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안 한 광고"라고 다 훌륭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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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 안 한 광고'에 대한 칭찬 글을 읽다가 그게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가를 고민해 봤다.

패션계에서 이젠 거의 유행어처럼 된 "포토샵 안 한 광고"라는 문구. 어느 정도까지가 실제를 그대로 묘사한 것인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란제리 브랜드 아닌 빙(AnineBing)에 의하면 이번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포토샵되지 않은 여성들이다. 나이는 19세에서 64세 사이다.

북유럽풍 패션을 지향하는 이 로스앤젤레스 회사 창립자인 빙은 자기 블로그에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번 홍보 캠페인은 자기 사랑에 대한 것이다. 자기의 그대로를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축하하며 자기가 입고 싶은 것을 입는 것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 9명이 등장한다.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활동하는 사업가, 암 생존자, 자선사업가, 새엄마 등이 모델이다.

배경이 다른 여성들을 광고에 포함한 것은 칭찬할만한 결정이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을 감동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포토샵 안 한 광고'라고 꼭 훌륭한 건 아니라는 소리다.

캡션: 메러디스 브루너는 사진작가, 암 생존자, 의료 개혁 운동가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신체긍정과 자기 사랑을 강조하는 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아닌 빙의 모델들은 날씬한 일반 모델들과 다를 바가 별로 없다. TeenVogue에 포함한 사진들에선 그 사실이 더 두드러진다.

신체긍정은 자기 몸매가 어떻게 생겼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자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아닌 빙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몸매는 한결같다.

신체긍정 운동의 핵심은 몸 크기, 흉터, 체모 등 외관상의 특징에서 자유로운, 진정한 신체 다양성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태도다.

아닌 빙의 동영상/사진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임신 체험도 공유하고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그러나 백인 여성이 주인(9명 중에 7) 이번 캠페인이 진정한 의미의 다양성을 한 층 더 끌어올린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튼살이 약간 보이는 모델을 광고에 등장시켰다고 그리 새롭고 대단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Meet: @KyleeHeathHair. First time mom, long-time dog mom, hair stylist, happy human. Kylee is a nurturing, loving free spirt you can't help but gravitate towards. We shot this at her breezy LA home when she was 9 months pregnant with her first child—a daughter. She baked pumpkin scones for our team, lit candles, and made everything feel serene. Kylee and her partner are excited to raise a young girl with a voice who sticks up for herself. Kylee wears lingerie to treat herself. #ANINEBINGLingerie #ANINEBINGStories // P.S. Kylee gave birth to a beautiful baby girl on 11.11.2017 at 5:01 pm. Rae Lynn Hollister was born 7 lbs 13oz and Kylee tells us: "Aside from telling her how cute she is, I also tell her how strong she is. She had to be in the NICU after she was born because she was having trouble clearing the fluid from her lungs. But she fought through fast, and is healthy and just perfect. I'm proud of her for entering the world a strong little lady from the get-go."

ANINEBINGofficial(@aninebingofficial)님의 공유 게시물님,

캡션: 카일리 히스 헤어는 행복한 미용사이자 반려인인 새엄마다.

아닌 빙은 포토샵하지 않은 사진을 홍보 캠페인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름다움이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는 데는 실패했다.

포토샵 말고도 조명과 색채 편집 같은 기능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아름다움을 가공할 수 있는 마당에, 아닌 빙은 훨씬 더 다양한 몸매의 모델들을 이번 캠페인에 포함했어야 했다.

아닌 빙은 '포토샵 안 한 광고'라는 클리셰에 빠졌던 것 같다.

광고 모델 중엔 피부관리 제품회사 대표인 제시카 고메즈도 있다. 아닌 빙의 블로그에 의하면 란제리를 입은 고메즈는 "장난기로 넘친다"

캡션: 제시카 고메즈는 밝고 장난기가 넘치며 의지로 가득한 따뜻한 사람이다.

날씬한 여성을 표현하는 문구로 전혀 새로운 게 없다. 또 임산부를 가리켜 "밝고 건강한 미의 소유자"라고 하는 것도 진부하기 짝이 없다.

아닌 빙 홍보 캠페인의 의도는 좋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결과는 좀 아쉽다.

여성의 모습 그대로를 표현한 이런 광고 캠페인을 훌륭하다고 하는 건 무리다. 그게 정상이어야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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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UK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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