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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바람직한 미래학교 구상(4) | 교육과정과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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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바람직한 미래학교 구상(4), 교육과정과 평가를 탐색하다

글 |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eduinnovator@21erick.org

지난 칼럼 '2030년 바람직한 미래학교 구상(3)'에서는 미래학교의 새로운 모델인 학습공원(The Learning Park)의 특징과 교장·교사의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2030년 미래학교의 '교육과정과 평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학습공원'이란 개념의 학교에는 어떤 형태의 교육과정이 존재할 수 있을까? 2030년에도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필요로 할까? '2030년 바람직한 미래학교 구상(1)'에서 소개한 미래학교 설계의 기본 원칙(basic principle)에 따르면 미래학교는 교육의 제1 목적이 '가장 최선의 자기되기(Becoming the best version of yourself)'였다. 또 배움의 장소와 시간에 제약도 없다. 그리고 학습도 프로젝트 수업이 강화되며 학습자 욕구 다양성을 고려해 개별 선택을 중시하며 개별화 수업이 기본이다. 이런 상황에서 표준화된 교육과정은 제한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동은 각기 매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배워야 할 부분도 있다. 그리고 교육은 '개인화'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되며, '사회화'도 똑같이 중요시해야 한다. 학습공원은 이 둘의 균형을 갖추는 것을 중시한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지식, 기능, 가치, 신념, 규범(norms), 원칙 등은 공통으로 배우게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미래학교 학습공원은 아래와 같은 3가지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운영될 것이다.

  • 공식적 교육과정(formal curriculum)
  • 프로젝트 기반 교육과정(project-based curriculum)
  • 비공식 교육과정(informal curricul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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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중(三重) 교육과정(three-fold curriculum)

미래학교의 교육과정은 어떤 모습일까? 학습공원에서 제안하고 있는 교육과정은 삼중으로 구성된다. 한 가지씩 살펴보기로 한다.

1) 공식적 교육과정(formal curriculum)

공식적 교육과정은 2030년 미래사회에 적극 참여하며 살아갈 시민이 갖출 지식, 기능, 역량, 규범 같은 것을 포함한다. 이는 최소 수준의 기본적인 스킬(basic skills)과 역량에 관한 것이다. 2030년 사회를 살아갈 시민이 공통으로 갖출 역량을 지금 정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이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와 있기는 하다. 이 연구소는 21세기 미래 교육과정은 수학 소양, 일반 소양, 과학적 지식, 사회적 기술, 연대 및 문제해결 기술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것들도 최소한의 수준으로 제한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주] 기본적인 스킬(basic skills) - 이는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누구나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지식, 기능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읽기, 쓰기 소양; 일상생활에 필요한 수준의 산수/수학; ICT 활용 능력; 구두 소통능력>과 같은 것들을 말한다.

2) 프로젝트 기반 교육과정(project-based curriculum)

이 연구소가 말하는 프로젝트 기반 교육과정은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과 연구를 의미한다. 학생들은 주민 센터나 아동 및 노인 센터, 문화와 웰빙을 책임지고 있는 단체, 기업, 환경 관리 책임자, 시와 교구 등을 고객으로 삼고 이들이 안고 있는 특정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찾는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아래와 같이 3가지 층위를 가진다.

▷ 내용(Content: What is the project about?)
  • 의도하는 목표
  • 목표 달성의 결과
  • 프로젝트 저변에 존재하는 문제점들
  • 프로젝트 내에서의 주제 탐구
▷ 큰 방향 결정 절차(Process: How do the pupils deal with the project?)
  • 나는 이 프로젝트를 좋아하는가 아닌가? 그 이유는?
  • 이런 이슈에 대해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협력은 성공적인가? 이 그룹에서 나의 역할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세부내용 추진 절차(Procedure: How is the project organized)
  • 접근을 구성하는 요소들
  • 프로젝트 관리
  • 합의 도출
  • 절차를 만들어 추진하기

학생들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게 된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 동안 동료들 및 코치, 프로젝트 관리자들과 끊임없이 상의하고 소통한다.

3) 비공식적 교육과정(informal curriculum)

학습공원은 학습이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도록 일 년 내내, 24시간 열려있다. 이런 기본 원리에 맞추어 스포츠 클럽, 친교, 청년 조직 활동 등도 교육과정의 일부 내용으로 포함된다. 이런 활동들이 학습공원마다 점점 더 활발히 조직될 것이다. 학생들은 이런 활동의 참여 정도와 이런 활동에 대한 성찰 내용에 따라 소정의 학점을 인정받게 된다.

☞ 많은 사람들이 미래학교에도 지금과 같은 교육과정이 존재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 연구팀은 미래학교에도 공식적 교육과정은 존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과 수준은 지금과 상당히 다르다. 공식적 교육과정에서는 최소한의 지식과 역량에 한해서 공통으로 배우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미래학교 교육과정에는 아예 프로젝트 기반 교육과정이란 것이 별도로 존재한다. 각자가 수행할 프로젝트를 결정할 때 내용(content), 큰 방향 결정 절차(process), 세부내용 추진 절차(procedure)로 나누는 것도 참고할 만하다. 다음은 이런 삼중으로 구성된 미래학교 교육과정의 학습의 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2. 미래학교의 평가

이 연구팀의 연구원들은 학습의 측정, 자격부여, 평가 그리고 학습의 질 보장 등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 그 사람이 책임 있는 민주 시민의 역할을 갖추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성인의 나이는 18세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가? 아니면 필요한 자질을 실제 갖추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자격이나 자질을 갖추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확실한 답을 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학습의 결과를 평가하고 측정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기본 원칙을 잘 살피고 고려해야 한다.

  • 학습공원은 '발달과 성장(development and growth)'에 관한 것이다.
  • 학습공원은 '최선의 자기되기(becoming the best version of yourself)'를 가능하게 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 평가는 이런 목적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미래학교인 학습공원에서의 평가는 본질적으로 '발달과 성장'을 지향하고 중시하게 된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측면이 큰 새로운 학습과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학습한 결과에 대해 학점을 부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이 도달한 역량 수준에 따라 학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각 개인마다 자신의 디지털 포트폴리오를 갖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습득한 역량을 증명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 보고서, 피드백 노트는 물론 필요한 자격증을 통해 해당 역량을 증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취득한 학점이 모이면 이것이 특정 영역의 자격이나 졸업자격을 얻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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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 교육과정에서의 평가는 실증적이기보다는 이론에 바탕을 둔 규범적인(normative)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최소한 갖추어야 할 역량과 실제의 역량 간의 갭(gap)을 살펴보는 것은 교육과정 운영에서 중요한 측면이 될 것이다. 프로젝트 기반 평가나 비공식적 평가는 공식적 교육과정의 평가와는 매우 다를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표준화 시험이 아니라 피드백(feedback)이 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평가에서는 지식을 더 많이 아는가보다는 지식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학생들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팀 과제로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서 기능과 역량을 습득하게 될 것이다. 특정 영역 전문가, 프로젝트 관리자, 수업 촉진자(=교사) 등은 학생이 역량을 언제 어느 정도 습득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관찰할 것이다. 한편 학생이 어떤 역량을 어떤 수준으로 갖추었는지의 여부는 전문가, 프로젝트 관리자, 수업 촉진자들이 인증해 줄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영역에 따라 대학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개인적 코치와 멘토들이 이들을 도와줄 것이다.

☞ 미래학교에서도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는 평가라고 생각된다. 프로젝트 기반 수업과 비공식적 교육과정의 운영결과를 누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미래학교도 이 평가 결과를 대입시와 연결 짓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당장 "대학이 이를 신뢰할 것인가?"란 질문이 떠오른다. 그렇다. 차세대 평가가 아무리 훌륭하게 개발된다 하더라도 미래학교는 학생의 프로젝트 수업을 직접 관찰한 '전문가, 프로젝트 관리자, 수업 촉진자들'의 관찰평가나 포트폴리오 평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평가 결과를 대학이 대입 전형자료로 사용하려고 할 때 발생한다. 프로젝트 학습의 평가는 객관식 지필고사만큼 객관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수행 과정이나 결과를 평가할 때는 채점자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신뢰가 중요하다. 한국은 채점자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 그래서 한국에서 2030년 '표준화 시험 단계적 폐지'와 같은 신문기사를 기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입시중심 교육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표준화 시험의 폐지가 가장 필요한 나라가 한국인데도 말이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행평가의 강화는 바른 접근이다. 여건이 불비해서 교사들에게 많은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가기준(rubric)을 수준별로 잘 설정한다면 지금이라도 가능하다. 단, 교과 단원을 수준별로 나누고 각각에 대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런 전문성을 갖출 시간과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므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알림] 다음 칼럼에서는 미래학교의 '학습의 자기책임, 다양성'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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