의 불면 치료제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또 최근 일부 수면제가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멜라토닌이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멜라토닌은 수면보다는 수면 유도 효과를 주는 것이며, 과다 복용 시 두통, 피로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역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인애플, 바나나, 오렌지 등의 과일과 채소가 멜라토닌 분비를 도와준다.

종아리 마사지를 해라 O

자주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 어려울 때는 종아리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먼저 앉은 자리에서 발끝을 곧게 뻗은 뒤 다시 플랙스 해주는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한다. 또 다리를 올려 발목에서 종아리 방향으로 쓸어 올리듯 마사지해주고, 피로한 부위는 지그시 눌러 지압해준다. 휴대용 지압기나 마사지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내 온도가 낮아 추위가 느껴질 때는 양말을 신거나 담요를 덮는 등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물을 충분히 마시고 틈틈이 소량의 견과류를 보충해주는 것도 도움을 준다. 1~2시간 간격으로 일어나 움직여주고 기내 체조, 걷기, 스트레칭하기를 권한다.

도움말 순천향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

*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aftertherain.kr)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