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명 찬성' 법인세법...자유한국당 표결했다면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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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밤 9시56분 정세균 국회의장은 ‘예산안 표결 보이콧’ 방식을 두고 갑론을박하던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종료를 더는 기다리지 않고 본회의를 개의했다. 앞서 국회의장실은 의총 중이던 자유한국당 쪽에 본회의 개의 사실을 알렸다.

이날 밤 10시12분께 과표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기존(22%)보다 3%포인트 높인 법인세법 개정안(수정안)이 통과됐다. 전날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예산안 및 부수법안에 잠정 합의하며 이 수정안에 대해 ‘유보’ 입장을 달았고, 의총을 통해 반대 입장을 확정한 바 있다.

본회의 보이콧 방침을 정하고도 제 1야당을 ‘패싱’한 본회의 개의에 반발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단상 앞으로 몰려들 때 마침 법인세법 수정안 가결을 알리는 국회의장의 의사봉 소리가 본회의장을 울렸다. 법인세법 수정안은 재석의원 177명 중 찬성 133명, 반대 33명, 기권 11명으로 통과됐다. 자유한국당이 빠졌는데도 비교적 반대표가 많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자유한국당 의원(116명)들이 표결에 참여했으면 법인세법 수정안이 부결됐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해 반대표를 눌렀다면 재석의원은 270명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과반인 135명 이상이 찬성해야 법인세법이 통과될 수 있다. 법인세법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의원이 133명에 불과하니 자유한국당이 표결에 들어갔으면 ‘과반 찬성’에 미달해 부결됐을 것이라는 논리다.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의 ‘작전 실패’나 제 1야당 없이 본회의를 열어 주요 법안을 처리한 여당 출신 국회장의장 ‘일방통행’을 주장하는 근거다. 6일 오전 자유한국당 회의에서도 “법인세법 날치기는 용납할 수 없다. 정세균 의장 사퇴를 포함한 강력한 응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결과론에 바탕한 단순 숫자놀음이라는 지적이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한선교 의원은 6일 오전 CBS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법인세법 전략 실패’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가 표결에 들어갔으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분명히 전체 찬성표를 눌렀을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에 불참했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에 소신을 가진 일부 의원들이 ‘가결을 전제로’ 마음놓고 반대표를 찍거나 기권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저희가 불참했기 때문에 의결을 위한 재적 과반수를 넘기는 것은 분명한 상황이었다. 애초 민주당의 과표 2000억원 안은 너무 과하다고 해서 (야당과) 3000억원으로 합의됐는데, 진보좌파적 성향의 경제이론을 갖고 있는 의원들이 그에 대한 불만의 표시를 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표결에 참여했으면 절대 그런 결과가 안 나왔다”고 했다.

협상을 진행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전략 실패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정 원내대표는 6일 새벽 예산안이 통과된 뒤 취재진을 만나 “법인세법 수정안(과표 3000억원 초과 구간 신설 및 세율 25% 적용)이 부결되고, 저쪽(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인원을 보강한 뒤 법인세법 원안(과표 2000억원 구간 신설)을 표결에 부쳤다면 더 나쁜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법인세법 수정안이 부결되면 애초 정부·여당이 야당과 협상하기 전에 만든 법인세법 원안을 표결에 부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이 똘똘 뭉쳐 기존에 반대표를 던졌던 의원들까지 찬성으로 돌아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원내대표는 “결과적으론 수정안 부결시킬 수 있었다고 하지만, 우리 의견을 일부 반영한 수정안이 부결됐다면 더 나쁜 원안이 가결될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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