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정의에 어긋난 것이었다" :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위안부합의를 공식 사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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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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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된 한일 위안부합의가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안 듣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었다며 이같이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나라를 잃었을 때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했고 할머니들께서도 모진 고통을 당하셨는데 해방으로 나라를 찾았으면 할머니들의 아픔을 보듬어드리고 한도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양국 간의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2015년 12월 28일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이 합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조목조목 밝혀주어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그날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사과, 법적 배상을 26년이나 외쳐왔고, 꼭 싸워서 해결하고 싶다"며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로 애쓰시는데 부담 드리는 것 같지만 이 문제는 해결해 주셔야 한다.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하는데, 소녀상이 무서우면 사죄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대통령이 바뀌고 할 말을 다해주시니 감사하고 이제 마음 놓고 살게 되었다"며 "우리가 모두 90세가 넘어 큰 희망은 없지만 해방이후 73년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사죄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사죄만 받게 해달라. 대통령과 정부를 믿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찬을 앞두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함께 거주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으로 의전 차량을 보내는 등 최고 예우를 갖췄다.

문 대통령 부부는 청와대 현관 앞에서 할머니들을 맞이했다. 오찬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의 요청에 따라 한 분 한 분과 기념사진을 찍었고, 김정숙 여사는 목도리를 일일이 직접 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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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을 앞두고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가 입원한 탓에 불참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찾아간 것. 이날 문 대통령은 공식 일정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께서 잘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할머니들 모두 청와대에 모시려 하다가 오늘에야 모시게 됐는데 김 할머니께서 못 오신다고 해서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정부의 합의가 잘못됐고,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과거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사실이니 양국관계 속에서 풀어가야 하는 게 쉽지 않은 면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께서 바라시는 대로 다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정부가 최선을 다할 테니 마음을 편히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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