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채팅앱은 미성년자 성매수 창구로 활용된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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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페이스가 공개한 이 영상은 익명 채팅앱을 통해 미성년자 성매수를 시도하려는 남성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영상에는 다양한 남성들이 등장한다. 20대부터 40대, 학원 강사에서 스무 살짜리 딸을 둔 남성까지. 미성년자로 가장한 취재진이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하자 수십 건의 대화가 몰려들었다. 이들이 실제로 만난 남성 중 일부 차 문을 닫지도 않은 채 줄행랑을 치거나 영상 촬영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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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했던 한 남성은 "남자들 사이에서는 내가 어제 안마시술소에 갔다는 걸 하나의 죄책감도 없이 이야기한다"며 "지금 나를 도덕적으로 질타하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다른 남성은 미성년자 성매매에 대해 "학생 시절에 하지 못 했던 것에 대한 판타지"라고 이야기하며 "하면 안된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깊게 생각은 안했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기획한 장은선 PD는 "한 남성은 바지가 젖어있는 채로 나더러 '고맙다, 이것도 인연인데 악수라도 하자'고 말했다"며 내가 나가지 않았다면 그 차에 앉아 있었을 한 사람이 떠올랐다"고 심정을 고백했다.


앱에 대한 제재, 사실상 없어

성매매 앱이 미성년자 성매수에 버젓이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이에 대한 규제는 미미하다. 지난해 10월 여성, 시민단체들은 아동과 청소년을 성매매로 유인하고 있음에도 성인인증 절차 등 아무런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모바일 랜덤채팅앱 7개의 사업자와 관리자 등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고발했지만 경찰은 "앱 운영자가 성매매에 관여하는 게 없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경찰에 송치했다.

조진경 10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방통심의위는 (성매매 앱의) 2015년 신고 처리결과의 41%, 2015년 신고 처리결과의 43%에 ‘해당 없음’ 처분을 내렸다”며 “방통심의위에서 제재를 받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성매매를 표현하는 언어를 써야 하는데, 암시적인 문구를 쓰거나 약어를 쓰면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매매 앱에 대한 고발성 방송이 나오자 도리어 이 방송이 앱을 홍보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닷페이스 조소담 대표는 "SBS 등에서 고발목적으로 이 앱을 언급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만난 사람은 모두 언론 보도를 보고 이 앱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현실적 피해자 '보호' 필요

조소담 대표는 "여태까지 언론은 피해자에게만 집중했었고 어른들이 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매수를 하는지, 왜 이게 이토록 쉬운 일인지에 대해서 집중하지 않았다"고 기획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직접 만나보니 이 사람들이 딱히 소아성애자가 아니라 그냥 할 수 있으니까 하고 어린 게 좋으니까 하는 것뿐, 모든 게 너무 쉽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는 "대다수의 아이들은 경찰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처벌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위험한 환경에 처해도 심리적 장벽으로 경찰을 찾아가지 않게 되고 이 점을 이용해 성 매수자, 혹은 또래 포주들이 청소년들을 협박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아동청소년보호법은, 앱을 통해 성매매에 이용된 아동청소년은 자발적 성매매 행위자로 보고 경우에 따라 처벌과 다름없는‘보호처분'을 내린다. 인권위원회가 발간한 '아동 청소년 성매매 환경 및 인권 실태조사'에서는 " 소년법상의 보호처분은 범행 또는 범행을 행할 우려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소년법상 보호처분 명칭상의 ‘보호’와 성매매 피해자에 대한 ‘보호’는 중첩될 수 없는 용어"라며 성매매에 이용된 아동 청소년을 '대상 아동 청소년'이라고 부르는 대신 '피해 아동 청소년'이라고 명명하며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매매 피해 아동 청소년을 '성매매 대상'이 아닌 '성매매 피해'로 규정하는 개정 아동청소년보호법을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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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십대여성인권센터는 법 개정 촉구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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