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폐지 두달됐는데...'요지부동' 지원금은 여전히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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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 지 두달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이동통신3사의 공시지원금은 '쥐꼬리'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존 상한선이었던 33만원에 육박하는 지원금 책정 사례는 '한손'에 꼽을 정도다. 상한제 폐지에 따른 경쟁 활성화로 값싼 단말기 구입을 기대했던 소비자들도 불만이다.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부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지원금 상한제 조항이 일몰된 이후 두달이 지났지만 기존 상한선을 넘는 사례는 단 3건이다.

KT는 상한제 폐지 첫날이었던 지난 10월 1일에 중저가폰 갤럭시J7에 지원금 34만5000원을 책정했다. 이어 지난 11월 17일에는 삼성전자 갤럭시S8 플러스 128GB 제품의 지원금을 최고 37만2000까지 인상했다. 출고가 90만원을 넘는 프리미엄폰에 상한선을 초과한 지원금이 책정된 첫 사례다.

SK텔레콤도 지난 11월 21일에 갤럭시S8 플러스 128GB 제품의 지원금을 최고 34만원까지 인상했다.

사업자별로 상한제 폐지 이후 33만원을 초과한 지원금을 책정한 경우는 KT가 2건이고 SK텔레콤은 1건이다. LG유플러스는 아직까지 출시 15개월 미만 단말기에 대해 지원금을 33만원보다 많이 지급하지 않고 있다.

대신 이통3사는 아이폰6, 갤럭시노트5 등 구형 단말기에 대한 지원금을 60만~70만원대까지 대폭 인상했다. 하지만 이는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기 전에도 불법이 아니었다. 출시된 지 15개월이 넘은 단말기에 대해서는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갤럭시노트8, 아이폰8 처럼 출고가 100만원을 웃도는 프리미엄폰의 경우에는 출시 초기 지원금이 20만원대에 그쳐 상한제 폐지 전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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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X를 체험하고 있는 고객의 모습/뉴스1 © News1

이같은 상황을 두고 이통업계는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상한제가 폐지된다 하더라도 이통사가 지원금 경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단통법 시행 초기만 하더라도 이통사끼리 경쟁사의 고객을 뺏어오는 '번호이동' 시장에서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통신사를 옮기지 않고 단말기만 바꾸는 '기기변경' 고객이 늘고 있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올들어 월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57만1379건 수준이다. 반면 월평균 기기변경 건수는 78만6453건으로 20만건 이상 많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기변경 가입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통신사들도 소위 '집토끼'에 많은 지원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아낀 재원은 대부분이 대리점이나 판매점 같은 유통망으로 흘러간다.

이통사와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지원금을 높이는 대신 유통망에 지급하는 '리베이트(판매 장려금)'을 올리는 방식이다. 유통망에서는 자신들의 최소한 마진만 남겨둔 채 전략적으로 지원금으로 활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리베이트가 소위 '불법 보조금'으로 변질돼 소비자 차별과 피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단통법 시행과 함께 도입된 선택약정요금할인 제도가 이통사들의 지원금 확대를 억제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25%로 책정된 요금할인율은 정부가 책정한 근거에 따라 산정된다. 제도 자체가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이기 때문에 이통사가 소비자에 지급하는 지원금 규모가 늘어날수록 요금할인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난 9월 15일부터 20%였던 할인율이 25%로 상향되면서 지원금과 요금할인의 혜택차가 더 커지면서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하는 고객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 프리미엄폰의 경우 고객들이 6만원대 이상 고가요금제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대부분이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한다"며 "어차피 고객들이 요금할인을 선택할텐데 이통사 입장에서도 상한선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지원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당국은 상한제 폐지 이후에도 이통사간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시장을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상한제 폐지 후 상황 감시반을 운영을 통해 시장과열에 대비해왔다"며 "연말에도 이통시장 모니터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