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살해범을 형사 된 아들이 13년 만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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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살해한 범인을 형사가 된 아들의 수사팀이 13년 만에 붙잡았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현직 형사 A씨의 어머니 B씨는 2000년대 초반, 취객의 흉기에 세상을 떠났다. 자녀 학비를 벌기 위해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 일을 잠깐 봐주다 생긴 일이었다. A 형사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B씨는 발견 당시 옷이 벗겨진 상태였으며 예리한 흉기로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린 상태였다. 경찰은 살해 방법이 잔인한 것으로 봐서 치정에 의한 살인 사건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유류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감식한 결과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지문 채취에 실패해 수사가 벽에 부딪쳤다. 사건은 장기미제로 남았다. 그러는 사이 아들은 경찰관이 됐고 파출소 근무 등을 거쳐 마침내 형사가 됐다.

아들은 어머니 사건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달 21일, 귀가 중이던 20대 여성이 둔기에 맞고 손가방을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서 범인이 담배 피우는 광경을 확인하고 인근에 있던 꽁초 수십 개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감식 결과는 놀라웠다. 꽁초 중 하나에서 나온 DNA 정보가 장기미제 사건파일에 보관 중인 A 형사의 어머니 살해 현장에서 나온 DNA와 일치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맡은 형사팀과 지역 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 범죄분석관 등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하지만 A 형사는 수사팀에 포함되지 못했다. 범인을 마주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경찰이 우려했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범인을 붙잡는 동안 그는 장기 휴가를 떠났다. 한 동료 형사는 “A가 형사가 된 동기 중의 하나가 어머니 사건이었지만 막상 범인이 수사선상에 올랐을 때 그는 동료를 믿고 현장에서 한 발 의연히 물러섰다. 이것이 바로 그가 형사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장기미제 살인사건 범인이 검거되는 데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역할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100여 건의 장기미제 살인사건 증거로 보관해온 유전자정보(DNA)에 신기술을 적용해 재분석 작업을 완료했다. 과거에는 DNA를 분석하더라도 실제 용의자 DNA와 대조하기에는 개인 식별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자동화기기 시스템 등 분석 장비가 고도화되고, 시약도 발전하면서 DNA 재분석이 미제 살인사건 용의자 검거에 일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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