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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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estinians burn posters of Israeli Prime Minister Benjamin Netanyahu and U.S. President Donald Trump, during a protest against the U.S. decision to recognize Jerusalem as Israel's capital, in Gaza City Thursday, Dec. 7, 2017. (Photo by Majdi Fathi/NurPhoto via Getty Images) | NurPhoto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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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에 대한 반발로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무슬림의 반발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금요예배를 앞두고 팔레스타인 민중봉기 '인티파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유혈사태가 우려된다.

팔레스타인 집권당 파타의 고위 간부 지브릴 라주브는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미국 부통령이 (미국의 예루살렘 인정으로) 팔레스타인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간 이달 말 회담이 취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이 예정대로 압바스 수반을 만날 계획"이라며 "회담을 취소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수도의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며 트럼프 대통령을 격찬하며 다른 국가들도 미국을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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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올드 시티'를 순찰하고 있는 이스라엘 국경 경비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강제 병합한 요르단강 서안(west bank)에는 이날 수백명 이스라엘 군 병력이 추가 배치됐다.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이스라엘 군인들 간의 충돌은 산발적으로 나타났다.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마일 하니야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지지하는 이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 정책은 우리가 새로운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에 불을 붙이지 않는 한 맞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니야의 연설 후 몇 시간도 안돼 다수의 로켓포가 가자 지구에서 발사됐다고 이스라엘 군 측은 밝혔다. 이중 한발이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져 육군과 공군은 가지 지구 내 "테러 초소 두 곳"을 목표로 대응했다고 이스라엘 군은 밝혔다.

이날 하마스는 금요 합동 예배를 위해 많은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모이는 8일을 '분노의 날'로 선포했다.

하니야는 "모든 하마스 소속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부들에는 어떠한 새 지시나 명령에도 따를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해뒀다. 이는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 전략적 위험과 위협에 맞서도록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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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시위대

CNN에 따르면 이날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이슬람 지하드(PIJ)'의 지도자 나페스 아잠과 아흐메드 알-바취는 새로운 무장 투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이스라엘과의 모든 안보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하면서, 모든 대원들에게 협력해 팔레스타인을 지원하할 것으로 촉구했다.

7일 팔레스타인 라말라와 헤브론, 베들레헴, 나불루스 등 요르단강 서안 도시들과 가지 지구에선 항의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 군은 라말라 입구 검문소에서 최루탄으로 수백명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스라엘 군이 고무총과 최루탄, 물대표 등으로 진압에 나서면서 요르단강 서안에서 4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날 올드시티를 포함해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상점들은 총파업 요구에 따라 대부분 문을 닫았다. 학교들도 수업을 하지 않았다.

예루살렘 올드시티의 주민 살라 주히케(55)는 "이번 결정으로, 미국은 무척 작은 나라가 됐다. 미크로네시아와 같은 아주 작은 나라다"고 비난했다.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에 있는 미국 대사관 밖에는 약 200명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튀니지에서도 수천명이 여러 도시에서 미국의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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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은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 3개 성지가 공존하는 종교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다. 예루살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합의돼야 한다는 게 거의 모든 국제사회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예루살렘의 지위와 관련해 수십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오랜 정책이 그의 대통령 취임 10여개월 만에 지각 변동을 겪게 됐다. 미국은 지금까지 2개 국가 해법에 따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또 1999년 5월까지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도록 하는 법안을 1995년 통과시켰으나 대사관의 안전 등을 이유로 실행하지 않았다.

이날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중동 지역을 "심지어 암흑기로 돌려놓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모두 "자제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협상을 촉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결정으로 중동이 "불의 고리"에 들어간 것이라면서 향후 아랍·무슬림 국가들과 유대교 이스라엘의 충돌을 예고했다.

무슬림 국가들도 비난 성명을 냈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미국 대사를 초치할 것을 외무장관에게 지시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이스라엘 수도로 예루살렘을 인정한 미국의 일방적 결정을 강하게 비난한다"며 "이것은 전 세계 안보를 뒤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이번 결정은 "오심(miscarriage of justice)"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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