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국이 MBC의 블랙리스트 퇴출 작업에서 '물타기용'으로 이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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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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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MBC가 좌편향 연예인 퇴출 작업을 진행하면서 가수 김흥국(58)을 '물타기용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흥국은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등 보수성향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경향신문이 4일 국정원이 2011년 6월15일 작성한 ‘MBC 대상 종북성향 MC·연예인 퇴출조치 협조 결과’ 문건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국정원 2국은 6월14일 김재철 당시 MBC 사장(64)의 측근이던 보도부문 간부 ㄱ씨에게 김흥국의 방송 퇴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나온다.

앞서 김흥국은 2011년 6월12일 MBC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두시 만세'에서 하차했다.

당시 MBC는 “김흥국씨가 일신상의 이유로 스스로 하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흥국씨는 “라디오본부장으로부터 ‘선거 유세현장에 간 게 문제가 됐다’며 하차 통보를 받았다”며 사실상 퇴출됐다고 주장했다.

그 뒤 김씨는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삭발하기도 했다.

김흥국의 하차에 대해 ㄱ씨는 “MBC 경영진이 이번에 ‘보수성향’인 김흥국의 퇴출을 너무 쉽게 생각했고, 전격적으로 쫓아낸 것은 매끄럽지 못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이번 김흥국 퇴진은 MBC 내 종북성향 진행자와 연예인에 대한 퇴출 작업의 ‘종착점’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국정원에 전했다.

문건을 보면, MBC가 김흥국을 하차시킨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나온다. ㄱ씨는 “김 사장이 취임한 이래 가장 시급한 순위로 보도·시사 분야 인적쇄신, 노영방송 주도 노조 와해, VIP 관심사인 'PD수첩' 때려잡기 등에 몰두해왔는데, 이제 여력이 생겨 종북성향 진행자·연예인 척결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또 ㄱ씨는 “노조가 김미화 축출 시 형평성 원칙을 제기하며 김흥국을 대표적 사례로 거론했다. 김흥국을 빼지 않으면 추후 퇴출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봤다”“보수 연예인은 김흥국 1명이지만, 축출 대상 종북 방송인은 여러 명”이라며 김씨 퇴출의 의미를 설명했다.

실제로 국정원과 MBC는 김흥국의 퇴출 이후, 김여진·김제동·윤도현 등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을 좌편향으로 분류해 퇴출시키는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했다.

국정원 문건에는 ㄱ씨가 “결국 김흥국의 희생은 여권에 ‘1 대 4~5’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한 내용도 언급돼 있다.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 김흥국은 경향신문이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이제는 지나간 사건”이라며 입장을 밝히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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