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이 을에게 '각서'로 '갑질'을 했던 사례들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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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서’를 통한 ‘갑질’이 또 드러났다. 12월 11일, ‘한겨레’는 생활용품 할인판매업체인 다이소가 그동안 현장 노동자를 상대로 쓰게 했던 ‘각서’ 내용을 보도했다. 각서에 따르면 다이소는 노동자에게 ‘절대 복종’을 요구했다. “△상사의 업무상 지시, 명령에 절대 복종하겠음 △사내외에서 직원을 선동하거나 회사의 허가 없이 방송, 집회, 시위, 집단행동, 유인물 살포·게시·소지·동조·편승 또는 그 미수에 그쳤을 경우 당연 면직 또는 어떠한 조치도 감수하겠음.” 보도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 16년 동안 노동자에게 각서를 작성하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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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에게 ‘각서’를 요구하는 갑의 행태는 최근 1년 동안에도 다양한 기업과 사무실 등에서 발견되어왔다. 회사가 직원에게, 본사가 대리점 및 가맹점에게,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각서를 쓰게 했다. 각서는 약속을 약속하게 하는 문서다. 그들은 각서를 통해 어떤 약속을 강요했을까? 지난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각서들 중 일부의 내용을 정리했다.

1. “성희롱을 문제 삼지 않겠다”

지난 8월, 한 비영리단체의 사무국장 A씨가 법원에 낸 부당해고 구제청구가 기각됐다. 사건은 2015년 8월에 발생했다. 당시 단체 내 여직원 B씨가 휴가를 신청하자, A씨는 “휴가를 보내주는 대신 뽀뽀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손을 B씨에 들이대 ‘손뽀뽀’를 받아냈다고 한다. 그리고 B씨에게 각서를 쓰게 했다. “성희롱, 성추행 문제를 문제 삼지 않겠다. 뽀뽀 2개 남은 것은 필요할 때 하겠다.” 이후에도 B씨에 대한 A씨의 성희롱은 계속됐다. B씨는 이 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회사에 이 사건을 알리면서 A씨는 해고되었다.

2. “판매 목표 달성 못하면 퇴사하겠다”

지난 5월, 부산의 소주 회사인 무학이 임직원에게 받은 각서 내용이 보도됐다. 당시 ‘노컷뉴스’에 따르면, 무학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동남권 영업 본부의 전무와 지점장 등 간부 직원 10명에 대해 각서를 쓰고 서명, 날인하도록 요구”했다. 각서의 내용은 “신제품의 일정한 판매증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직위와 직책을 해지하고 스스로 퇴사하며, 향후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무학 관계자는 “직원들의 긴장감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각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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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순서를 어기고 임신하면 유산되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

지난 11월,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재단 행사에 동원돼 춤을 추어야 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이와 함께 병원 내에서 간호사들에게 요구되는 여러 갑질의 행태도 알려졌다. 그중 하나가 ‘임신’에 관한 것이었다. ‘YTN’에 따르면, “간호사들이 2명 이상 한 번에 임신하지 않도록 간호사에게 순번을 정하는 관행”이 있었고, 이 순서를 어기고 임신한 사람은 퇴사를 종용받거나, 각서를 요구받았다는 것이다. 각서에는 “야간 근무는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것이다. 만약 유산되더라도 간호부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적어야만 했다. 임신한 직원에게는 본인 동의 없이 야간근무를 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각서를 쓰도록 했다는 것이다.

4. “판매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대리점 운영을 포기하겠다”

‘유한킴벌리’가 대리점에게 ‘포기각서’를 쓰게 했다는 사실은 2015년부터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이 각서는 지난 7월 다시 논란이 되었다. 2015년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강제로 각서를 쓰게했다는 본사 직원의 진술을 받고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졌던 것이다. 2016년 ‘국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유한킴벌리가 쓰게 한 각서에는 “일신상의 사유로 대리점 운영을 포기한다”고 쓰여있었다. 실상은 달랐다. 유한킴벌리는 대리점주에게 이 각서를 먼저 쓰게한 후, 이후 해당 대리점이 판매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또 각서를 쓰게 했다. 이에 대해 유한킴벌리는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강제한 게 아니라 구매확대를 위해 촉구하고 독려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5. “싸게 팔지 않겠다”

지난 2016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이 대리점에게 각서를 요구한 정황을 파악했다. 당시 KBS의 보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2009년부터 6년 여간 온라인 대리점에 '가격을 준수하지 않으면 거래를 종료하겠다'는 각서를 쓸 것을 요구하며 저가판매를 방해”했다. 그리고는 이후 “상품을 싸게 팔다가 적발된 대리점에 대해서는 출고를 중단하거나 납품가격을 인상하는 불이익”을 주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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